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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전세계 HPV의 감염률은 10%에서 최대 50%인데 반해 곤지름이나 자궁경부암(자궁경부이형성증), 손이나 발에 생기는 사마귀(수장족저사마귀), 사마귀가 마치 점처럼 보이는 편평사마귀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감염률보다 낮은 편이다.

그렇다면 HPV가 사마귀나 곤지름, 자궁경부암 등의 증상을 유발하는 경우와 HPV 잠복상태에서 증상이 발현되지 않고 자연소실 되는 것은 어떤 이유 때문일까?

이를 알기 위해서는 HPV, 인유두종바이러스가 인체에 감염되는 과정과 감염을 총괄하면 면역체계를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HPV의 감염의 특징 HPV는 피부와 점막에 국한하여 감염되는 특징이 있다. 즉 인플루엔자나 노로바이러스 등과 같은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바이러스혈증(viremia)를 일으키지 않기 때문에 면역계에 노출되는 것이 늦고, 초기면역반응이 거의 없다.

또한, HPV는 감염시킨 숙주의 조직을 파괴하지 않기 때문에 면역계에 노출되지 않고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 예를 들면 B형 간염바이러스 (Hepatitis B)가 간세포에 감염되어 간세포를 파괴하기 때문에 혈액 중에 AST와 ALT가 상승하는 것과 달리 HPV는 숙주의 조직을 파괴하지 않는다.

이것은 HPV가 갖고 있는 E6, E7유전자가 세포의 괴사를 억제하고 세포의 노화를 방지하여 암세포로 변화시키는 능력 때문이다. HPV E7에 의해서 면역세포, 즉 T-Cell 의 기능을 억제하는 면역회피기전에 면역 세포들의 인체 방어 능력이 저하되는 것이다.

▲ 면역계의 특징

의료진의료진

이물질 즉 병원성 세균, 바이러스, 원충 등이 인체내에 들어왔을 때 이를 총괄하여 침입원들을 감시하고 제거하는 기능을 가진 체계를 면역체계라고 하는데, 이 면역체계는 매우 복잡하고 난해하다.

혈액 속에는 많은 면역세포들이 존재한다. 침입원을 초기에 인식하고 공격하는 면역체계를 내재성면역체계라 하고 군대로 비유하자면, 전방위 군부대로 항상 감시체계를 유지하고 침입한 적을 제거한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는 수지상세포, 대식세포, NK세포(자연살해세포) 등이 해당한다.

이렇게 전방에서 싸우는 부대가 있는 반면, 후방에서 지원하는 부대가 있는데, 면역체계에서도 침입원이 만들어내는 독소를 제거하고, 침입원과 결합해서 면역세포들이 쉽게 공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적응면역체계도 있다.

여기에는 체액성 면역반응의 항원-항체반응을 하는 B림프구와 세포매개성 면역반응의 세포독성 T림프구, 도움T림프구 등이 해당한다.

사마귀, 곤지름, 자궁경부암의 원인 HPV가 소멸될 때의 양상을 보면 면역반응이 관여하고, 세포매개성 면역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에 대해서 Tagam는 <Regression of plane warts following spontaneous inflammation>에서 자연소실을 보이는 편평사마귀의 병리조직학적 변화를 처음 기술하였다.

특히, 세포독성 T림프구가 활성화된 대식세포와 함께 바이러스에 감염된 표피세포를 공격하여 사마귀 세포의 파괴를 야기하며, 면역형광검사에서 염증반응이 일어난 사마귀 조직에서 특징적인 면역글로불린이나 보체의 침착을 관찰하기 어려운 점으로 보아, 체액성면역보다는 세포매개성 면역이 중요한 기전으로 작용한다고 보고 하였다.

면역력이 저하되면 위와 같은 면역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여 HPV감염이 지속될 수 밖에 없고 결국에는 만성적으로 재발하는 사마귀, 곤지름이 생기게 되고, 심하면 자궁경부암으로까지 진행하게 되는 것이다. HPV질환 치료에 있어서 원인 바이러스치료를 위해서 면역치료를 고집하는 이유이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이은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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