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게 교통사고를 겪은 환자분들을 진료하고 치료하다 보면 불면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사고 이후에 목이 뻐근하고 허리가 아파져서 ‘단순히 통증 때문에 잠이 안 오는 것일까?’라고 생각하시는 환자분이 많았다. 교통사고 후 불면증이 찾아오는 이유에 대해 정확히 알아보자.

교통사고로 인해 목이 앞뒤로 흔들리고 꺾이는 충격을 받게 되면 그로 인해 경추부도 물리적으로 충격을 받고, 가동범위나 근육의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사고를 당하면서 몸에도 물리적 충격을 입지만 정신적, 심리적인 충격도 매우 중요하다. 사고로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되어 충격을 강하게 받은 환자의 경우, 정신적으로도 큰 영향을 받게 되어 심리적으로 불안정해진다. 일시적으로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깨지게 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사고 이후의 불안감, 목과 두개골 주변 조직의 경직감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불면증이 시작된다.

불면증의 증세로는 평소보다 잠드는 시간이 길어지고, 수면 중에 자꾸 깨는 증상이 있을 수 있다. 또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나는데 가슴에 두근거리거나 머리가 어지럽거나 항상 멍하고 기억력이 감퇴하는 느낌이 들 수 있다. 사람에 따라 소화가 안 되거나 식욕감퇴, 식은땀, 손발이 찬 느낌이 동반되어 오기도 한다. 다친 정도가 눈에 보이지 않는 경우라 하더라도 심신에 매우 큰 충격이 가해졌을 수 있으니 불면증세를 호소하는 경우라면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보고 중에서도 중요하게 여겨 함께 치료해야 한다.

불면증 외에도 우울증, 불안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등이 함께 올 수 있다. 다양한 교통사고 후유증 증세는 한꺼번에 나타나기보다는 알아차리기 힘들 정도로 미세하게 시간의 간격을 두고 나타나기도 하므로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불면증을 동반한 교통사고 후유증 치료 시 유의점
한의학적으로 교통사고 환자들을 대할 때는 충격을 받은 심신을 통합적으로 회복하는 데 중점을 둔다. 그 방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한약 치료를 통한 기능과 편차의 회복을 기본적으로 진행한다. 그리고 근육과 관절의 변화를 치료하기 위해서 침 치료, 추나요법, 약침치료, 운동치료 등을 병행하게 된다. 이러한 치료들의 목적은 사고 이후 틀어진 뼈와 근육을 재조정하고 기능을 회복하며 통증을 감소시키는 것에 있다. 전체적으로 순환이 원래 잘 되지 않았거나, 체형이 틀어져 있던 분들의 경우에는 사고 후유증이 오래갈 수 있으므로 좀 더 세심히 살펴야 한다. 특히 불면증의 경우에는 다른 요인이 없는지 진료 시 더욱 꼼꼼하게 살펴 환자의 병력과 성향을 알아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단순히 근육의 경직을 풀어주는 한약 처방으로 불면증을 잡기는 어려우니 개인별로 맞춤 처방을 하는 것이 좋다. 침 치료와 부항 치료 그리고 척추와 관절을 교정하는 추나 치료를 병행하여 치료를 진행한다. 치료를 진행해 나가면서 앞으로 나타날 증세를 미리 예방하고, 현재 나타난 증세의 경감을 목표로 주 2~3회 정도 꾸준히 좋아질 때까지 치료받는 것이 현명하다.

교통사고 후유증은 당장 증상이 없어도 추후에 여러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으므로 현재 증세가 크지 않더라도 지속적으로 본인 몸 상태를 체크하고 살펴보려는 노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특히 불면증세가 나타난다 싶으면 한의원에 내원하여 몸 상태에 대해 더욱 면밀히 확인해볼 필요가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글 = 하이닥 상담의사 류기현 원장 (한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