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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해외여행객이 더욱 증가했다. 특히 동남아 여행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아졌는데, 7월부터 공항과 항만검역소에서 무료로 뎅기열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7월부터 11월까지 공항·항만 13개 검역(지)소에서 동남아 여행객을 대상으로 무료 뎅기열 신속진단검사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모기매개 감염병이 증가하고 있다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모기매개 감염병이 증가하고 있다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동남아 여행 중 모기 물렸는데 열나면 ‘뎅기열’ 의심해야
뎅기열은 모기를 통해 전파되는 질환으로 발열, 심한 두통, 근육통, 관절통, 발진 등의 증상을 보이며 전체 환자 중 약 5%는 중증뎅기감염증(뎅기출혈열 또는 뎅기쇼크증후군)으로 진행될 수 있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 약 20%가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전 세계 뎅기열 발생은 최근 20년간 10배 이상 급증했으며, 올해 6월 8일 기준으로 216만 2,214명이 발생했고 947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됐다.

우리나라 역시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발생하지 않던 뎅기열 환자가 지난 2022년 입국 규제 완화와 함께 급격하게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연 200명 내외로 지속 발생하고 있으며, 대부분 필리핀,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을 방문 후 감염된 것으로 보고됐다. 특히 2023년 6월 24일 기준 뎅기열 환자는 55명으로 전년 동기간(10명) 대비 5.5배 증가했다.

한편, 뎅기열을 매개하는 흰줄숲모기가 국내 전 지역에 서식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자체발생 사례는 아직 없으나 흰줄숲모기가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이상 뎅기열 토착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뎅기열은 확실한 치료제와 예방 백신이 없기 때문에 예방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질병청은 지난해 뎅기열 국내 유입 및 전파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선제 대응의 일환으로 검역 단계에서 뎅기열 환자를 능동 감시했다. 부산·김해공항검역소에서 발열 등 뎅기열 감염이 우려되는 입국자 110명 중 확진 환자 3명을 조기에 발견하는 성과를 얻었다. 이에 올해는 검역소를 확대하여 선제적 예방에 나서기로 했다.

모기 매개 감염병 급증…미국에서 20년 만에 발생한 ’말라리아’도 조심
한편, 모기 매개 감염병은 점차 급증하고 있고 있는 실정이다. 질병청 '2022 감염병 신고 현황 연보'에 따르면, 코로나를 제외하고 신고가 증가한 주요 감염병은 뎅기열(3333%), 말라리아(42.9%), CRE감염증(31.1%) 등이었다. 국내 말라리아 환자는 2020년 385명에서 2022년 420명으로 증가했다. 말라리아는 동물과 사람 사이에 전파가 가능한 '인수공통감염병'으로, 말라리아 원충이라는 기생충에 감염된 암컷 얼룩날개모기에 물려 걸리는 질병이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발열, 오한, 두통, 근육통, 피로, 구토, 설사 등이 있다. 심하면 뇌, 심장, 폐, 신장 등이 손상되고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얼룩날개모기는 약 430종이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8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말라리아 위험지역으로는 휴전선 인근 지역인 인천광역시, 경기·강원 북부지역이다.

최근 미국에서도 20년 만에 말라리아 환자들이 연이어 발생했다. 플로리다에서만 4건이 발생하여 지역사회로의 확산이 우려되었으나, 유행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에서 확인된 감염 사례 대부분은 해외 감염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미국 내 말라리아 감염 사례가 더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왔다. 기온이 상승하면 모기의 생존 확률이 높아지고 기생충이나 바이러스가 모기 체내에서 증식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단축해 준다. 미국 내 250개 지역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70% 이상의 지역이 모기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으로 변한 상태다.

기후변화로 인해 모기가 서식하기 좋은 지역이 확대되는 현상은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등 다른 나라에서도 관찰됐다. 남미 페루에서는 올해 14만 6,000명의 뎅기열 환자가 발생하고 이중 248명이 사망했다. 유럽질병관리예방센터(ECDC)가 지난 6월 22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에서도 모기를 매개로 한 감염병이 급증했다. 뎅기열 감염은 프랑스 65건, 스페인 6건 등 71건이다. 모기에 의해 전파되는 다른 감염병이 웨스트나일열도 지난해 유럽에서 1천 133건(사망자 92명)이 발생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7~11월 동안, 동남아 여행객 대상 ‘무료 뎅기열 신속진단검사’ 실시
모기 매개 감염병은 치료보다 감염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아프리카, 중동, 중남미 등 말라리아 고위험 지역에 방문할 땐 말라리아 예방약을 복용하고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국내에서 모기가 활동하는 4월부터 10월까지는 야간에 활동할 때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좋다. 불가피하게 야간에 외출할 때는 모기를 유인하는 어두운색 옷이 아닌 밝은색 옷을 착용하고, 기피제를 사용하는 등 개인 예방을 철저히 해야 한다.

뎅기열을 옮기는 모기는 주로 낮에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남아 등에서 낮에 야외 활동을 한다면 긴소매 옷을 입고 모기가 많은 풀숲이나 산속 등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여행을 마친 후 발열, 모기 무림 등 뎅기열 감염이 의심된다면 검역소에서 신속진단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단, 뎅기열 신속진단검사는 간이키트검사로 양성자는 검역소에서 발급받는 양성확인서를 지참하고 가까운 의료기관에 방문해 확인진단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사전에 뎅기열 예방수칙을 숙지하고 동남아 국가 여행 후 발열 등 뎅기열 감염 의심증상이 나타난다면 검역소에서 신속진단검사를 받을 것"을 당부했다.

<검사 가능한 국립검역소>

·공항 검역소 : 인천공항, 김해공항, 청주공항, 무안공항, 대구공항
·항만 검역소 : 부산, 평택, 군산, 목포, 여수, 포항, 울산, 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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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애리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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