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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하이닥 의학기자 서효석 원장|출처: 하이닥하이닥 의학기자 서효석 원장|출처: 하이닥

천식은 숨을 쉴 때 들어오는 자극 물질에 기관지가 과민 반응을 일으키면서 마른 기침, 호흡곤란, 쌕쌕거리는 숨소리 등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알레르기 질환이다. 그런데 천식 환자 중에는 밤이나 새벽에 증상이 심해진다고 하소연하는 경우가 있다. 밤에 찾아오는 발작적인 호흡 곤란과 기침은 밤잠을 설치게 하고, 산소를 몸에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면서 입술과 손톱이 파랗게 되는 청색증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목에 뭐가 걸린 듯한 답답함을 느끼다가 호흡부전으로 인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이러한 천식 증상이 밤이나 새벽에 더 심해지는 이유는 우리 몸의 제반 기관이 밤에는 휴식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낮보다 상대적으로 신체 활동량이 적기 때문에 산소 소모량이 적어지고, 산소가 지나는 길인 기관지도 좁아진다. 그러면 기관지 점막의 섬모 운동이 약해지기 때문에 자연히 기관지의 분비물 배출 기능도 약해진다. 천식을 일으키는 알레르기 물질이나 자극 물질이 그대로 기관지 점막에 정체되면서 천식 증상이 심해지는 것이다. 또한 밤에는 부신 피질 호르몬이나 아드레날린 등 기도 협착을 완화할 수 있는 체내 호르몬 분비도 감소한다.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밤에 증상이 더욱 심해지는 것이다.

한방에서 천식을 치료하는 방법
한방에서는 천식을 실천(實喘)과 허천(虛喘) 두 가지로 나눈다. 실천은 폐가 나쁜 기운인 풍한(風寒)이나 담(痰)에 자극을 받아 기도(氣道)가 좁아지면서 생기는 것이다. 이 경우는 오한과 미열 등이 나타나며 가래로 인한 가슴 답답함, 흉통(胸痛), 기침, 가래 끓는 소리가 나기도 한다. 허천은 폐가 선천적으로 약하거나 신장(腎臟)이 허한 경우에 나타난다. 폐가 약한 경우에는 숨이 가쁘거나 몸에 기운이 없는 증상을 보이며 식은땀이 나기도 한다. 신장이 허한 경우에는 몸을 움직일수록 증상이 더욱 심해지며 기력이 쇠하고 손발이 차가워지는 증상도 나타난다.

한방에서 천식을 치료할 때는 천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폐장, 비장, 신장 등의 기능을 강화해 인체의 불균형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치료한다. 천식 증상이 있을 때는 ‘거담사폐(祛痰瀉肺)’, 즉 가래를 제거하고 폐의 나쁜 기운을 몰아내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또 몸 안의 기운을 정상화하며 동시에 비장을 보해주는 익기보비(益氣補脾) 치료법을 사용할 수 있다. 발병 전에는 신장을 보하고 기를 받아들이는 기능을 높여주는 보신납기(補身納氣) 치료도 진행한다.

천식에 좋은 약재도 있다. 생강은 기침이 나오고 기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 동의보감에는 ‘기침할 때 생강을 많이 쓰는 이유는 생강의 매운맛이 발산을 잘 시키기 때문’이라고 되어 있다. 이외에 만성적인 천식을 앓는 노인은 무씨를 노랗게 볶아 고운 가루로 만든 뒤, 꿀을 섞어 녹두알 크기의 환약을 만들고 30~50알씩 하루 3회 씹어 먹으면 기침이 낫고 식욕도 되찾을 수 있다.

무의 윗부분을 자르고 속을 파낸 다음 그 속에 꿀 두 숟가락을 넣고 솥에 쪄서 먹거나, 물엿에 무를 잘게 썰어 넣고 뜨거운 물에 타서 하루 1~2차례 마셔도 좋다. 길경, 즉 말린 도라지 뿌리를 물에 달여 하루 3회씩 먹거나 감잎을 물에 달여서 여러 차례 나누어 마셔도 효과가 있다. 또한 본초강목에 따르면 ‘은행은 폐를 따뜻하게 하고 기를 돋우며 천식을 치료한다’고 나와 있다. 은행을 프라이팬에 볶아 하루 3회 1~2알씩 먹으면 가래를 가라앉히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천식 발작 환자, 병원으로 바로 가야 하는 경우는?
한편, 천식 발작이 일어나는 경우를 목격했다면 신속한 응급 처치가 필요하다. 우선 환자의 마음이 편해지도록 안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환자의 상체를 비스듬히 세우면 숨이 덜 차오른다. 실내일 경우 환기를 시키고, 환자가 숨을 길게 내쉴 수 있도록 돕고 미지근한 물을 마시게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10분 간격으로 환자의 호흡과 맥박을 재야한다.

환자의 발작 시간이 길어지거나 약을 먹어도 좋아지지 않는 등 호흡 곤란 증세가 심할 때는 의료진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이외에 △말을 하기 힘들어하는 경우 △천식 치료 흡입약이 잘 들지 않는 경우 △입술이나 손톱이 푸르스름한 색으로 변하는 경우 △숨을 쉴 때 갈비뼈 사이가 쑥 들어가는 경우 △갈비뼈와 목 주위의 피부가 팽팽해지는 경우 △맥박이나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경우 △걷기 힘들어하는 경우에도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서효석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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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효석 편강한의원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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