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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시라이프

잠이 하루라도 부족하면 피곤함이 몰려온다. 그리고, 필요한 수면 시간을 채우지 못하는 날이 반복되면 문제가 차곡차곡 쌓여 우리 건강을 위협한다. 대표적인 문제가 ‘고혈압’이다.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수면 부족은 고혈압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은 물론, 합병증 발생 위험을 높이는 위험인자다.

심장내과 문정근 교수(가천대 길병원)는 “잠을 등한시하는 현대인이 적지 않은데, 수면 부족은 혈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며 “충분한 수면은 합병증을 예방하고 나아가 수명을 늘리는 고혈압 치료의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충분한 수면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사회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수면이 고혈압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잘 자는 방법에 대해 문정근 교수와 이야기 나눴다.

“뇌∙심장 망치는 고혈압…꾸준한 관리가 답” 심장내과 문정근 교수①



Q. 고혈압과 수면,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어릴 적부터 잠을 중시해 왔는데요. 의사가 되어 수면에 대한 교과서를 읽고, 공부할수록 수면의 중요성을 더 많이 느낍니다. 특히, 심장내과 의사로서 수면이 우리에게 굉장히 중요하다는 사실을 체감하고 있죠.

건강을 위해서는 잘 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여기서 잘 잔다는 것은 7시간 30분 정도의 숙면을 취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람마다 수면량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요. 유전적으로 잠을 적게 자도 괜찮은 '숏 슬리퍼(Short Sleeper)'가 있기는 하지만, 이는 몇십만 명 중 한두 명 정도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모든 사람에게는 7시간 30분 정도의 수면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이보다 한 시간만 적게 자도 사망률이 증가한다고 밝힌 연구 결과가 있고요. 수면이 부족하면 고혈압을 비롯해 당뇨, 부정맥 등 질환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도 다수의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 있습니다. 교통사고의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는 자료들도 많이 찾아볼 수 있죠.

'서머타임'이라고 하는 것이 있습니다. 여름철 해가 길어지는 것에 맞춰 표준시를 원래 시간보다 한 시간 정도 앞당기는 제도인데요. 현재 유럽·미국 등지에서 시행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된 흥미로운 통계가 있습니다. 서머타임이 시작되는 날 유럽·미국에서 사망률이 높아진다는 통계인데요. 이를 살펴보면 서머타임이 시작되는 즈음 심근경색이나 뇌경색 같은 심각한 질환이 많이 발생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잠을 한 시간 정도만 덜 자도 몸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죠.

즉, 고혈압 및 심장질환 예방을 위해, 더 나아가 건강을 위해서는 모든 사람이 7시간 30분을 자야 하며, 수면 시간 역시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것이 고혈압 예방의 '첫 번째 포인트'라는 점, 강조해 드립니다.

Q. 바쁜 일상으로 수면 시간을 지키지 못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심장내과 의사로서, 모두가 잘 자기 위한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구상에 많은 동물이 있지만, 생리적이지 않은 이유로 수면 시간을 통제하는 유일한 동물은 ‘사람’입니다. 사자, 원숭이는 야근이나 파티를 하느라 밤을 새우지 않지만, 사람들은 그렇게 하죠. 특히 우리나라는 일찍 일어나지 않고, 잠을 많이 자는 사람을 게으른 사람으로 낙인찍어 수면이 부족한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는 심장내과적으로 위험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고혈압 예방·관리를 위해 술, 담배, 나트륨 섭취 등 위험인자를 통제해야 한다는 점은 잘 알려졌는데요. 이에 반해 잠을 충분히 자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은 아직 부족한 것 같습니다.

저는 건강을 위해 사회적인 분위기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기적으로는 학생들의 이른 등교 시간 등을 고쳐나가야겠지만, 우선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분들이 작은 배려를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침 일찍 회의를 하는 것을 삼가고, 새벽 출근 강요를 피하는 등의 배려입니다.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분들의 선택이 다른 이들의 수면 시간을 단축시키고, 이것이 건강을 해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회적인 이유로 타인의 수면 시간을 박탈하는 것은, 의학적으로 굉장히 위험한 일입니다.

각계각층 분들을 배려를 통해 아침잠을 충분히 잘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사회, 나아가 잠을 충분히 자는 것을 죄악시하지 않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고혈압을 비롯한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충분히 자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고혈압을 비롯한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충분히 자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Q. 고혈압 예방∙관리를 넘어, 건강을 위해서는 ‘건강한 수면’이 중요하다고 강조해 주셨습니다. 그럼, 잘 자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 번째로, 카페인 섭취에 주의해야 합니다. 우리는 뇌에 아데노신이라는 물질이 축적될 때, 수면욕을 느낍니다. 그런데 이 아데노신과 길항작용, 즉 서로 경쟁하는 관계에 있는 물질이 카페인입니다. 커피를 마신 후 잠이 잘 오지 않는 이유죠. 카페인을 섭취하면 아데노신의 효과를 방해해 잠이 오지 않고요. 특히 나이가 많거나 카페인에 민감한 분들일수록 이런 현상을 잘 겪습니다. 우리 몸에서 카페인이 분해되려면 8시간이 걸리므로 오후 3시 이후부터는 커피를 마시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두 번째로는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이른바 ‘블루 라이트’를 주의해야 합니다. 이는 잠을 쫓는 역할을 하기에 어두운 데서 스마트폰을 보는 것은 삼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평소 규칙적인 수면습관을 지키는 것도 중요합니다. 휴일에 늦잠을 자거나 야근이나 여가를 즐기며 늦게 잠을 청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가능한 한 수면시간을 11시부터 6시 반까지로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코골이에 주의해야 합니다. 코를 고는 경우, 수면 시에 저 산소증이 생길 수 있고요. 수면 무호흡증이 있을 경우 그 위험이 더 높아집니다. 특히 수면 무호흡증의 경우 심장병, 그중에서도 고혈압과 심근경색, 부정맥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다수 나오고 있습니다. 따라서, 코골이가 있는 분들은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길 권장해 드립니다.

Q. 수면 외에 강조하고 싶은 생활습관이 있다면?
수면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는 한편, 짜게 먹는 습관을 고치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나트륨이라고 하는 전해질은 우리 몸에서 물을 잡아당기는 역할을 하는데요. 이는 제한된 혈관 안에서 체액량을 증가시켜 혈압을 상승시킵니다. 따라서, 혈압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면 기본적으로 싱겁게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금기를 밖으로 빼내는 전해질, 즉 칼륨과 칼슘은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칼륨은 토마토, 바나나 등에 많이 들어 있고요. 칼슘을 우유나 유제품을 통해 섭취할 수 있습니다. 싱겁게 먹으려는 노력과 함께 칼슘과 칼슘이 풍부한 식품을 섭취하면 혈압 관리에 도움이 됩니다.

기획 = 배은지 건강전문 아나운서
도움말 = 문정근 교수 (가천대 길병원 심장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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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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