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 병원 근처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아주머니가 병원을 방문했습니다. “오늘도 허리가 아파서 왔어요?“하고 물어보니까 오늘은 조금 증상이 다르다는 겁니다. 최근 몸이 이유 없이 피곤하고 밤에는 팔이 저리고 시리고… 손을 탁탁 털게 되면서 손끝에 피가 안 통하는 느낌이며 손이 차서 밤잠을 도저히 잘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환자는 정확하게 수근관증후군 환자의 증세를 교과서처럼 말씀하셔서 근전도 검사를 했더니 수근관 증후군이 매우 중증입니다. 엄지손가락의 바닥을 보여주면서 이렇게 살이 빠졌는데 몰랐었느냐고 했더니 힘이 좀 빠지는
겨울철이 되면 병원에 오시는 분 중에 몸의 향기가 예사롭지 않은 분들이 있습니다. 물론 온종일 일하고 와서 그럴 수도 있지만, 머리를 보면 이 분이 오늘 샴푸를 했는지 안 했는지 정도는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온 환자. 사실 병원에 진료받으러 오신지는 몇 주 됐습니다. 첫날은 너무 냄새가 고약해서 도저히 다른 환자분들과 함께 있는 공간인 물리 치료실에서 치료를 받게 해 드릴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그날은 약을 주고, 내일은 주사를 맞을지 모르니 샤워를 하고 몸을 깨끗이 하고 오라고 당부를 했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
어제 50대 주부가 무릎이 수일 전부터 아프다면서 내원했습니다. 단순 X-레이 검사가 끝나고 내측 관절 면이 외측보다 좁아진 것을 확인하고 무릎이 부어있어서 초음파 검사를 해보자고 한 후 검사를 시행했습니다. 초음파를 무릎에 대는 순간 화면을 꽉 채우는 검은 음영. 아! 하는 탄식이 나의 입에서 나왔습니다. 환자는 당연히 궁금해서 물었습니다. “모가 이상이 있나요?” “자세히 더 보고 말씀드릴께요.” 하면서 무릎 내측인대와 연골부분도 관찰을 마쳤습니다. 물인지 피가 고인 건지 알 수는 없지만 삼출액이 너무 많이 차있어서 검사를 위
오늘 방문하신환자는 현재 16개월째 모유수유를 하느라 아기 옆에서 일년 반을 쪽잠만 자온 한 어머니셨습니다. 종종 목이 아팠지만 ‘모유를 끊으면 괜찮아지겠지’라고 생각해 진료를 미루다가 모유를 끊은지 일주일, 하지만 지난 주말부터 목 부분의 통증이 심해 고개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목을 두 손으로 잡고 진료실에 방문하셨습니다. 엑스레이를 찍었더니 예상대로 요즘 흔히 관찰되는 ‘거북목’사진 이였습니다. 이 환자분은 일자목이다 못해 목이 앞으로 굽은 C자 모양으로 변해버렸습니다. 정상은 앞쪽이 아닌 뒤쪽으로 C자 모양이어야 하
오늘은 72세 남성 분이 손저림증으로 검사를 오셨습니다. 마침 외래를 보던 중이라 할아버지께 가서 잠시 기다리시라고 말하려 갔는데 이미 단잠에 빠져 계시더라고요. “드르렁.. 커.. 드르렁 커” 다른 환자 진료를 마친 후 다시 들어가니 바로 깨어나십니다. “할아버지 일을 많이 하시나 봐요?“ “네. 일을 많이 하죠” 늘 농사를 하느라 바쁜데 무릎수술을 받은 후로 일이 밀려 더 요즘 들어 무리 하셨다고 말씀하십니다. 어제도 서울에 있는 병원에 오셨다가 소들 때문에 다시 내려가 1톤 트럭 두 개 분량의 소여물을 싣고 내리고 자르는 작
나이가 70대이신 남자분이 손저림증으로 검사를 받기 위해 내원하셨습니다. 검사 전 문진을 하는데 본인은 평상 시 손 하나 까딱하는 일이 없다고 합니다. 집안일도 젊은 시절엔 아내가 다 했으며, 지금은 가끔 도와주는 정도인데 왜 손이 저린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털어 놓습니다. 손을 쓰는 운동이나 취미가 없냐는 질문에 골프를 잠깐 쳤었다고 하시더군요. 작년 여름부터 골프를 열심히 치기 시작 하면서부터 손이 저렸고, 가까운 정형외과에서 물리치료를 받곤 했는데 전혀 차도가 없었다고 합니다. 다른 병원을 갔더니 재활의학과에서 검사를 받아보라
오랫동안 병원을 다니셨던 아저씨입니다. 이분은 엉치뼈에서 다리가 저려 저한테 주사치료와 물리치료를 받는 분인데 1회의 주사치료 후 증상이 50%정도 완화되어 경과 관찰을 하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어제는 오시더니 물약은 주지 말라는 것입니다. 내 딸이 간호사인데 병원에서 가끔 약 성분이 없는 물약을 환자한테 준다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플라시보효과를 위해 주는 약을 말하는 것입니다. “아저씨 별것을 다 아시네요. 그런건 환자가 몰라야 되는데요~” 하면서 웃었더니 정말로 자기한테는 진짜 약을 달라는 것입니다. 결국 아저씨는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