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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하이닥 의학기자 임은교 원장ㅣ출처: 하이닥하이닥 의학기자 임은교 원장ㅣ출처: 하이닥

아토피가 발생하면 예전에는 아무렇지 않게 먹던 음식들에 피부가 쉽게 뒤집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그래서 평소에 즐겨 먹던 마라탕, 치킨, 인스턴트식품 등과 강제로 멀어지는 사례가 많다. 실제로, 아토피를 비롯한 피부질환들은 대체로 음식이나 식습관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힘들지만, 아토피 환자들에게 적극적인 음식 관리, 식이요법이 필요한 이유다.

특히나 아토피는 먹는 음식 종류나 식습관에 따라서 가려움증, 각질, 진물의 정도가 현저히 차이가 나기 때문에 평소 식습관을 잘 관리해 주면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때 말하는 관리에는 ‘좋은 음식을 챙겨 먹는 것’ 뿐 아니라 ‘안 좋은 음식을 멀리하는 것’이 포함된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아토피에 어떤 음식을 먹으면 좋을지, 어떤 음식을 먹어도 될지, 즉 ‘먹을 것’에 관심을 둔다. 그러나 좋은 음식을 챙겨 먹는 것보다 나에게 안 좋은 음식이 무엇인지, ‘먹지 말아야 할 것’을 확실하게 알고 이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아토피피부염 증상 조절을 위해서는 평소 식습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아토피피부염 증상 조절을 위해서는 평소 식습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아토피 치료를 위해 멀리해야 할 음식 4가지”

① 캡사이신

캡사이신이 많이 들어간 음식으로는 대표적으로 마라탕, 매운 떡볶이나 닭발, 매운 라면 등을 꼽을 수 있다. 매운 음식을 먹으면 속이 쓰리거나 설사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매운 음식에 포함된 캡사이신이 위와 장점막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위와 장이 포함된 ‘소화기’에 우리 면역계의 70~80%를 담당할 정도의 면역세포가 다수 분포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상 면역반응이 지속되면서 이미 면역계가 민감한 상태인 아토피 환자들은 캡사이신이 많은 음식을 섭취할 경우 배탈 또는 배변의 문제로만 끝나지 않는다. 면역세포들이 공격반응을 일으키고 염증 자체가 악화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로 인해 피부로 열감, 가려움증이 평소보다 심해지면서 ‘피부가 뒤집어지고 엄청 긁었다’는 이야기를 하게 된다.

② 기름진 음식
진료실에서 만나는 아토피 환자들에게 섭취 후 증상이 악화되었던 음식을 물었을 때, ‘마라탕’ 다음으로 많은 것이 ‘치킨’과 ‘삼겹살’이다. 이렇게 치킨이나 탕수육 같은 튀김옷이 있는 음식뿐만 아니라 삼겹살처럼 기름기 많은 고기나 중국요리처럼 기름에 볶는 음식들이 모두 기름진 음식에 해당된다.

아토피에 관계없이 볶거나 튀긴 음식을 먹고 나면 속이 부대끼거나 더부룩한 느낌을 받는다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지방이 많은 음식은 기본적으로 소화가 수월하게 되지 않는다. 제대로 소화가 되지 않는 부분이 위장이나 소화기관을 통과하면서 염증을 일으켜 소화가 잘 되지 않는 듯한 느낌을 받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면역계가 과민해져 있는 아토피 환자들은 위장의 면역세포가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확연히 가려움증이 악화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때문에 같은 식재료를 사용하더라도 삼겹살보다는 수육, 치킨보다는 백숙과 같이 튀기는 것보다는 삶는 방향으로 조리방법을 바꿔주는 것만으로도 아토피 환자들의 염증반응을 낮춰줄 수 있다.

