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귀는 한 번 생기면 잘 낫지 않고 치료도 까다로운 ‘난치성’ 피부질환이다. 혹자들은 흔한 피부병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도 하는데, 실제로 겪어 본 사람들은 난색을 표한다. 사마귀는 전염성이 매우 강한 바이러스 질환이다. 감염성이 있기 때문에 병변을 만지거나 관리를 소홀히 여길 경우 신체 다른 부위로 퍼져나갈 수 있으며, 의도치 않게 타인에게 전염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생식기 주변에 찾아오는 사마귀
사마귀의 발생 부위는 다양하다. 손과 발을 비롯해서 목이나 얼굴에 나타날 수 있고, 성기에까지 발병할 수 있다. 성기 사마귀라고 불리는 ‘곤지름’은 인유두종 바이러스 (Human Papilloma Virus, HPV)에 의해서 발생한다. 일반적인 사마귀와 같은 원인이나, 성기와 항문 주변에 발생해서 환자들을 위협하고 불쾌감을 유발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곤지름은 성별에 관계없이 생길 수 있으며 크기와 색, 모양이 사례마다 달라서 자가 진단이 어렵다. 따라서 생식기 주변에 전에 없던 병변(돌기)이 생겼다면 전문 의료기관을 찾아서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좋다.
증상보다 원인 해결하는 데 집중해야
곤지름 환자 중에는 진료를 미루거나 피하려는 경우도 있다. 부위나 증상이 남에게 보이기 부끄럽다는 이유이다. 환자의 입장은 공감되나, 증상을 방치하면 병변이 더 커지고 주변으로 확대될 뿐만 아니라 냄새와 통증까지 동반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곤지름은 일상생활에 상당한 불편함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그 때문인지 상당수의 환자들이 신속하게 제거할 방법을 찾는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난 돌기를 제거해도 병변 내부에 있는 원인이 사라지지 않으면 문제는 계속될 수 있다. 내부 원인, 즉 바이러스를 해결해야만 재발률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증상 완화와 재발률 감소를 목적으로 곤지름 치료를 진행한다. 체내 면역력을 개선해서 바이러스의 침투에도 흔들리지 않는 면역체계를 구성하는 것이 요지이다. 치료에는 면역 증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한약과 침, 뜸 요법이 활용된다. 치료를 통해 면역력이 활성화되면, 다양한 피부 질환에 대처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될 수 있다.
민감한 부위여서 감추거나, 자연 치유를 기다리다 보면 증상은 더 심화될 수 있음을 기억하자.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않으면 사마귀 병변이 재발할 가능성도 높다. 곤지름을 발견했다면 전문 의료기관을 통해 면역과 바이러스 문제를 개선해나가길 권장한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이원호 원장 (한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