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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하이닥 의학기자 차치환 교수ㅣ출처: 하이닥하이닥 의학기자 차치환 교수ㅣ출처: 하이닥
유방암 치료에 흔히 쓰이는 항암제들은 몇 가지 종류로 핵심을 추려볼 수 있다. 약의 작용기전에 따라 △빨간약이라고도 불리는 앤쓰라사이클린 제제 △도세탁셀과 파클리탁셀을 포함한 탁센 제제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 제제 등으로 나눠볼 수 있으며, 각각의 약제는 부작용에서 조금씩 차이가 난다. 항암 부작용은 구역, 구토, 설사, 탈모, 발열부터 시작해서 하지부종, 신경통증, 구내염, 변비, 두피염증, 손톱 색깔의 변화 등 다양하다. 항암치료의 일반적인 부작용과 그에 따른 관리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호중구 감소증
첫 번째 부작용은 ‘호중구 감소증’이다. 항암치료는 암세포뿐만 아니라 건강한 정상세포들까지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므로 골수기능억제가 부작용으로 발생한다. 골수는 건강한 백혈구와 혈소판 등을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하는데, 이에 따라 항암치료 중에는 빈혈, 혈소판 감소증, 호중구 감소증 등이 흔하게 나타난다.

중증 호중구 감소증의 정의는 절대 호중구의 수가 500개 미만인 경우로 정의된다. 호중구는 백혈구의 한 구성요소인데, 면역을 담당하므로 호중구 수치가 떨어지면 각종 감염에 취약해진다. 호중구 수치가 1,000 미만이면서 1시간 이상 38도의 열이 지속되는 경우를 열성 호중구 감소증이라 하는데, 이러한 상태에 이르면 반드시 응급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 호중구 감소증은 항암치료가 끝나고 열흘 전후에 흔하게 발생하며, 주로 65세 이상의 환자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도세탁셀 종류의 항암제를 쓰는 경우에 더 자주 발생한다.

호중구 감소증이 발생하면 전신 감염에 취약해지므로 고기와 생선은 반드시 조리 후에 섭취해야 하며, 손씻기와 마스크착용 등의 예방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 치료로는 항생제 투여와 함께 ‘G-CSF’라는 약을 사용하는데, 이것은 골수를 짜내서 호중구 수치를 올리는 약이다. 최근에는 작용기간이 긴 G-CSF 약제가 시중에 나와있어 호중구 감소증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미리 사용하기도 한다. 항암제 투여 종료 후 24시간 후에 투여하는 것이 원칙이며, 흔히 근육통, 골관절통, 발열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최근에는 편리하게 자가 투여가 가능한 제품들도 시중에 나와있기 때문에 항암이 끝난 다음날까지 병원에 입원해 있을 필요가 없다.

2. 말초 신경병증
두 번째 항암 부작용은 ‘말초 신경병증’이다. 가느다란 핀이나 바늘로 자꾸 찌르는 듯한 통증이나 손발가락이 저리고 타는듯한 느낌이 대표적인 증상인데, 이는 항암제가 정상 신경세포를 공격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항암치료가 끝나고 6개월에서 1년까지 지속되기도 하는데, 통증이 심한 경우 삶의 질이 현저히 낮아진다.

주로 탁센이나 플래티넘 계열의 항암제를 사용하는 경우에 나타나는데, 많게는 80% 정도의 환자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중구 감소증과 마찬가지로 항암제가 정상 신경세포들을 손상시키기 때문에 발생한다. 신경통의 정도는 함암제의 용량과 투여기간 등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통증의 정도는 항암제 투여기간과 정비례 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삼중 음성 유방암 환자에서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삼중 음성 유방암이란 에스트로겐 수용체(ER), 프로게스테론 수용체(PR), 그리고 표피성장인자 수용체2(HER2)가 없는 유방암을 말한다. 유방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3개의 수용체가 없다 보니 치료가 어려워 항암을 길게 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알려진 예방법은 불행히도 아직 없다. 따라서 신경통이 심한 경우에는 항암제의 용량이나 스케줄을 조정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감각이상으로 인한 낙상, 화상, 동상 등에 주의해야 하며, 근력 유지를 위해서는 걷기와 같은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청소나 요리 등 집안일에서 도움이 필요하다면 가족과 상의하는 것도 필요하다. 부작용에 효과가 있는 약제로는 가바펜틴과 같은 항경련제와 듀록세틴과 같은 항우울제가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비약물적 치료로는 침술이나 지압 등도 도움이 될 수 있다.