③ 가공식품
라면, 냉동피자, 햄, 소시지와 같은 일반적으로 우리에게 ‘인스턴트식품’이라 알려진 것들이 해당된다. 가공식품은 아토피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체내 사이토카인 분비를 촉진시켜 만성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때문에 아토피피부염 외에도 지루성피부염이나 성인 여드름, 모낭염과 같은 만성 피부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섭취 시 증상에 영향을 받기 쉽다.

실제로 편의점에서 라면이나 도시락을 자주 사 먹는 청소년기 학생들이나 자취하는 청년층 아토피 환자들은 집밥을 챙겨 먹을 때보다 아토피가 심해졌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아토피 환자들은 가급적 가공식품을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지만, 부득이하게 지속적으로 먹어야 할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 일주일에 두 번 이상은 먹지 않도록 조절이 필요하다.

④ 차가운 음식

열이 오르거나 땀이 나면서 가려움증이 심해지는 환자들은 날씨가 더워질수록 차가운 음료를 수시로 섭취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아토피 환자들은 냉면과 같은 찬 음식뿐 아니라 차가운 물, 음료수 등을 주의해야 한다.

차가운 음식은 앞의 3가지 음식들처럼 먹자마자 반응이 즉각적으로 나타나지는 않는다. 그래서 조심해야 하는 음식인 줄 모르고 무분별하게 섭취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따뜻한 음료를 먹고 배탈이 나거나 설사를 하는 사람은 잘 없지만 찬 음료를 먹으면 체하거나 무른 변을 쉽게 보게 되듯이, 차가운 음식은 소화 효소 분비를 방해하고 위장의 운동기능을 저하시킨다. 심각한 경우 소화기 근육이 경련을 일으키기도 한다. 당연히 따뜻한 음식을 먹었을 때보다 염증반응이 훨씬 쉽게, 잘 일어나게 된다.

따라서 아토피가 있다면 꼭 모든 음식과 음료, 물을 뜨겁게 먹지는 않더라도 차가운 것을 달고 사는 건 피하는 것이 좋다.

“아토피 치료에 도움이 되는 음식 3가지”
반대로 아토피 치료에 도움이 되는 음식에는 ‘따뜻한 물’, ‘제철 채소’, ‘발효식품’ 3가지가 있다.

① 따뜻한 물
물을 항상 따뜻하게 마시는 습관은 소화기의 혈액순환, 운동성을 도울 수 있다. 특히나 음식에 영향을 많이 받는 아토피 환자들은 위장 점막의 면역세포들이 민감해져 있을 확률이 높아 소화가 잘 되도록 공복에 따뜻한 물 한 잔씩을 매일 마시면 좋다.

② 제철 채소
제철 채소에는 건강에 도움을 주는 항암, 항염, 항산화 등의 작용을 하는 파이토 케미컬이 풍부해 아토피피부염과 같은 피부 질환에도 도움이 된다.

③ 발효식품
발효식품은 장 내 미생물을 다양하고 건강하게 만들어 알레르기 위험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특히 청국장이나 된장국, 낫또, 김치와 같은 식물성 발효 식품을 즐겨 먹는 것이 좋다.


생활습관 관리와 더불어 직접적인 치료가 병행되어야 한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생활습관 관리와 더불어 직접적인 치료가 병행되어야 한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그러나 아토피에 좋지 않은 음식들을 피하고 아토피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는 음식관리, 식이요법을 하는 것만으로는 아토피피부염을 치료하기는 어렵다. 음식관리를 하면 과민해진 면역세포들을 자극하는 일이 줄어드는 것이지 면역세포 자체를 덜 민감해지게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다.

관리는 말 그대로 관리법일 뿐 치료법이 될 수는 없기 때문에 증상의 호전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나 처음 시작은 안 좋은 식습관이었을지라도 오랜 기간 누적되어 이미 소화기 기관 자체에 문제가 발생한 경우, 만성적인 이상 면역·염증반응으로 인해 위장이나 대장 점막의 면역세포가 민감해져 있는 경우라면 반드시 직접적인 치료가 병행되어야 한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임은교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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