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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세계 최정상급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유방암의 예방 차원에서 양측 유방 절제술을 했다는 소식은 참 충격적이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여배우가, 그것도 유방암에 걸려서가 아니라 예방적 차원에서라니... 이번 수술의 배경에는 암(난소암)으로 어머니를 떠나 보낸 안젤리나 졸리가 그녀의 자녀들에게만큼은 암으로 엄마를 잃는 공포에서 해방시켜주고 싶은 모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 유방암 유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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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은 궁금증을 자아 내는 것은 안젤리나 졸리가 받았다는 유전자 검사이다. 그녀는 자신에게 유방암 유전자가 확인됐고 일생 중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87%에 달한다는 결과가 나와 수술을 했다고 밝혔다. 바로 이 대목이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이 유전자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닌가 고민하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

▲ BRCA 유전자 결함시 유방암이나 난소암 발병률 높아져
졸리가 받은 검사는 BRCA라는 유전자 검사이다.
이 유전자는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지 않도록 안정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 유전자에 결함이 생기면 유방암이나 난소암의 발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에 의하면 미국 여성이 일생 동안 유방암에 걸릴 가능성은 12%라고 한다. 그런데 BRCA 유전자에 결함이 있는 여성은 그 가능성이 60%로 높아진다고 한다. 안젤리나 졸리가 87%의 결과를 통보 받은 것은 검사 업체의 자체 통계라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한국 여성은 어떨까?
유방암 발생률이 미국보다는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서구화된 생활 및 식이 습관하에 성장한 40대 미만의 여성들은 미국과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 BRCA 유전자 변이가 있는 여성에 대한 통계는 국내 37개 주요 병원이 참여한 한국인 유전성 유방암 연구의 결과가 가장 대규모인데, 많게는 최대 80%까지 발병 확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발표된 바 있다. 이 결과를 놓고 보면 BRCA 유전자 변이가 있는 여성의 유방암 발병 확률은 한국과 미국 사이에 큰 차이가 없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 나도 유전자 검사를 받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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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모든 여성이 BRCA 유전자 검사를 받아야 할까?
일단 정답은 “아니다” 이다. 모든 여성들 중에서 BRCA 유전자 변이가 있는 여성은 1%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99%의 여성은 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다. 문제는 내가 99%에 해당하는지 1%에 해당하는지를 모른다는데 있다. 그래서 유전자 변이의 가능성이 높은 경우들을 선별하여 해당하는 경우에만 검사를 받는 것이 좋으며 대개는 이런 과정을 거쳐 유전자 검사 여부를 결정한다.

1. 유방암, 난소암 환자 중에서 유전자 변이의 가능성이 높은 분들이 먼저 유전자 검사를 받는다.
2. 검사 받은 암 환자에게 유전자 변이가 있으면 직계 가족부터 유전자 검사를 받는다.
3. 직계 가족에서 유전자 변이가 많으면 3촌, 4촌으로 범위를 넓혀 검사 받는 것을 고려한다.

따라서 아무런 가족력이 없는 여성이 순전히 불안감으로 유전자 검사를 받는 것은 낭비요소가 너무 많다.

◆ ‘양측유방절제술’, 유방암 예방을 위해 유방절제술 시행하기도

안젤리나 졸리가 받았다는 치료법이 너무 충격적이어서 이번 뉴스가 더 빨리 전파되는 것 같다. 양측유방절제술은 대개 유방의 피부만 남겨 놓고 아래의 유선 조직만 제거하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유선이 제거된 빈 공간은 보형물을 넣거나 복근을 끌어 당겨서 채워 넣는 방법을 사용한다.

요즘은 미용적으로 워낙 수술 방법이 발달해 적어도 옷을 입은 상태에서는 거의 모를 만큼 자연스런 복원술을 보이고 있다. 이 수술은 유전자 변형이 있는 여성들이 받기도 하고, 양측 유방에 혹이 너무 많아 암의 발견이 늦어질 위험성이 높은 분들이 받기도 한다.

◆ 평상시 유방암을 예방하려면?

우선은 당장 유전자 검사를 받으러 갈 필요가 없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전체 유방암 환자 중에서 BRCA 유전자에 변이가 있는 환자는 5% 밖에 안 된다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 안젤리나 졸리라는 유명배우가 했기 때문에 누구나 해야 된다고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유방암 환자의 무려 95%는 유전자 변이가 없다. 따라서 유전자 변이에 관심을 갖는 것보다는 어느 여성이든 일생 동안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10% 가량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평상시 관리를 잘해야 한다는 점을 훨씬 강조하고 싶다.

유방암 예방을 위한 최선의 방법은 정기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며,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생활/식이 습관인 금연, 나이에 적당한 운동, 체중조절, 육류 섭취 제한, 채소와 과일 섭취 강화 등을 실천하는 것이다.

<글 = 위드심의원 심정석 원장 (영상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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