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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부모님께 육아를 맡기는 직장인들이 점점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맞벌이 가정 510만 가구 중 절반에 해당하는 250만 가구 가량이 조부모가 육아를 맡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아동보육실태 조사에서도 국내 0~3세 영유아의 70% 이상이, 미취학 아동의 35%가 일과시간(9~18시)에 조부모나 외조부모의 돌봄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혼육아 평균 시간은 주 5일, 주 47시간 이상이다. 주 5일 이상 하루 평균 9시간 이상 아이를 돌보는 것은 사실 젊은 사람들에게도 강도 높은 육체적 노동이다. 노화로 인해 관절이나 디스크 등이 이미 쇠약해진 상태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육아로 인해 각종 질병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이다. 2012년 국립국어원은 황혼육아로 육체·정신적 질병을 얻은 상태를 일컫는 ‘손주병’을 신조어로 추가했다. 손주 돌보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조심해야 할 질환은 무엇이 있을까?

손주를 돌보는 할머니와 할아버지손주를 돌보는 할머니와 할아버지

손가락이 아픈 ‘건초염’

7~10kg 되는 아이를 안을 때 보통은 양 겨드랑이에 손을 넣고 들어올리기 때문에 엄지손가락과 손목 사이의 힘만 사용하게 되는데, 이는 ‘건초염’에 걸릴 확률을 높인다. 건초염은 손가락의 근육과 힘줄이 반복적인 충격을 받아 손안에 있는 건초(손의 힘줄을 에워싸고 있는 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오랜 기간 동안 누적되어 온 피로에 의한 결과로 나타난다

건초염이 생기면 엄지손가락을 잘 움직이지 못하고 주먹을 쥐거나 문을 열기 위해 열쇠를 돌리는 등 손가락에 힘을 줘야하는 행위에서도 쉽게 통증을 느끼며 심하면 엄지손가락이 붓고 저림 증상이 나타난다. 만약 손가락과 손목 부위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하던 일을 멈추고 10~20분 간격으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스트레칭도 통증 완화에 좋다. 정면을 향해 손바닥을 편 뒤 엄지손가락 힘을 빼고 손가락 아래 도톰한 부위에 나머지 네 손가락이 닿도록 구부린다. 이렇게 ‘쥐었다 폈다’를 약 10회 간 반복하면 긴장 완화에 큰 도움이 된다.

손목이 시큰거리는 ‘손목터널증후군’

아이를 안고 젖병을 물리고, 하루에도 수십 번 기저귀를 갈고, 손수건이나 기저귀를 손빨래하고…. 반복적인 육아에 가장 먼저 고통을 호소하는 곳은 손목이다. 간헐적으로 느껴지는 손목의 시큰거림을 모른 척 외면한다면, ‘손목터널증후군’으로 발전하게 된다.

손목터널증후군은 갑자기 무리하게 손목을 사용하는 상황이 늘어날 경우 손목터널(손목 앞 쪽 피부조직 밑에 뼈와 인대들로 형성된 작은 통로)을 덮고 있는 인대가 두꺼워져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통증과 함께 손바닥과 손가락 끝이 전기가 오듯 찌릿한 증상이 나타나며, 심한 경우 움직이기도 힘들게 된다. 이런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손목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고 더운물에 20~30분 찜질하면 증세가 완화된다. 통증이 지속되거나 심한 경우에는 병원을 방문해 약물치료나 주사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허리통증 일으키는 ‘척추관협착증, 디스크’

손이 가장 많이 가는 돌이 막 지난 아이의 체중은 보통 10kg으로 아이를 안으면 무릎에는 아이 체중의 3배인 30kg의 하중이 실린다. 아이를 안고 내려놓는 과정이 반복된다면 퇴행성 척추 통증 및 척추관협착증, 허리디스크를 유발할 수도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척추관협착증 여성 환자 74만 명 중 50세 이상 여성이 92%를 차지할 정도로 많이 나타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강남지부 건강증진의원 김지연 과장은 “관절의 노화는 생각보다 젊은 나이부터 시작하는데, 40대의 90%에서 연골이 닳아 없어지는 퇴행성 변화가 일어난다. 퇴행성 변화로 약해져 있는 상태에서 아이를 안고 업는 과정을 반복하면 손목, 어깨, 허리, 무릎 등에 영향을 주어 연골 파열, 인대 손상 위험이 증가해 이러한 퇴행성 관절질환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손주병 예방하려면?

아무리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손주지만 아이를 안거나 업는 시간은 30분 이내로 하도록 하고 그 후에는 충분히 관절을 쉬게 하는 것이 좋다. 손빨래 시 욕실 바닥에 쪼그려 앉는 것보다 허리 높이의 세면대나 싱크대에서 손빨래를 하는 것이 좋으며 아이를 안아 올릴 때는 무릎을 굽히고 서서히 일어나도록 하고 가슴과 밀착해 안아야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 일 수 있다. 오랫동안 한 방향으로만 안지 말고 자세와 방향을 달리하여 아이를 안는 것도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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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윤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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