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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하이닥 의학기자 임은교 원장ㅣ출처: 하이닥하이닥 의학기자 임은교 원장ㅣ출처: 하이닥

A씨는 언젠가부터 코가 막혀 답답해 입으로 숨 쉬는 버릇이 생겼다. 시간이 지날수록 콧속이 건조하고 숨쉬기 어려운 증상이 악화되었고 머리가 어지럽거나 깨질 듯한 두통이 발생했다. 참다 참다 결국 병원을 찾게 되었고 ‘비염’이라 진단받았다.

비염이라고 하면 대부분 콧물, 재채기, 코 막힘 증상이 나타나는 알레르기성 질환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그런데 위 사례 속 A씨와 같이 단순 코 막힘 증상뿐 아니라 얼굴로 열이 오르는 느낌부터 두통, 집중력 저하, 잦은 허기와 같은 증상들로 일상생활이 어려워져 병원을 찾았다가 비염으로 진단받은 경우가 적지 않다.

위축성 비염, 점막 건조가 특징
어느 날 갑자기 비염 진단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환절기에만 증상이 나타나는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시작해 만성 비염이 된 케이스들은 임상적으로 유독 코 막힘 증상이 불편하다고 얘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환자들은 단순히 외부 알레르기 물질에만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다. 대체로 점막이 건조한 것이 문제 되어 증상이 유발되고 비염이 낫지 않는다.

점막이 건조해진 원인은 단순히 코만 살펴본다고 해서 알 수 있는 부분이 아니며, 일시적으로 식염수로 세척하거나 보습제를 바르는 관리로 해결되지 않는다. 신체적, 정신적 건강 상태를 모두 살펴야 원인을 파악할 수 있으며, 이 과정을 겪지 않으면 치료가 잘되지 않는 경우들이 적지 않다.

인체의 코는 기본적으로 촉촉하고 따뜻하게 유지되어야 본래의 기능이 가능하다. 코의 습도 조절 기능에 문제가 생겨 비강 점막이 건조해지면 코 점막이 위축되고 이상 현상들이 발생한다. 따라서 만성적인 코 막힘을 유발하는 비염 치료를 위해서는 코 안에서 습도 조절이 잘되지 않도록 만드는, 체내 점막을 건조하게 만드는 원인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① 첫 시작이 알레르기 비염인 경우

알레르기성 비염에서 시작해 만성적인 건조 비염으로 넘어가는 환자들은 기온 변화에 몸이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가 되어 비염이 발생하고 이 상태가 교정되지 않은 것이 주요 원인이다.

이런 경우 일교차가 큰 환절기나 냉난방으로 실내·외 기온차가 클 때마다 코가 잘 적응하지 못하고 비염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점차 환절기가 아닌 계절이나 실내·외 온도차가 크지 않아도, 단순히 아침이나 저녁만 되어도 비염 증상이 점점 심해진다. 주로 ‘처음에는 재채기가 나오고 콧물이 줄줄 나오다 결국에는 코가 꽉 막힌 듯한 증상이 나타나 사라지지 않는다’라고 호소한다.

② 처음부터 건조한 증상이 위주였던 경우
기존에도 코가 건조하여 불편했거나 피부 건조증, 아토피피부염, 안구건조증, 갈증, 마른기침 등의 증상이 있었던 경우라면 점막에 수분이 메마른 것이 주요 원인이다. 코 점막 외 눈·입 등 두면부의 점막이 전체적으로 건조한 경우가 많으며, 코 막힘, 수면장애, 두통, 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이 동반되고 있다면 수분대사장애의 해결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수분대사장애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요인에는 ‘수면장애’가 있다. 예를 들어 몸이 무겁거나 피로가 느껴져 잠을 푹 자도 피로가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반복되면 수면장애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 몸은 자는 동안 일어나는 생체활동으로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피곤한 상태가 지속되면 체내 열이 오른다. 이 때문에 수면장애가 지속되면 두면부까지 열이 오르고 점막이 건조해지면서 만성적인 코 막힘,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코가 답답하고 막히니까 잠을 잘 못 자겠어요’라며 비염 증상 때문에 쉽게 잠들지 못하거나 깊은 잠을 자지 못해 오는 피로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이전부터 수면장애가 있었고 그것이 코막힘, 두통, 집중력 저하의 원인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두면부의 점막이 전체적으로 건조하면 두통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두면부의 점막이 전체적으로 건조하면 두통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만성 비염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원인 치료가 필요
이와 같이 알레르기성, 만성 비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원인 파악 후 그에 맞는 치료가 필요하다. 점막이 건조하지 않은, 또 다른 메커니즘으로 비염 증상이 발생한 경우에는 치료 방법 또한 달라져야 한다.

예를 들어 소화 기능이 떨어진 것이 면역력에 영향을 미치면서 알레르기 문제, 비염 문제가 발생한 경우라면 코 막힘, 두통 외에 허기짐이 추가로 발생하기도 한다. 증상이 만성화되어 더 이상 염증억제 효과가 있는 치료제로는 치료가 어렵다면 자가 치료 및 관리로 눈을 돌리거나 치료를 포기할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와는 치료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밀 진료로 몸 상태를 입체적으로 분석하고 진단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므로 전문 의료진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염증을 일으켜 증상을 유발한 원인이 해결, 코 안의 환경이 적절하게 조성되면 점차적으로 꽉 막힌 코 막힘이 호전되면서 추가적으로 유발되던 두통, 피로감과 같은 증상들도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임은교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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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교 청아한의원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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