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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시라이프

대다수의 선진 국가들이 고령화 혹은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앞두면서, 반려동물 선호도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과거에는 사람과 더 친근하고 활동적인 개를 반려동물로 선호했지만, 최근에는 평균 연령이 상승하면서 조용하고 산책도 필요 없는 고양이를 반려동물로 선호하고 있다.


고양이ㅣ출처: 게티 이미지뱅크고양이ㅣ출처: 게티 이미지뱅크

프랑스 반려동물 식품 제조 연맹(FACCO)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을 기준으로 등록된 프랑스 내 반려묘의 숫자는 1,348만여 마리로 734만여 마리인 반려견의 숫자를 능가했다. 또 다른 고령 국가인 일본의 경우에도 2018년 기준으로 반려묘의 숫자가 964만여 마리로 크게 늘었다. 각국 전문가들은 노령 인구의 수가 늘어나면서, 미래에는 반려견보다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게 필요한 반려묘가 반려동물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왜 사람들은 고양이를 사랑할까?
인류와 고양이의 인연은 약 9,500여 년 전에 시작되었다. 고양이 가축화의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고양이가 곡식을 노리는 쥐를 잡아주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가장 대중적인 의견이다. 실제로 고양이 관련 문화가 가장 크게 발달했던 문명 중 하나인 고대 이집트에서는 곡식을 훔쳐먹는 쥐를 잡기 위해 가정에서 고양이를 사육하는 것을 국가에서 장려했다. 참고로 고대 이집트에서는 고양이를 매우 신성시해 고양이가 있는 집의 세금을 감면해 주고, 이집트의 지배자인 파라오를 제외한 누구라도 고양이에게 상해를 입히면 사형을 당했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고양이가 죽으면, 사람처럼 미라로 만들고 장례식까지 치렀다고 기록되어 있다.

인류가 고양이를 사랑하고 아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워싱턴 주립대학교(Washington State University) 패트리샤 펜드리(Patricia Pendry)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고양이의 예측 범위 밖 행동과 반응이 사람들로 하여금 그들이 선택받은 느낌을 받도록 만들며 심지어 '난 특별한 존재구나'라는 생각을 하도록 만든다. 우리가 흔히 미디어나 인터넷에서 접할 수 있는 길고양이의 집사 선택 이야기가 그 대표적인 예다. 펜드리 박사는 "고양이의 반응은 사람의 머리로는 예측이 불가능하다"라고 말하며, "이러한 이유로 사람들이 항상 고양이의 다음 행동과 반응을 궁금해하고, 결국은 고양이에게 점점 중독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탈리아 국립보건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Health, ISS)의 연구에 따르면 고양이의 외모가 사람들이 마음에 쏙 들도록 귀엽기 때문에 사람들이 고양이를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고양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선호하는 귀여운 외모를 가지고 있다"라고 말하며, "고양이가 자신의 새끼를 공동육아하기 위해 자신이 믿을만한 사람만 자신의 새끼에게 접근을 허락하는 것도 우리가 고양이를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다"라고 전했다.

이는 역사적 사실로도 설명이 가능하다. 카자흐스탄 등지에서 활동하던 투르크계 민족인 오우즈족은 유목 생활을 하기 때문에 곡식을 저장하지 않아, 곡식을 훔쳐먹는 쥐를 잡기 위한 고양이가 필요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고양이를 키웠다. 이를 근거로 몇몇 학자들은 "오우즈족은 그저 고양이가 귀엽기 때문에 키웠다"라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대항해 시대 유럽인의 배에 있는 고양이를 처음 본 태평양 원주민들이 고양이를 쓰다듬는 등 귀여워하다 결국 훔쳐 가려고 했다는 기록도 존재한다.


고양이가 사람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
2009년 미국 미네소타 대학교 트윈 시티즈(University of Minnesota, Twin Cities) 산하 뇌졸중 연구소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은 고양이를 키우지 않는 사람보다 뇌졸중이나 심장질환을 앓을 위험이 33%가량 낮다. 이는 고양이를 키우면 스트레스와 불안증을 줄여 혈압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연구를 주도한 에드넌 쿠레시(Adnan Qureshi) 박사는 "뇌졸중, 심장마비와 같은 심혈관 질환은 심리적인 스트레스와 연관성이 매우 크다"라고 말하며, "반려묘를 키우는 것이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기 때문에 이와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반려묘를 키우는 것은 심리적인 안정감을 준다. 한 연구에 따르면 반려묘를 보는 것만으로도 사람은 어린 아기를 볼 때 느끼는 감정과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사랑의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옥시토신(Oxytocin) 분비량이 크게 증가한다. 또한 2011년 영국고양이보호협회(Cats Protection)가 협회에 등록된 반려묘 양육자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참가자 중 93.7%가 반려묘를 양육하는 것만으로도 정신건강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했다. 이뿐만 아니라 미국 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 NIH)은 "반려묘 등 반려동물을 어린 자녀와 함께 키우면 자녀가 알레르기에 걸릴 위험을 감소시킨다"라는 내용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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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진규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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