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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하이닥 의학기자 서효석 원장|출처: 하이닥하이닥 의학기자 서효석 원장|출처: 하이닥

뇌경색이나 뇌출혈은 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시기에 생기기 쉬운 질환이다. 이들 질환을 양방에서는 뇌졸중(腦卒中), 한방에서는 중풍(中風)이라고 다르게 부른다고 아는 이들이 많은데, 사실 둘은 같은 말이다. 뇌졸중의 ‘졸중(卒中)’이 ‘졸중풍(卒中風)의 줄임말이기 때문이다. ‘졸(卒)’은 ‘졸도’에서처럼 ‘갑자기’를 뜻하며, ‘중(中)’은 ‘적중’에서처럼 ‘맞다’라는 의미이고 ‘풍(風)’은 ‘풍사(風邪)’라는 한의학의 개념이다.

자연에는 풍(風), 한(寒), 서(署), 습(濕), 조(燥), 화(火)의 여섯 가지 요소가 있다. 이 요소들이 정상일 때를 육기(六氣)라 하며, 반대로 정상을 벗어나 인체에 해를 끼치는 상태가 되면 육음(六淫) 또는 육사(六邪)라고 한다. 특히 바람과 관계있는 것이 풍사(風邪)다. 이 풍사가 호흡기에 들어가면 감기가 되고, 혈맥에 들어가면 구안와사가 오고, 뇌에 침범하면 중풍이 된다.

중풍으로 나타나는 폐증과 탈증

중풍의 전조기에는 머리가 무겁고 어지러우며 다리가 휘청거리거나, 잠이 잘 안 오고 숨이 차며 밤에 오줌이 자주 마렵거나 일시적으로 말이 어둔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후 갑자기 졸도해서 의식불명 상태가 되는 발작기로 넘어가는데, 이때는 폐증(閉證)과 탈증(脫證)이 다르게 나타난다.

폐증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손을 오므리고 입을 다물고 호흡이 거칠고 길며 손발이 뻣뻣해지는 강직성 마비 증세를 보이게 된다. 탈증의 경우에는 입을 벌리고 손을 펴고 몸에 기운이 빠진 허탈 상태에서 땀을 흘리며 코를 골면서 축 늘어져 대소변이 새어 나오는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폐증을 치료할 때는 막힌 것을 여는 것이 중요하다. 통관산(通關散)이라는 약으로 재채기를 유발하고 개관산(開關散)이라는 약으로 입을 벌어지게 한 다음, 우황청심원(牛黃淸心元)이나 사향소합환(麝香蘇合丸) 등의 구급약을 투여해 각성을 유도하게 된다.

탈증은 기력이 허탈한 상태로서 심장박동이 떨어지고 생명이 경각에 있으므로 양기(陽氣)를 회복하는 치료를 해야 한다. 이때 인삼, 부자, 오미자, 놀람과 정신을 안정시키는 용골(龍骨)과 모려(牡蠣) 등의 약제를 투여하게 된다.

이러한 요법으로 의식이 점차 돌아오게 되면 변증치료(辨證治療)를 시행한다. 변증치료란 질병의 성질을 한(寒), 열(熱), 허(虛), 실(實), 표(表), 리(裏)로 나누어서 치료하는 한방 특유의 방법이다. 한, 허, 리의 상태에 있는 증후를 음증(陰證)이라 하고 열, 실, 표의 증후를 양증(陽證)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특징들은 오장육부나 경락에 대해서도 세분하여 적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고 맥이 빠르다면 열(熱)과 실(實)에 속하는 증상이므로 진간식풍탕(鎭肝熄風湯)을 사용해 볼 수 있다. 또 안면이 창백하고 맥의 상태가 느리고 가라앉아 잡히지 않을 때는 한(寒)과 허(虛)에 속하므로 지황음자(地黃飮子)를 쓰는 등의 치료 방법이다.

중풍 환자의 후유증 관리
사람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뇌졸중의 고비를 넘긴 사람은 대부분 후유증에 시달리게 된다. 약 반수의 환자에서 반신불수가 나타나게 되는데, 왼쪽 뇌에 언어와 시력, 기억에 관한 중추가 있기 때문에 오른쪽 마비가 왼쪽 마비보다는 불리하다고 할 수 있다. 만약 마비된 상태를 방치하게 되면 수족의 특정 근육이 수축하고, 관절이 굽어진 상태로 고정될 수 있다. 가능하면 발작을 일으킨 직후부터라도 마비된 부위에 침구 치료, 안마, 지압 등을 하고 관절을 움직이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중풍 환자는 기름기 많은 돼지고기 비계, 닭 껍질, 육류의 내장, 노른자, 술과 국수 등을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중풍은 열성(熱性)의 병인을 갖고 있기 때문에 화기(火氣)를 돋우는 음식을 삼가는 것이다.

중풍에 좋은 음식으로는 견과류, 마늘, 양파 등이 있다. 마늘에는 셀레늄 성분이 있어서 뇌의 노화를 막아 주고, 혈액의 점도를 낮춰 혈압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준다. 마늘을 하루에 3~6쪽씩 꾸준히 섭취하면 중풍을 예방하는 데 좋다. 또 양파는 고지방 식품에 의해 피가 엉기는 것을 막아 주고, 지방을 녹이는 성분을 지니고 있으므로 육식을 많이 하는 사람에게 권장한다. 아울러 양파에는 신경을 진정시키는 작용이 있고, 심장 기능을 강화하는 작용이 있다. 하루에 중간 크기의 양파 반 개 정도가 적정 섭취량이며 자연 그대로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서효석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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