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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오늘은 우리 병원 근처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아주머니가 병원을 방문했습니다.

“오늘도 허리가 아파서 왔어요?“하고 물어보니까 오늘은 조금 증상이 다르다는 겁니다. 최근 몸이 이유 없이 피곤하고 밤에는 팔이 저리고 시리고… 손을 탁탁 털게 되면서 손끝에 피가 안 통하는 느낌이며 손이 차서 밤잠을 도저히 잘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환자는 정확하게 수근관증후군 환자의 증세를 교과서처럼 말씀하셔서 근전도 검사를 했더니 수근관 증후군이 매우 중증입니다. 엄지손가락의 바닥을 보여주면서 이렇게 살이 빠졌는데 몰랐었느냐고 했더니 힘이 좀 빠지는 느낌이 있기는 했지만, 손이 그렇게 된 줄을 몰랐었다고 합니다.

온종일 오전부터 저녁 늦은 시간까지 주방에서 일하고 다음날 또 일하기를 반복 한지가 10여 년이라고 합니다. 물론 그사이 운동은 사치라고 생각했고 본인의 건강관리는 신경도 써보지 않았다고 합니다.

별 볼 일은 많은데 해를 볼 일이 전혀 없었다는 것입니다. 해를 봐야 선크림도 발라보는데 자기는 선크림을 발라본 적이 없다는 것이죠. 그래서 비타민 D 레벨 검사를 해 봤습니다. 비타민 D 레벨 검사 결과가 수일 뒤에 나왔는데 아주 많이 결핍되어 있습니다. 

햇빛햇빛

비타민 D는 햇빛을 보게 되면 피부에서 생성되는데, 요즘같이 실내 생활만 하는 사람들은 전혀 비타민 D 합성을 할 기회가 없어 피부의 비타민 D 공장은 말 그대로 “개점휴업” 상태였던 것입니다. 비타민 D는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것으로서 피부에서 생성된 전구체가 간과 신장을 거쳐 몸에 필요한 것으로 바뀌게 되며 몸 대부분의 장기에는 그 수용체가 있어서 사용하게 됩니다.

비타민 D는 골 대사에 아주 연관이 많아 칼슘의 대사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되어 골다공증환자에게도 아주 필요한 것입니다. 또한 아무 이유 없이 몸이 아픈 분들, 골관절염 환자들, 고혈압과 당뇨환자들, 겨울철의 우울한 기분이 있는 분들과 신체의 면역계와 일부 암에서도 비타민 D와의 연관성이 많이 보고가 되고 있고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 중인 것으로 소위 최근에 “만병통치약”처럼 그 중요성이 강조 되고 있습니다.

주로 결핍이 심한 분들은 햇빛이 부족한 경우가 많고, 채식주의자, 노인분들, 신장이나 간 질환이 있는 분들, 골다공증, 부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 비타민 D 보충 우유나 보충제를 먹지 않는 분들과 비만도가 높은 분들에서 관찰됩니다.

또한 술을 많이 드시는 분들과 스테로이드를 장기 복용하는 분들에서도 관찰됩니다. 당연히 과다 복용하게 되면 비타민 D 독성도 있어 통상적으로는 성인에게 하루에 1000 IU를 처방하게 됩니다.

몸은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항상 변화합니다. 우리가 피로하게 되면 과일을 찾게 되고 몸이 지치게 되면 고기가 먹고 싶어지고 갈증이 생기면 물을 먹게 되듯이 몸은 필요한 부분들을 섭취를 통해서 보충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비타민 D는 연어, 참치, 정어리, 해바라기 씨, 비타민 D 강화우유, 달걀, 간 등에 많이 들어 있지만 많은 양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햇빛이 부족한 현대인에게는 늘 부족한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태양이 싫어서 선크림을 바르고 모자를 쓰고 양산을 쓰고 될 수 있으면 햇빛을 피해 백옥 같은 피부를 가지는 게 모든 사람의 로망이지만 사실은 적어도 하루 15분 정도의 노출을 적어도 일주일에 세 번 오전 10시부터 2시 사이에 손, 얼굴 아래팔에만 해도 충분한 비타민 D 합성이 된답니다. 오후 햇빛이 부담스러우면 오전에라도 하면 좋겠지요?

이 환자의 경우 손 저림증의 원인은 손목터널증후군이었지만 만성피로는 비타민 D 결핍이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됩니다. 자! 우리 모두 태양을 피하는 법을 배우지 말고 태양을 우러러보는 습관을 지녀야 할 것 같습니다.

“태양은 마음속에만 있는 거~죠?”가 아니라 태양은 우리가 가까이해야 할 아주 생명 같은 존재랍니다.

김주현 하이닥 소셜의학기자 (재활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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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HiDoc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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