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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밥상 위에 산적, 동그랑땡, 갈비찜 등 평소에 접하기 힘든 음식들이 푸짐한 자태로 입맛을 돋운다. ‘맛만 봐야지’라는 마음으로 하나둘 집어먹다 보니 벌써 5개째다. 개구쟁이 조카 녀석은 팥빙수며 아이스크림이며 디저트 사달라고 난리다. 꾸준한 운동과 식이조절을 해 온 다이어터들이여, 이번 추석에는 명절 음식의 유혹에서 얼마나 버텼는가, 과연 당신은 몇 kg를 획득했습니까.

추석은 끝났는데, 옆구리는 늘었나요? 명절 혹은 휴가 기간을 지내고 나면 ‘폭식’으로 인해 살이 찌는 경우가 많다. 단기간이지만 적게는 1~2kg, 많게는 3kg 이상 체중이 늘기도 한다. 이렇게 갑자기 체중이 늘면 많은 사람이 자신에 대한 실망감을 느끼곤 한다. 하물며 다이어트를 꾸준히 잘 해오던 사람도 갑작스레 죄책감을 느껴 다이어트에 종지부를 찍기도 한다. ‘휴, 내 식욕이 그럼 그렇지’라든지 ‘어차피 이제 겨울인데 내년부터 다시 해야지’ 등의 핑계를 대면서 말이다.

옆구리 살옆구리 살

사실 다이어트 중에 폭식이나 과식을 한 일이 잘한 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치명적인 일도 아니다. 왜냐하면, 단기간에 폭식으로 찐 살은 상대적으로 쉽게 뺄 수 있기 때문이다. 폭식으로 갑자기 늘어난 몸무게는 지방이 아닌 글리코겐의 일시적인 증가 상태이다. 글리코겐은 근육이 활동하기 위한 에너지원으로, 몸무게 1kg을 빼는 데 필요한 소비 열량이 지방의 1/7에 불과하다. 즉, 지방보다 쉽게 빠진다는 이야기다. 음식을 섭취하면 우선 글리코겐이라는 몸속 운동 에너지원으로 저장되며, 약 2주 후 글리코겐의 저장 능력이 한계에 이르면 지방으로 전환된다.

즉, 갑자기 찐 살은 2주만 바짝 노력하면 쉽게 뺄 수 있다. 그러나 2주를 넘겨서는 안 된다. 글리코겐이 지방으로 전환되는 순간, 다이어트하기 힘든 상태가 된다. 지방이 점차 몸 안에 쌓이면서 그 전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해야 살이 빠진다. 게다가 글리코겐이 전환되면서 지방세포의 성장 속도 역시 점차 빨라져 체중이 쉽게 증가한다.

폭식과 과식으로 몸이 무거워졌다면, 2주 동안은 평소보다 2~30% 적은 양을 섭취하자.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식습관도 중요하다. 흰 빵, 과자, 청량음료, 설탕이 많이 든 음식은 오히려 뱃살이 쌓이는 음식이다. 단백질 위주의 식단과 포만감을 줄 수 있는 채소 등을 섭취하여 과식과 폭식으로 늘어난 위를 다시 제 크기로 만들어야 한다. 또한, 지속적인 운동을 통해 체내에 쌓인 잉여 글리코겐을 에너지원으로 소비해야 한다.

특히 최근에 지방흡입 수술이나 시술을 했다면, 명절 동안 폭식과 과식을 했을 확률이 훨씬 높다. 지방흡입을 하면 피하지방이 제거되면서 오히려 식욕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좌절하기엔 이르다. 2주 정도는 규칙적인 운동과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소비 열량을 조금 더 늘려보자. 또한, 전문가와의 식이 상담 등을 통해 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식단을 지켜보자.

급하게 찐 살의 골든 타임은 2주. 당신은 글리코겐을 뺄 것인가 지방을 얻을 것인가... 자 이제 당신의 선택은?

<글 = 하이닥 의학기자 김정은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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