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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하이닥 의학기자 김재영 원장ㅣ출처: 하이닥하이닥 의학기자 김재영 원장ㅣ출처: 하이닥

최근 날씨가 추워지면서 '수족냉증'이라는 고민을 안고 병원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이에 '손이나 발에 혈액순환이 안 된다'라고 느끼는 이유를 알아보고, 특히 당뇨 환자가 가지고 있는 ‘발에 괴사가 발생할 수 있다’는 막연한 공포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 이 글을 쓴다.

수족냉증이란 손·발이 차갑거나 차갑다는 느낌을 가지는 경우를 말한다. 즉, 손·발의 온도가 낮은 경우와 온도는 정상이나 차가운 느낌만 있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차가운 느낌만 든다면...'감각신경 이상'이 주원인
온도는 정상이나 차가운 느낌만 있는 경우는 대부분 손이나 발로 가는 감각신경의 이상으로 인해 발생한다. 당뇨 환자에서는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인의 경우에는 바이러스 감염이나 약물에 의한 말초신경염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으며, 허리나 목에 디스크나 협착증이 발생하여 신경을 압박하는 경우도 주요한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발의 온도를 재보면 정상이거나 정상 보다 온도가 높은 경우가 많다.

당뇨 환자에서 차가운 느낌만 드는 경우, 철저한 당뇨 조절, 약물치료 등 당뇨병성 신경병증의 치료를 시행하면 수족냉증이 호전된다. 다만, 약물 치료 기간은 1년 이상으로 오랜 기간 소요될 수 있다.

실제 온도가 차갑다면...응급상황일 수 있어
실제로 손·발의 온도가 차가운 경우는 동맥이 막혀 발로 가는 혈류가 감소하는 경우와 모세혈관의 수축으로 인해 발 말단의 혈류가 차단되는 경우가 있다. 정맥 순환의 장애도 원인이 될 수는 있으나, 상태가 매우 심각하지 않는 한 손·발이 차가워지지는 않는다.

손이나 발로 가는 동맥이 막히는 경우는 매우 심각한 상태로, 통증과 괴사를 동반할 수 있다. 특히 갑자기 차가워진 경우는 동맥의 색전증이나 혈전증이 원인으로, 이 경우 매우 심한 통증이 동반되는 사례가 많다. 이 같은 경우에서는 응급으로 혈관 조영술이나 혈전 제거술을 시행해야 하는데, 결과가 좋은 경우가 많지 않다. 혈전이 발생한 경우에는 손이나 발에 괴사가 발생하거나 괴저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심각한 대절단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태다.

미세 혈전에 의해 모세혈관과 같은 작은 혈관만 막히는 질환인 ‘파란 발가락 증후군’도 수족냉증의 원인 중 하나다. 이 질환은 혈관 조영술 이후나 복부 수술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하고, 특별한 선행질환이나 원인 없이 발생하기도 한다. 주로 발가락에 발생하며, 큰 혈관은 정상이나 족지 부근에서부터 혈류가 없어져 차가운 느낌과 발가락이 보라색이나 검은색으로 변하는 증상이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다. 괴사로 이어지고, 매우 심한 통증이 밤에 지속되는 특징도 있다. 이러한 파란 발가락 증후군은 호전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며, 추가적인 미세 혈전증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당부된다. 아울러, 신장 기능의 악화 여부를 반드시 추적해야 한다.


당뇨 환자에서 나타나는 수족냉증은 다양한 질환이 원인일 수 있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당뇨 환자에서 나타나는 수족냉증은 다양한 질환이 원인일 수 있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수족냉증의 또 하나의 원인으로는 심한 말초신경병증과 자율신경 장애가 있다. 자율신경은 사지로 가는 혈류량을 조절하고, 손·발에 땀이 나는 것을 제어하는 기능을 한다. 교감신경, 부교감신경 등이 자율신경에 해당한다. 당뇨병이 있는 경우 신경병증이 감각신경이나 운동신경에도 발생하지만, 자율신경에도 발생할 수 있는데, 특히 신경의 두께가 얇은 자율신경은 신경손상이 더 잘 발생한다.

교감신경 장애는 손이나 발로 가는 혈류량을 감소시켜 수족냉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는 혈관이 막히거나 모세혈관 내 혈류가 물리적으로 막힌 것과 유사한 증상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검사와 경험에 입각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자율신경병증에 의한 수족냉증은 약물을 통해 치료하며, 치료 기간은 오래 걸리는 편이다.

당뇨 환자에서 나타나는 수족냉증의 원인은 혈관과 신경의 이상 등으로 다양하며, 특히 신경과 미세혈관에 동시에 연관되는 질환도 흔하게 관찰된다. 각각의 원인 질환은 치료 방법이 다르기에 적절한 검사와 진단을 시행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뇨가 없는 경우도 척추질환이나 동맥 경화증, 정맥류 등에 의해 수족냉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드물지만 항암치료나 바이러스 감염도 원인이 된다. 이처럼 원인이 다양한 만큼, 임의로 진단하는 일은 없어야겠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김재영 원장 (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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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 디앤에프병원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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