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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시라이프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가 깨어나고 얼었던 땅이 녹으며, 초목에 새순이 돋는 3월이다. 최근 몇 년간 워라벨, 소확행 등 자신만의 시간과 소소한 행복을 중요시하는 트렌드가 이어지고, 지난해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되면서 여가를 활용해 나들이나 캠핑 등 야외 활동을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와 함께 진드기나 설치류의 배설물 등을 통해 전염되는 감염병 발생 사례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봄철 감염병봄철 감염병

▲ SFTS
‘중증 열성 혈소판감소증후군’이라고도 부르는 SFTS(Severe Fever with Thrombocytopenia Syndrome). 일명 ‘살인 진드기’로 알려진 참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 질환이다. 질병관리본부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3년 36명 △2014년 55명 △2015년 79명 △2016년 165명 △2017년 272명으로 매년 환자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2016년과 2017년에는 165명에서 272명으로 불과 1년 사이에 약 65%나 환자가 급증했다.

초기 증상은 고열과 구토
SFTS에 감염되면 나타나는 대표 증상은 고열, 구토, 설사 등이다. 38~40℃의 고열이 3~10일가량 계속되고, 혈소판 및 백혈구 감소, 구토, 설사 등 소화기 증상도 나타난다. 발병 후 5일 이후에는 림프절이 커지는 증상이 1~2주간 지속되기도 하며, 다발성 장기 부전이나 신경학적 증상, 혼수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구토, 고열 등 초기 증상은 독감이나 식중독 등 다른 질병으로 인한 증상과 비슷해 쉽게 구별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야외 활동 후 고열, 구토, 설사 증상을 보인다면 가까운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 신증후군 출혈열
야외 활동 이후 발열, 두통 등의 증상을 유발하는 감염병은 또 있다. 바로 유행성출혈열이라고 부르는 신증후군 출혈열이다. 이는 한탄 바이러스(Hantaan Virus)와 서울 바이러스(Seoul Virus) 등에 감염된 설치류의 분변이나 오줌으로 배출된 바이러스로 인해 퍼지는 급성 발열성 질환이다. ‘한탄’, ‘서울’ 등 특이한 바이러스 이름은 환자가 발생한 지역에 서식하는 등줄쥐에서 원인 바이러스를 분리해 신증후군 출혈열의 병원체를 발견했기 때문에 붙었다.
신증후군 출혈열은 주로 가을철에 발생하지만, 최근에는 봄·여름철 환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보건 당국에 따르면 신증후군 출혈열 환자는 2016년 575명에서 2017년 531명으로 감소했지만 봄·여름철 발생 사례는 2016년 167명에서 2017년 189명으로 약 13% 증가했다.

독감과 증상이 비슷해

봄철 감염병 독감과 증상이 비슷해 봄철 감염병 독감과 증상이 비슷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보통은 1~3주간 잠복기를 거친 뒤 발열, 출혈, 신장과 관련한 증상이 나타난다. 처음 3~5일간은 독감이나 몸살감기 증상처럼 발열, 권태감, 두통, 근육통이 동반되며 얼굴과 몸통의 발적, 결막 충혈, 출혈반 등이 보이기도 한다.
이후에는 단백뇨, 혈뇨, 토혈 등의 소변 및 출혈 증상이 3~5일간 나타난다. 2〜3주 뒤에는 열이 나면서 춥고, 떨리고, 결막이 충혈되고, 눈 주위가 붓고, 얼굴에 홍조가 생긴다. 또 머리와 눈이 아프고, 콩팥이 위치한 갈비척추각을 누르면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간혹 입천장이 물렁물렁해지거나 겨드랑이에 점상 출혈이 보이고 혈뇨를 보는 경우도 있으며 혼수, 구역질, 구토 등 전신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야외 활동 후 고열과 두통, 근육통 등 이상 증상이 있다면 즉각 병원을 찾아야 한다.

예방 백신과 치료제가 없어 철저한 예방이 필수
SFTS나 신증후군 출혈열은 아직 예방 백신과 치료제가 없어 증상에 따라 처치하는 대증요법으로 치료하는 것이 고작이다. 최근 미세먼지가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큰 문제로 떠오르면서 호흡기 질환에 대한 경각심이 더욱 높아졌지만 늘어난 야외 활동에 비해 야외 감염성 질환에 대한 인식은 아직 부족한 현실이다. 건강하게 야외 활동을 즐기려면 봄철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고, 야외에 나갔을 때 감염성 매개체와 접촉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

풀밭에 앉을 때도 돗자리를 이용해야 한다풀밭에 앉을 때도 돗자리를 이용해야 한다

우선 진드기가 많이 서식하는 곳, 즉 수풀이나 나무가 우거진 곳에는 가급적 가지 말아야 한다. 풀밭에 앉을 때도 돗자리를 이용해야 한다. 또 벗어둔 옷에 진드기가 들어가 나중에 물리는 경우도 있으므로 풀밭에 옷을 벗어두지 않는다.

풀숲이 우거진 곳에서는 반드시 긴 소매 윗옷과 긴 바지를 착용하고 모자, 목수건, 토시, 장갑, 양말, 장화 등으로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산에 갈 때는 등산로를 벗어난 산길은 다니지 않는 것이 좋으며, 털에 진드기가 붙어 있을 수 있는 야생동물과 접촉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풀숲에서 용변을 보는 것도 금물이다. 야외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면 진드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귀가 후 위생 관리를 철저히
우선 집에 들어가기 전에 머리카락, 귀 주변, 팔 아래, 허리, 무릎 뒤, 다리 사이 등에 진드기가 붙어 있는지 다시 한번 꼼꼼히 확인한다. 집에 돌아온 이후에는 바로 샤워를 하고 외출복은 털어서 다른 옷과 한데 섞지 말고 바로 세탁한다. 옷뿐 아니라 사용한 돗자리 등 용품도 세척해 햇볕에 말린 뒤 보관한다.

글 = 내과 전문의 이지용 과장(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감염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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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미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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