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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시라이프

강아지가 가끔 기침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이다. 먼지, 세균, 바이러스 등의 이물질로부터 폐를 보호하려는 자연스러운 방어 작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침을 하면 폐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중년 또는 노령견의 경우 기침이 쉽게 잦아들지 않고 며칠씩 간다면 심장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반려견의 기침이 잦아들지 않는다면 심장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ㅣ출처: 클립아트코리아반려견의 기침이 잦아들지 않는다면 심장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ㅣ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많은 말티즈, 시츄, 토이푸들, 포메라니안 등의 소형견은 나이가 들면서 심장의 판막에 퇴행성 변화가 생기기 쉽다. 이러한 견종이 아니더라도 7~8살이 넘어가면 반려견은 심장 판막에 변성이 시작되면서 약 33%에서 판막성 심장질환이 발생한다.

심장에 문제가 생겼는데, 왜 기침이 날까?
우리 심장에는 좌심실과 좌심방 사이에 혈액 역류를 막는 이첨판이라는 밸브가 있다. 혈액은 좌심방에서 좌심실로 이동한 후 좌심실의 수축을 통해 전신으로 뿜어져 나가는데, 이첨판이 문을 닫아 좌심방으로 혈액이 역류하는 현상을 막는다. 그런데 이첨판이 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피가 거꾸로 역류해 심장에 차게 되면서 각종 전신 질환을 야기하게 된다.

좌측 심장에 문제가 발생하면 특히 폐의 혈액순환이 정체되기 쉽다. 좌측 심장이 혈액을 잘 뿜어내지 못하면 폐내 혈관의 압력이 증가하게 되고 체액이 새어 나와 폐에 물이 차게 된다. 이를 폐수종이라고 하는데, 폐에 물이 차면 이를 배출하기 위해 기침이 발생할 수 있다. 또는 동맥으로 빠져나가야 할 피가 못 나가면서 심장이 부푸는데, 비대해진 심장이 기도를 누르면서 기침을 유발하기도 한다.

판막성 심장질환의 의심 증상은?
심장병은 대부분 기침 증세로 내원하면서 발견한다. 그런데 이를 조기에 발견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폐에 물이 차면서 체내에 산소는 부족해지고 이산화탄소는 많아진다. 그러면서 더 많은 산소를 흡수하기 위해 호흡이 빨라지는데, 이러한 호흡곤란 증상은 운동을 하거나 흥분했을 때 악화된다. 심하면 혀가 파래지거나 하얘지면서 의식을 잃고 실신할 수 있다.

밤과 새벽 또는 운동 후 마른 기침을 하거나 이전과 같지 않은 운동성, 호흡곤란, 실신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동물병원에 내원하여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어떤 검사를 받아야 할까?
우선 심장병은 청진을 통해 발견한다. 청진은 심잡음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심장병을 진단하는 가장 기본적인 검사에 속한다. 청진을 통해 심잡음이 확인된 경우 방사선검사와 초음파검사를 통해 확진할 수 있다. 방사선검사로는 비대해진 심장을 외관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데, 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초음파검사가 필요하다. 심장 초음파로는 심근 운동의 이상을 확인할 수 있다.

언제부터 치료가 필요할까?

미국수의내과학회(ACVIM)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반려견의 심장병은 진행 단계를 A~D단계로 나눠 그에 맞춰 치료해야 한다. 아직 심장에 문제가 생기지 않았지만 심장병 발생 가능성이 높은 소형, 노령견 등의 호발 견종은 A단계에 속한다. 이첨판의 변형으로 심잡음이 들리기 시작했지만 임상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무증상 심장병’의 경우 B1과 B2단계에 해하는데, 심잡음이 들리면서 방사선검사로도 확인이 가능해진 상태를 B2단계라고 한다. 그리고 기침, 헐떡임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C단계와 관리가 힘들어질 만큼 진행된 D단계를 ‘심부전’이라고 한다.

관리는 B2단계부터 시작할 것을 권고한다. 이때부터 미리 관리하면 심부전 발생 시기를 약 60% 지연시킬 수 있다. 그러나 판막성 심장질환은 완치가 없다. 이 말인즉슨, 조기 관리 시 무증상 심장병 기간을 60% 연장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증상이 없는 초기에는 혈관 압력을 낮춰주는 혈압 강하제로 관리한다. 증상이 진행될수록 이뇨제, 강심제, 혈관 확장제 등을 혼용하게 된다.

B단계는 잘 관리하면 발병하고도 별다른 건강상의 문제 없이 5~6년 가량 더 살 수 있다. 그러나 한국수의심장협회에 따르면, C~D단계는 발병 후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정도 더 살 수 있다. 심장병은 빠르게 발견할수록 예후가 좋으므로 주기적인 건강검진으로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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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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