“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표현이 있지만, 호랑이한테 물려가서 정신이 멀쩡하다면 무척 아플 것이다. 지속적인 공포 상태와 지속적 통증 상태 중 어느 쪽이 견디기 더 힘들까? 우리의 보편적 상식으로 추정해 볼 때, 심하게 놀라면 아픈 것 따위는 잊어버리게 마련이다. 그래야만 아픈 것도 잊은 채, 심지어는 팔다리가 부러진 것도 인식하지 못한 채 먼저 위험한 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마도 심한 공포가 통증으로 가는 신경을 잠시 다른 곳으로 분산 혹은 차단하는 작용을 일으킬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피할
“사랑만이 세상에 나가서 이길 수 있는 힘” 지난 16일 방송된 KBS2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서는 방송인 이영자 씨가 부모의 ‘표현하는 사랑’에 대한 중요성을 눈물로 호소하며 큰 화제가 됐다. 사연 속 주인공은 사랑과 관심이 아닌 사사건건 구속하는 아빠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지만, 정작 아버지는 걱정이 돼서 그렇다는 식으로 자신의 과도한 행동을 합리화시키려고만 했다. 이에 이영자 씨는 눈물을 보이며 “제가 살아보니까 세상을 이기는 힘은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이 갖고 있더라”라고 말하면서 “나는 늘 방황했고, 지금도 그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한창 영어를 배우던 시절, 문맥상 "나도 그래"나 "나도 좋아" 정도로 통용되던 "미투(Me, too)"가 "나도 당했다"의 상징적 표현이 되리라고는. 미국에서 시작된 '#metoo'와 '#withyou'가 전 세계적으로 파급되면서 우리나라에도 큰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법조계, 문화예술계, 학계, 종교계, 의료계 등에서 검은 손길이 뻗치지 않은 곳이 없어 보인다. 하루를 거르지 않고 연이어 터지는 피해 여성의 고백 속 가해자의 행태는 이제 '가관'을 넘어 '목불인견'에 이르렀다. 어디가 시작인지, 끝
나는 정신과 의사다. 여태까지 수만 명과 상담을 해 왔다. 수많은 팬들의 환호를 받아본 적은 없다. 오히려 매일 아프다든지, 화가 난다든지, 죽고 싶거나 혹은 죽이고 싶다거나 살고 싶지 않다는 환자와 보호자들의 하소연과 짜증을 들어가며 30년을 지내왔다. 치료의 의욕보다는 나도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는 생각이 먼저 들 때가 많다. 건강한 사람들을 대하는 직업으로 바꾸고 싶은 마음은 하루 종일, 심지어는 꿈 속에서도 계속된다. 하필 왜 이런 직업을 택했을까?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내가 택한 소명이니만큼 하늘을 원망하는 죄를 짓고
자살 문제의 취약 계층 의외로 고등학교 졸업연령에서부터 50대 후반까지의 연령대의 사람들은, 부모가 있거나 자녀들이 지켜보고 있기에, 또는 사망으로 이어진 이유가 자살이라고 판정되더라도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가 많아 비교적 정확한 사고경위의 파악이 이루어지는 편이므로 상대적으로 관리가 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초, 중, 고등학교 생활 속의 갈등 등이 원인이 되어 자살하는 학생들은 자살 문제에 있어 매우 취약한 계층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과학적이고 철저한 재수사를 하더라도 결론은 자살이 맞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린 나이와 판
상대적 박탈감 지도자, 공인, 유명인, 연예인들의 죽음이 우리에게 주는 영향은 크다. 왜냐하면, 상대적으로 이들은 우리보다 나은 삶을 살고 있을 듯함에도 불구하고 삶을 쉽게 포기하므로, 우리는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끼며 스스로가 매우 한심하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가치가 높은 사람들도 저러는데 무가치한 우리가 살 이유가 있을까? 옛날에는 일반 백성들이 지도자나 공인의 개인 생활을 관찰할 기회가 거의 없었으나, 요즘 시대는 매스미디어(mass media)의 영향으로 인하여 친구나 친지보다도 오히려 미디어와 접촉이 더 많은 편이다. 고
자살을 하는 사람들의 유서는 보통 가족에게 보내지지만, 마음이 우울한 초기에는 대부분 가까운 친구들에게 먼저 타진을 하게 된다. 친구에게서 온 메시지 사랑하는 OO아 내가 이제까지 서운하게 했던 점이 있거나 무슨 감정 같은 것 하나도 남기지 말고 다 잊어주길 바래. 부탁이야. 너 나 잊지 마. 항상 나 생각해야 돼. 이건 만약에 인데, 있지? 내가 어디 가더라도 나 잊지 마. 아참, 너와 찍은 사진이 없구나. 우리 오늘 사진이나 찍을래? 어 그려, 내가 어디 가면, 우리 1학년 때 수학여행 때 찍은 사진 보면 돼. 답장은 보내고
우리는 몇 살부터 노인(老人)이라 불러야 하는 걸까? 노(老)자의 성형문자의 의미는 사람이 머리를 길게 풀어 늘어뜨리고 지팡이를 짚고 가는 모양을 나타낸 것이라고 한다. 노인연령이 65세 이상이 맞을까? 앞날이 창창한데 우리는 너무 일찍 노인이라 불리는 것 같다. 대접한답시고 불러주는 호칭이지만 ‘어르신’, ‘아버님’ 소리를 들으면 ‘차라리 아저씨라고 불러다오’ 하는 마음이 드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65세 이상을 노인으로 규정하고 있었으나, 이는 강제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는 이 연령이 70세로
Q.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데 어지러움과 두통 등 신체증상으로 매우 힘이 듭니다. 특히 술을 마시면 두통이 심해지는데, 공황장애가 원인일까요? 아니라면 다른 원인에 대한 검사가 필요한 것인 지 궁금합니다. A. 공황장애는 심리적 치료뿐만 아니라 치료약제에 의한 치료 비중이 큰 질환 중의 하나입니다.공황장애에 바로, 효과가 나는 약물은 신경안정제입니다. 어떤 교과서에는 신경안정제를 첫 번째 선택약물로 기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경안정제는 그 때 그 때의 증상만 가라 앉힐 뿐, 소위 완치의 효과는 떨어집니다. 그래서 항우울제(우울증
남성다움을 과시할 방법은 많지만 그중에서도 담배와 함께 양대 산맥을 이루는 것이 술이다. 아무리 술을 마셔도 취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 모습은 남성다움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시대가 변한만큼 이젠 술과 친한 남성이 그리 멋있게 보이지만은 않다. 폭음가는 자신의 주량을 간과해 술에 취해 난동을 피운 후 다음날엔 사과하기 바쁜 ‘불쌍함’의 상징으로 변해버렸다. 게다가 술은 기억력 저하 등을 일으켜 정신건강에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킨다. 술의 치사량 술에 대해 우리가 크게 간과하는 부분이 바로 술도 치사량(致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