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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하이닥 의학기자 임은교 원장ㅣ출처: 하이닥하이닥 의학기자 임은교 원장ㅣ출처: 하이닥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는 약물치료가 일차적으로 권고된다. 그 때문에 대부분의 환자들은 처음 진단을 받으면 정신과 약을 복용하는 것으로 치료를 시작한다. 대표적인 ADHD 치료제로는 메디키넷, 콘서타 등이 있다.

그런데 누군가는 약을 먹고 ADHD 증상이 호전되었다고 말하는 반면, 누군가는 몇 년을 치료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거나 오히려 약을 먹은 후 전에는 없던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고 말한다. ADHD의 발생 원인이 명확히 밝혀진 것은 아니나 일반적으로 뇌를 직간접적으로 각성시키는 약물의 효과로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치료가 진행된다.

각성제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ADHD의 특징
치료를 진행한 지 일정 기간이 경과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오히려 부작용이 발생한다면, 우선 약의 용량을 늘리거나 복용하던 약의 종류를 바꿔본다. 대부분은 이러한 조치를 하면 증상이 완화된다. 그러나 문제가 지속되는 경우도 결코 적지 않다. 계속되는 증상의 악화로 오히려 우울증이나 불안장애까지 겪게 되면서 추가적인 약물치료의 병행이 필요할 수 있다.

이는 우리 몸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뇌만의 문제가 아닌, 몸에서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복합적인 요인이 있어 ADHD 증상이 지속되는 것일 수 있다는 것. 그래서 ADHD를 ‘뇌’라는 신체 기관에서 발생하는 문제, 신경 발달이나 정신건강과 관련된 문제로만 국한하여 치료하면 그 효과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메틸페니데이트 계열의 각성제로 ADHD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단순히 뇌를 각성시키는 것을 넘어 ‘내 집중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신체 증상이 무엇인지’ 살펴야 한다.

몸 안에 숨겨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아무리 효과가 좋다 하는 치료제를 복용하더라도 ADHD의 호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ADHD 치료제를 복용해도 호전되지 않는 케이스는 다음의 ‘5가지 신체 증상’ 중 하나 또는 여럿이 동반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ADHD 치료 시 함께 해결해야 할 5가지 증상

① 대변 문제

ADHD와 함께 동반되고 있다면 반드시 확인해 봐야 할 첫 번째 증상은 ‘과민성 장 증후군’이다. 흔히 말하는 장이 예민한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소화기 문제, 특히 장 건강에 적신호가 뜨면 쉽게 배탈이 나고 대변을 자주 보게 되어 이에 대한 불안감과 초조함 때문에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 장내미생물 균형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유산균과 혐기성 세균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이 발생하면 집중력이 저하될 수 있다.

병원에 입원하거나 통원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배가 아프거나 설사가 심하지 않더라도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평상시 장 건강을 회복하기 위한 치료가 필요하다.

△평상시 쉽게 가스가 차거나 방귀를 참아야 하는 일이 잦다
△조금만 기름지거나 매운 음식, 차가운 음료를 마시면 쉽게 설사를 한다
△긴장하면 바로 화장실이 가고 싶고, 배탈로 연결되는 경우가 잦다

② 소변 문제
확인해 봐야 할 두 번째 증상은 ‘과민성 방광’이다.

△방광염에 걸린 것도 아니고 물을 하루에 2L 이상 많이 마시는 것도 아닌데, 하루에 8번 이상 소변을 본다
△갑자기 소변이 마려워서 참을 수 없는 때가 많다
△소변이 마렵기 시작하면 참지 못하고 새어 나와 속옷이 젖는 일이 많다
△매일 밤 자다가 일어나서 소변을 본다

위와 같은 증상을 겪고 있다면 ‘과민성 방광’ 상태로 볼 수 있는데, 소변보고 싶은 느낌(요의)이 자주 오고 그만큼 화장실에 자주 가다 보니 오랜 시간 집중하기 어렵다. 따라서 배뇨 기능을 개선하는 것이 ADHD 치료에도 중요한데, 특히 방광의 과민한 감각을 차분하게 만들어주는 치료가 집중력 회복에도 중요하다.

③ 비염 ④ 아토피
ADHD 환자들에게 흔히 동반되는 질환으로 비염과 아토피가 있다. 비염과 아토피로 인한 증상은 특별히 ADHD 환자가 아니더라도 집중력을 떨어뜨리기 쉽다. 코로 편히 숨쉬기가 어렵고 재채기나 콧물 등의 증상이 지속되거나 극심한 가려움에 온 신경이 쏠리면 무언가에 집중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아토피와 비염으로 인해 수면의 질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이다. 우리 몸은 자는 동안 뇌의 시냅스가 강화되고 정리되면서 노폐물이 씻겨나가는 일련의 작용들이 활발하게 이뤄지는데,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당연히 이러한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못한다. 이때 머리에 안개가 낀 것 마냥 몽롱한 증상을 느끼게 되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성 효과가 있는 치료제를 복용하거나 카페인을 섭취하면 이것이 또다시 숙면을 방해하여 수면 문제를 심화하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따라서 비염, 아토피와 ADHD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우선 면역계를 정상화하기 위한 치료를 진행하여 염증 반응을 호전시켜야 한다. 해당 질환들로 인한 증상을 개선하여 집중력 및 수면 문제를 해결한 후 ADHD를 위한 치료를 이어나가야 한다.

⑤ 만성피로
여기서 말하는 ‘만성피로’는 단순히 운동 부족이나 체력이 약한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보통 ‘잠이 잘 깨지 않는 형태로 피곤’한 느낌을 말한다. 그래서 만성피로 증상을 보이고 있는 환자들은 처음 치료제를 복용하기 시작하면 잠이 깨면서 집중력이 빠르게 올라감을 느낀다. 문제는 각성 작용이 있는 약이 몸에서 빠져나가면 급격한 피로감을 호소하게 되고, 약이 없으면 일상생활이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만성피로 증상은 앞서 설명한 비염, 아토피와 같이 ‘수면의 질’과 관련이 깊다. 수면의 질이 떨어져 잠을 자는 시간 동안 충분히 뇌의 노폐물, 피로물질 등이 씻겨나가지 않다 보니 항상 집중이 안 되는 증상이 지속된다.

이 경우 단순히 잠자리에 일찍 들거나 8시간 이상 잠을 자는 수면 관리만으로 해결되기 어렵다. 이미 신체 기능적 문제의 발생으로 연결된 후에는 수면의 질을 높여 뇌의 기능을 향상할 수 있도록 돕는 직접적인 치료가 병행되어야 한다.

이처럼 ADHD의 치료는 결코 단순하지 않다. 케이스에 따라 다르지만, 신체의 여러 증상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치료제와 상담, 행동치료 등 일차적인 치료 방법만으로는 기대하던 만큼의 호전 효과를 보기 어렵다. 이럴 때는 문제가 되는 포인트를 밝히기 위해 치료 방향의 전환이 필요하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임은교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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