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인 1천만 명 시대. [모락모락(毛樂毛樂)]은 떨어지는 모발 한올 한올이 소중한 탈모인들을 위한 기획 기사입니다. 성형외과 전문의 박수진 원장(맥스웰피부과)과 함께 다양한 탈모 지식과 궁금증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전합니다.
Q. 유전성(안드로겐성) 탈모를 치료하는 대표적인 약물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안드로겐성 탈모증의 약물 치료제는 탈모 진행을 늦추는 역할을 하는데요. 남성형 탈모증의 대표적인 약물로는 ‘피나스테라이드(Finasteride)’와 ‘두타스테라이드(Dutasteride)’가 있습니다.
피나스테라이드는 세계 최초의 경구용 남성형 탈모 치료제로, 1997년 미국 FDA 승인을 받았습니다. 제2형 5-알파 환원효소(5-α Reductase)의 작용을 막아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이 모낭의 뿌리를 공격하는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라는 호르몬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억제하여 농도를 감소시킴으로써 두피 모낭이 축소되는 것을 막아 탈모의 진행을 억제합니다.
두타스테라이드의 오리지널약은 2009년 성인 남성 탈모치료제로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시판되었습니다. 테스토스테론을 DHT로 전환하는 5-알파 환원효소의 제1형과 제2형 효소를 모두 억제하여 DHT의 감소율이 더욱 높습니다.
또 다른 탈모 치료제로는 미녹시딜(Minoxidil)이 있는데요. 고혈압 치료를 위해 혈관 확장제로 사용 중 모발이 나자 바르는 미녹시딜로 여러 임상 시험 끝에 FDA에서 1988년 탈모치료제로 승인받았습니다. 미녹시딜은 말초 혈관에 작용하여 피부의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모낭세포를 활성화하며 모발의 생장 주기를 연장합니다. 원형 탈모의 경우 주원인인 T림프구의 수치를 감소시켜 면역 기능을 정상화함으로써 탈모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고, 모낭세포의 분열을 촉진함으로써 사이세포 증식에 직접 작용해 발모 효과를 촉진합니다.
미녹시딜을 복용하면 약의 효과는 전신에 나타나고, 바르면 바르는 부위에만 효과가 나타납니다. 최근 유튜브에서 어느 분이 “미녹시딜을 복용하면 탈모 치료는 끝이다”라는 식으로 언급하여 많은 여성 환자들이 미녹시딜을 처방 받고자 내원을 합니다. 물론 미녹시딜을 복용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미녹시딜을 복용한 후 팔, 다리와 겨드랑이 등 전신의 체모가 굵어지는 현상을 경험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한 복용하는 미녹시딜의 부작용으로는 전신이 부을 수 있고 반사성 빈맥이 생길 수 있으며, 두통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동물실험에서는 심장 근육 일부와 좌심실의 일부 괴사도 발표된 적이 있습니다. 7살 여아가 미녹시딜을 실수로 복용한 후 지속적인 구토와 40시간 동안 저혈압과 빈맥을 보인 사건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복용하는 미녹시딜의 효과는 강력하지만 조심해야 하는 부분도 분명히 있기에 탈모 전문의와 상담 후 꼭 필요시에만 복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피나스테라이드와 두타스테라이드의 효과 차이가 궁금합니다.
두 약제의 효과는 비슷하지만, 최근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M자형 탈모, 정수리 탈모에서 피나스테라이드보다 두타스테라이드의 탈모 진행 억제가 유의하게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테스토스테론의 DHT 전환 감소율이 피나스테라이드는 70% 정도지만, 제1형과 제2형 효소를 모두 억제하는 두타스테라이드의 DHT 감소율은 90% 정도라는 사실을 감안했을 때 당연한 결과로 예측할 수 있습니다.
많은 환자가 가장 궁금해하는 약물의 유해사례는 두 약제 모두 유사한 정도였습니다. 전립선 비대증의 치료에도 피나스테라이드보다 두타스테라이드의 효과가 유의미하게 높습니다. 다만, 이러한 사실을 고려했을 때 전립선의 크기와 기능이 정상적인 젊은 환자가 처음부터 두타스테라이드의 복용이 올바른지에 대한 토론은 아직 진행 중입니다. 또한 피나스테라이드는 두타스테라이드보다 12년 전에 출시되어 데이터가 더 많기 때문에 안전성이 확립됐다고 생각할 수 있으므로, 환자 개개인의 진행 정도에 따라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받기를 권합니다.
