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헬시라이프

하이닥은 한국망막변성협회 회장 유형곤 원장과 함께 망막변성으로 인한 실명 예방 문제뿐 아니라, 백세시대 건강하게 눈 건강을 지키는 방법에 대해 매주 소개합니다.

안과 전문의 유형곤 원장ㅣ출처: 하이닥안과 전문의 유형곤 원장ㅣ출처: 하이닥

흔히 눈 속을 우주와 비교하곤 합니다. 광활한 우주에는 없는 것이 없습니다. 작아 보이는 눈도 그 속에 우리 몸을 이루는 신경, 혈관, 분비샘, 심지어 근육까지 모든 종류의 세포가 있습니다. 따라서 백내장이나 망막 수술은 우주처럼 복잡한 눈 속에 생긴 병을 고치는 섬세한 작업입니다.

실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눈 수술뿐만 아니라 우리 삶에 대한 성찰도 같이 하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고르디온의 매듭
알렉산더 대왕이 스무 살의 나이에 페르시아 원정길에 올랐습니다. 지금의 튀르키예 내륙에 위치한 고르디온에는 얽히고설킨 매듭에 관한 신비롭고 유명한 전설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 매듭을 푼 자가 이 세상을 정복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원정 도중 고르디온에 도착한 알렉산더 대왕은 매우 단호한 방법으로 그 문제를 해결합니다. 칼로 매듭을 내리쳐서 푼 것이지요. 물론 그 후 페르시아를 정벌하고 세계를 정복합니다.

눈 수술을 하다 보면 눈 속 조직이나 인공수정체를 살리지 못하고 제거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매듭을 칼로 내리치는 것처럼 한 번 제거한 조직은 다시 복원이 어렵습니다. 그러나 제거 후 나쁜 조직으로 인한 병리과정이 회복되는 환자를 보면서 이러한 결정이 옳았다고 느끼게 됩니다. 수술 중 알렉산더처럼 단호한 일격이 문제를 해결한 셈이지요.

10년 넘게 당뇨로 고생한 환자가 당뇨망막병증으로 안구 내 출혈이 심해져서 수술을 하였습니다. 출혈 부위 망막은 이미 증식 견인막으로 복주머니처럼 엉켜서 주변 망막까지 떨어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견인막과 이미 죽은 망막 조직을 도려내어 제거해서 주변 망막을 다시 붙일 수가 있었습니다. 안 보였던 시력도 0.5로 회복하였고요.

지금 얽혀있는 문제를 어떻게 잘 해결해 내는지가 삶에서 정말 중요한 선택의 순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나이가 들면서 점점 깨닫게 됩니다. 수술도 마찬가지입니다. 과정 과정마다 선택의 순간이 있고, 결과에 영향을 미칩니다. 때때로 매듭을 내리치듯 과감한 결단이 눈 수술에도 요구됩니다.

글 = 유형곤 원장(한국망막변성협회 회장/하늘안과 망막센터장)

[한국망막변성협회 '유형곤의 시투게더(Seetogether, Sitogether)' 칼럼]

  • 공유하기

    주소 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ctrl + v 를 눌러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하세요.

    확인
    닫기
정신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hidoceditor@mcircle.biz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