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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시라이프

고수, 오이 등 향이 강한 식품은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린다. 단순한 취향 차이일까? 특정 음식에 대한 선호도가 다른 과학적 이유가 있다.


고수와 오이|출처: 미드저니고수와 오이|출처: 미드저니


고수는 미나릿과의 한해살이풀로, 태국, 인도, 베트남, 중국, 멕시코, 포르투갈 등에서 향신료로 널리 쓰인다. 그러나 독특한 맛과 향 때문에 호불호가 크게 갈린다. 고수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흔히 고수에서 '비누 맛' 또는 '세제 맛'이 난다며 노린재 냄새 역시 거북하다고 한다. 오이 역시 고수와 마찬가지로 맛과 향에서 호불호가 크게 갈린다. 같은 식재료를 두고 누군가는 지나치게 좋아하고, 누군가는 거북하게 느끼는 이유가 뭘까? 그 답은 유전자에서 찾을 수 있다. 다양한 냄새에 반응하는 유전자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고수에는 알데히드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 알데히드는 휘발성 화합물로, 고수를 먹을 때 발생하는 특유의 향을 형성하는 주요 성분이다. 알데히드는 일반적으로 비누나 청소제 등의 화학 제품에서도 사용하기 때문에 고수에서 비누 맛이나 세제 맛이 난다고 표현한다.

그런데 이러한 알데히드 성분을 유독 잘 감지하는 사람이 따로 있다. 알데히드 성분에 민감한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다. 11번 염색체 속 후각 수용체 유전자인 OR6A2가 변형된 사람은 알데히드 성분을 잘 감지한다. 이 유전자는 고수 선호도가 높은 중동, 남아시아 국가에서 발생 비율이 낮고 고수 소비가 적은 동아시아 등에서 발생 비율이 높다.

오이 특유의 쓴맛과 독특한 향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유전자 차이로 민감도가 다를 수 있다. 사람의 7번 염색체에는 TAS2R38 유전자가 있는데, 이 유전자 중 PAV형을 가지고 태어나면 상대적으로 쓴맛에 민감하다. 또 오이 특유의 향은 알코올성 물질인 2,6-노나디엔올 때문으로 후각에 예민한 사람은 이 냄새를 비리게 인식할 수 있다.

유전적 이유는 아니지만 특정 음식에서 불쾌한 느낌이 드는 경우도 있다. 양치질 후 오렌지 주스를 먹으면 단맛 대신 쓴맛만 남는다. 치약에 든 로릴 황산나트륨이라는 화학물질 때문이다. 이는 샴푸, 면도크림 등에 들어가는 계면 활성제로, 이 물질이 단맛 수용체를 억제하고 쓴맛을 돋운다. 시금치를 요거트와 함께 먹으면 쓰고 텁텁한 맛이 나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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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애리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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