Q. 탈모 가족력이 있는 경우,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예방 차원에서 탈모약을 복용하는 젊은 층이 늘고 있는데요. 실제로 예방 효과가 있나요?
가족력이 있어도 모두 탈모가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도 발현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예방 차원에서 약을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실제로 병원을 내원하는 환자 중 탈모가 아직 없어 약은 먹지 말고 1년 후에 비교 경과만 보자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숱이 줄어드는 것 같거나 헤어라인의 후퇴가 보이기 시작한다면 병원에 내원해 정확한 진단을 받은 후 적절한 약을 먹기를 바랍니다.
탈모약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ㅣ출처: 게티 이미지뱅크
Q. 탈모약은 평생 먹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탈모약을 오랫동안 먹던 사람이 중단하면 바로 탈모가 진행되나요?
안드로겐성 탈모증은 평생 진행을 하는 질환입니다. 5-알파 환원효소를 억제하여 테스토스테론의 DHT 전환율을 지속해서 낮춘다면 안드로겐성 탈모증의 진행은 많이 억제됩니다. 약의 복용을 중단하면 DHT는 다시 생성되며 탈모는 다시 진행합니다. 이렇게 꾸준히 DHT의 생성을 억제하기 위해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는 사실에 부담을 느끼는 환자분들이 많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어릴 때부터 교육받고 당연하게 ‘평생’ 하는 행동들이 있습니다. 예로 양치질을 하루 세 번 하고, 매일 자외선차단제를 바르며, 당뇨병 환자는 혈중 당의 농도를 낮게 유지하기 위해 당뇨약을 복용합니다. 또 고혈압 환자는 혈압을 적정 압으로 유지하기 위해 ‘평생’ 약을 먹습니다. 탈모 역시 질환이기에 진행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평생’ 약을 먹는 것이 당연합니다. 올바른 교육과 이해가 이루어진다면 ‘평생’이라는 단어에 대한 거부감도 줄어들 것이고, 당연한 행동이 될 것입니다.
탈모약을 오랫동안 먹다가 중단하면, DHT는 다시 생성되며 탈모는 다시 진행합니다. 따라서 탈모가 신경 쓰인다면 약은 계속 복용을 하는 것이 맞습니다.
Q. 병원에서 처방하는 탈모약과 함께 복용하면 좋은 영양제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1960년대 독일 칼스버그 맥주 공장 노동자들의 모발이 풍성하고 윤기 있었던 이유는 맥주 효모를 규칙적으로 섭취한 덕분이었습니다. 맥주 효모는 맥주를 만들 때 꼭 필요한 요소로 모발과 비슷한 단백질 구조로 되어 있는데, 약용 효모는 맥주에 사용되는 효모를 정제한 것으로 1978년 독일에서 약품이 발매되었습니다. 이 제품에는 약용 효모 외에 L-시스테인과 케라틴 등 모발의 생장에 필수적인 영양소들이 들어있습니다.
L-시스테인과 케라틴 역시 모발의 주요 성분으로 항산화 효과가 있으며 복용 시 모발의 성장에 도움이 됩니다. 티아민은 모발 형성 세포의 증식 능력을 증가시키며, 판토텐산은 모발 세포의 증식을 위한 에너지 대사를 도와주며 조직 세포의 성장과 재생을 자극합니다. 단, 이러한 성분은 그냥 복용하면 몸에서 흡수를 하기가 어렵기에, 유산균을 동시에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유산균이 1차 가수분해를 도와 흡수율을 높여주기 때문입니다.
최근 탈모 영양제로 각광 받는 비오틴은 두피와 모발을 구성하는 단백질 대사에 필수적인 성분으로 모발의 정상적인 신진대사에 관여하고 에너지 대사와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활력 비타민으로 비타민 B7, 비타민 H로도 불립니다. 두피에 영양을 공급하고, 두피는 건강하게 함으로써 모낭의 건강도도 향상됩니다. 비오틴 대사 장애나 비오틴 결핍으로 인한 탈모인 경우에는 효과가 있겠지만, 모든 탈모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것은 확실한 것이 아닙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 중에는 비오틴의 함량이 많게는 10,000mcg의 제품들도 있는데, 비오틴 함량이 높을수록 탈모 치료 효과가 더 좋다는 근거는 없으며, 과량 복용 시 통풍을 유발할 수 있기에 탈모 전문의와 상담 후 적정 용량을 복용하기를 권합니다.
박수진 원장ㅣ출처: 맥스웰피부과
도움말= 하이닥 상담의사 박수진 원장(맥스웰피부과 성형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