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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일부터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이 시행됐다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지난 6월 1일부터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이 시행됐다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

6월 15일,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이 시행된 지 보름이 지났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세계를 언택트(Untact, 비대면) 시대로 전환했다. 학교, 직장은 물론 문화, 소비, 금융 등 우리 일상은 디지털 전환이 불가피해졌다. 의료계도 마찬가지. 한시적으로 허용한 비대면 진료는 코로나19 위기 단계가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됨에 따라 종료됐다. 이에 정부는 지난 6월 1일부터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위한 시범사업을 시행했으며, 각계각층에는 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이 시행된 지 보름이 지난 오늘. 비대면 진료에 대한 궁금증을 짚어본다.

본 기획은 총 3편에 걸쳐 진행되며, <①편: 비대면 진료는 왜 시행하게 됐나> <②편 : 비대면 진료 시행 현황> <③편 : 만성질환 관리에 있어서 비대면 진료의 필요성>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첫 번째로 비대면 진료를 왜 시행하게 됐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한시적 비대면 진료, 의료 사각지대 해소에 도움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부터 지난 4월까지 의료기관 내 감염방지를 위해 한시적으로 비대면 진료가 허용됐다. 지난 4월 말까지 1천400만 명이 3천800만 건의 비대면 진료를 받았다. 그러다 지난 5월부터 코로나19 위기 단계가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됨에 따라 비대면 진료가 종료됐다.

비대면 진료는 도서산간지역 거주자, 장애인, 노인 등 의료취약계층의 물리적 의료 사각지대는 물론 업무, 육아 등으로 의료 이용이 어려웠던 현대인들의 '일상 속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며 국민들의 의료 접근성을 혁신적으로 개선했다. 특히 만성질환 환자처럼 개인의 디지털 헬스 역량이 큰 질환의 경우 비대면 진료 만족도가 높았다.

고혈압,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자들은 지속적으로 추세를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디지털 헬스'의 도움이 절실한 영역이다. 병원에 가지 않을 때에도 혈당과 이상수치 등을 꾸준히 체크하고 기록해 진료 시 의사와 소통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만성질환자는 디지털 헬스에 대한 이해와 활용 수준이 높을 수록 병원에 직접 가지 않아도 되는 비대면 진료에 긍정적이었다.

‘비대면 진료’ 경험한 국민 88%가 높은 만족도 나타내
이 같은 경향은 지난해 11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비대면 진료 서비스 만족도와 디지털 헬스 역량 조사'에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일주일간 '한시적 비대면 전화상담 및 처방 서비스'를 경험한 만 19세 이상의 국민 1,70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국민 79.1%가 현재 비대면 진료가 한시적 허용 상태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코로나19 진료로 비대면 진료를 이용한 경우는 66.1%였으며, 당뇨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 관리를 위해 비대면 진료를 이용한 경우는 20.6%였다. 감기나 설사 등 경증질환 치료(18.8%)로 비대면 진료를 받았다는 응답이 그 뒤를 이었다. 수술이나 퇴원 후 사후 관리를 위해 비대면 진료를 이용한 환자는 8.3%였다.

환자들은 시간이나 거리, 이동에 구애받지 않는 편리함과 경제성(34%) 때문에 비대면 진료를 택했다. 코로나19 격리 중(34%)이거나 감염 우려(29.5%)라는 답도 비등했다. 환자 대부분은 음성이나 화상 전화(71.7%)로 비대면 진료를 이용했다.

비대면 진료를 받은 환자의 전체 만족도는 62.3%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남성(59.1%)보다는 여성(65.3%)에서, 대도시(60.6%)보다는 읍면지역(65.1%)에서 만족도가 높았다. 연령별로는 만 19~29세가 66.9%로 가장 높았고, 만 40~49세가 59.7%로 가장 낮았다. 만 60세 이상 환자 만족도는 62.0%였다. 특히 당뇨와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으로 비대면 진료를 이용한 환자 중 60%가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지속 관리 중요한 만성질환에는 긍정적…그러나 풀어야 할 숙제 남아
코로나19가 극심했던 시기에 비대면 진료의 일시 활용은 만성질환자들에게 편리하고 건강한 일상을 관리하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했다. 이에 앞으로 비대면 진료를 활용하겠느냐는 물음에 만성질환자를 포함한 국민의 87.8%가 그러겠다고 응답했다. 상담 시간 및 정보 충족 등 비대면으로 받은 진료에 대한 만족도가 전반적으로 높을수록 더욱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의원급 의료기관이 30분 이상 떨어진 곳에 거주하는 경우나 월 1회 이상 의료기관을 정기적으로 방문해야 하는 사람들은 앞으로도 비대면 진료를 이용할 의향이 높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읍면 지역 환자 91.7%가 앞으로 비대면 진료를 계속 받겠다고 답했다.

평소 혈압과 혈당 등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한 만성질환자들은 주기적으로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의사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그렇기에 만성질환자들은 매번 찾아가는 번거로움을 해결할 수 있는 비대면 진료에 대해 긍정 의견을 제시하며, 만성질환자의 8.6%가 비대면 진료를 계속 활용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비대면 진료에 직접 참여한 의료진들도 긍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이들은 플랫폼들이 행정절차를 대신 처리해 준 덕분에 진료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고 환자가 적은 동네 병·의원이나 약국을 운영하는 경우 비대면이라는 새로운 창구가 생겨 직역(職域)의 전문성을 발휘할 기회가 늘었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긍정적 시각 이면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방안을 두고 의료계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의 비대면 진료는 진단된 확진 환자의 전염 위험성이 있어 의미가 있었지만, 팬데믹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아닌 상황에서 허용하는 비대면 진료에 대해서는 충분한 논의와 검토가 필요하다"라고 입을 모았다. 대한의사협회 산하 의료정책연구소는 해외 주요국들의 재진 위주 비대면 진료 시행 보고서를 통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으며, 원격의료산업협의회는 최근 G7(주요 7개국) 중 6개국은 비대면 진료 대상을 초·재진에 따라 구분하기 않는다고 반박했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8월 말까지인 계도 기간 동안 현장 건의 및 불편사항을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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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애리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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