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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전세계적으로 유방재건술을 시행하는 나라별 비율을 보면 대략 유럽 80%, 미국 70%, 캐나다 60%로 과반수의 분포를 보인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약 10% 전후(2015년 4월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기 이전의 통계로, 현재는 비율이 좀 더 상승했을 것으로 추측된다)로 유방재건술을 받고 있다. 여성암 2위라고 알려진 만큼 발병률은 높은데 서양에 비해 유방재건술을 시행하는 빈도가 이렇게 낮은 이유는 뭘까?

유방암유방암

유방재건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것이 첫 번째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유방암은 0기, 1기, 2기의 경우 생존율이 90% 이상으로 높기 때문에 초기 유방암은 생명과 직결되지 않는다. 하지만 ‘암’이라는 병 자체가 주는 공포감과 병기에 상관없이 대부분의 환자들은 유방을 절제해야 하므로 유방재건에 대한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치료에 전념하는 경우가 많다.

암세포를 제거하기 위해 유방을 절제하는 것은 필수적인 수술이지만, 유방을 재건하는 것은 생명과는 상관없는 선택적인 수술이기 때문이다. 또한, 가슴은 감춰진 신체 부위이기 때문에 일부러 드러내지 않으면 눈에 띄지 않고, 가슴 없이도 살아가는 데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서양의 경우, 치료의 목적으로 유방을 절제했다면 유방의 기능성과 미용성을 되살리기 위해 재건술을 보편적으로 하는 편이라, 이러한 인식의 차이에 의해서 유방재건술을 시행하는 빈도가 달라지는 것이다.

두 번째는 얼마나 아름답게 가슴을 복원할 수 있느냐에 대한 의문이다. 뼈가 드러나도록 밋밋해진 피부에 다시 가슴을 만드는 것,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다. 유방재건술의 방법에는 자가조직 재건과 보형물 재건이 있는데,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으로 수술한다면 아름다운 가슴을 새로이 만들어 낼 수 있다. 양쪽 가슴의 대칭을 위해서 절제하지 않은 반대편 가슴에도 확대 혹은 축소, 하수교정 등을 함께 진행한다면 더욱 높은 만족도를 얻을 수도 있다.

다만, 자가조직 재건의 경우 흉터가 길게 남는다는 것이 단점인데, 꾸준히 흉터 연고를 발라주고 필요하다면 병원에서 흉터케어를 받는다면 시간이 흐름에 따라 흉터는 옅어질 수밖에 없다. 보형물 재건은 조직확장기를 먼저 삽입하여 2~3개월 동안 피부를 충분히 늘린 뒤, 보형물을 삽입하면 충분히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가슴을 만들 수 있다.

세 번째는 수술에 대한 두려움이다. 유방을 절제하는 큰 수술을 이미 했는데, 전신마취를 요하는 재건술을 또다시 한다는 불안감이 수술 자체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할 수 있다. 실제로 보형물 재건이나 등조직 재건은 2~3시간, 복부조직 재건은 5~6시간 이상 걸린다. 오랜 시간 수술대 위에 누워 있어야 하는 부담감이 재건술을 망설이는 이유가 되기도 하지만, 재건술을 성공적으로 끝낸 사람들은 “수술 후의 통증은 생각보다 견딜만 했고, 가슴 비대칭으로 인한 어깨와 허리 통증은 신기하게 사라졌다. 마음대로 옷 입고 다니는 것이 이렇게 행복한 줄 몰랐다. 여성으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기분이다”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여성에게 있어 ‘가슴’은 신체의 일부 그 이상이다. 손과 발처럼 눈에 띄게 어떤 기능을 수행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 몸의 균형을 맞추어 주고 여성으로서의 자신감을 나타내는 중요한 상징과도 같은 것이다. 절제된 가슴을 보면서 목숨과 맞바꿨으니 괜찮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더 아름다운 가슴을 얻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었다는 마음으로 망설임 없이 유방재건술을 받으라고 권유하고 싶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옥재진 원장 (성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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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재진 더성형외과의원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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