3. 구토, 구역
세 번째 부작용은 ‘구토 및 구역’이다. 이를 오심이라고도 하는데, 55세 이상의 젊은 여성에서 흔하고 입덧이나 멀미가 심했거나 불안이 심한 환자에서 자주 발생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페퍼민트 차나 민트, 생강차 등이 도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량의 스낵이나 찬 음식을 여러 번 나눠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항구토제로 사용되는 약물로는 세로토닌 수용체 길항제인 라모세트론, 온단세트론, 팔로노세트론 등과 NK1 수용체 길항제인 아프레피탄트, 네투피탄트 등이 있다. 지연성 오심을 막기 위해 경구 스테로이드를 항암 후 3일간 사용하기도 한다. 항암치료 시 이러한 각종 약들을 병합 요법으로 사용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토가 하루 이상 지속되어 건조 증상이 심하고 소변량 감소, 어지러움 등의 탈수 증상이 나타날 때는 반드시 응급실에 내원하여야 한다.


사지부종은 항암치료 시 흔히 나타나는 부작용이다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사지부종은 항암치료 시 흔히 나타나는 부작용이다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
4. 사지부종
네 번째 부작용인 ‘사지부종’은 림프액의 흐름이 방해를 받아서 체액이 상·하지에 고여 발생하며, 사지가 붓거나 팔다리 통증 등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부종이 발생한 피부를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일시적으로 움푹 들어가기도 한다. 많게는 유방암 환자의 20%에서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부종이 발생한 부위에는 봉와직염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피부 위생에 신경을 써야 하며, 해당 부위에 침을 맞는 것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부종이 심한 환자에게 재활의학과와의 협진 하에 도수적 림프배액 물리치료나 간헐적 공기펌프를 이용한 재활치료를 시행한다. 라식스/알닥톤이라는 이뇨제도 함께 투약한다.

5. 탈모

다섯 번째 항암 부작용은 ‘탈모’이다. 특히 두피의 정수리와 전두엽에서 심하고 모발 회복도 더딘 편이며, 독소루비신이나 파클리탁셀을 투여하는 환자의 상당 수에서 발생한다. 탈모 시기는 항암제의 용량과 일정에 따라 다른데, 대부분 항암제가 들어가고 2주 후부터 시작되며 두 번째 사이클이 끝날 때 즈음엔 머리카락이 완전히 빠지게 된다.

최근 탈모를 예방하기 위한 방법으로 두피 쿨링이 주목 받고 있는데, 전향적 연구에서 효과가 입증되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자동화 디바이스는 2개가 있다. 이러한 디바이스의 작용기전은 두피의 온도를 낮춰 말초 혈관의 수축을 일으켜 항암제가 두피의 정상 모낭세포에 전달되는 양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항암제 투여 30분 전부터 두피 쿨링을 시작하여 투여 3시간 후까지 유지해야 한다.

6. 구내염
마지막은 ‘구내염’이다. 구강 점막에 염증이 생기고 정상 조직이 파괴되면서 30~40%의 환자들이 입안 통증으로 인해 음식이나 침을 삼키기 힘들어진다. 특히 독소루비신, 도세탁셀, 5-FU, 에벌로리무스 등의 항암제를 투여하는 환자에서 잘 발생하는데, 통증으로 인해 잘 먹거나 마시지 못해 체중감소, 탈수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정맥 영양제와 진통제 치료가 필요하다.

구내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중조 가글액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은데, 스테로이드 성분이 함유된 가글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가글은 한 번에 30초가량 시행하며, 30분 이내 음식 섭취는 피해야 한다. 맵거나 신맛 나는 등의 자극적인 식단은 삼가는 것이 좋으며, 가능한 한 뜨거운 음식 역시 피하는 것이 좋다. 구내염이 심할 때는 입안 궤양을 치료하는 뮤테라실 스프레이를 사용하고 수분 섭취를 늘리는 것은 필수이다.

항암치료는 암 환자들이 가장 힘들어하고 피하고 싶어하는 치료이다. 이 힘든 시기를 경험 많은 의료진과 함께 잘 통과해 나가기를 응원한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차치환 교수 (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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