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질환·치료

최근 일본의 여고생들이 자궁경부암 백신의 부작용으로 국가와 제약회사에 대해 소송을 걸 것이라는 기사가 나왔다. 우리나라에서는 6월부터 자궁경부암 백신에 대해 만12세를 대상으로 무료접종이 시행된다는 소식도 있다.

부작용에 대한 소문과 나라에서 무료접종을 시행하는 이 모순된 상황에서 사람들은 아주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자궁경부암 백신의 종류와 효과 그리고 그 한계에 대해서 알아본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HPV에 대한 항체를 만들 수 있는 주사제이다.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HPV를 일명 고위험군 HPV라 하며, 대표적으로 HPV16과 HPV18이 있다. 이에 반해 암을 유발하지는 않고 성기사마귀질환(곤지름)을 주로 유발하는 바이러스 유형들을 저위험군 HPV라고 하며, HPV6와 HPV11이 대표적인 저위험군 HPV이다.

주사주사

자궁경부암 백신은 크게 두 가지 제약회사에서 나오는 것이 유명하다. 둘의 가장 큰 차이는 A 백신은 4가, B 백신은 2가라는 점이다. 간단히 설명하면 4가는 4가지 유형의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2가는 2가지 유형의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만들 수 있다. 즉, A 백신은 HPV6, HPV11, HPV16, HPV18 4가지 유형에 대한 항체를, B 백신은 HPV16, HPV18 2가지 유형에 대한 항체를 만드는 백신이다.

이렇게 보면 당연히 A 백신이 더 많은 종류의 바이러스 유형에 대항할 수 있어서 더 좋아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바이러스 중 70% 정도는 HPV16과 HPV18이고, 저위험군 HPV(HPV6, HPV11)는 자궁경부암과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거의 없으므로 자궁경부암의 예방에서는 두 백신의 차이가 크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두 백신 모두 HPV16과 HPV18에 대항하는 효과가 큰 백신인데, 우리나라의 자궁경부질환 여성들에 대한 논문을 살펴보면 사실 이 두 바이러스 유형만으로 모든 자궁경부암을 예방한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Human Papillomavirus(HPV) type distribution in Korean women : a Meta-analysis"(J.Microbiol. Biotechol.2008)을 살펴보면 13,842 케이스의 연구 조사 결과, 우리나라의 자궁경부질환(자궁경부이형성증, 자궁경부암)을 앓고 있는 여성 중 65.1%가 HPV16, HPV18과 관계가 있었다.

나머지 35%는 다른 유형의 바이러스와 상관성을 보였고, 특히 HPV58, HPV52, HPV33 유형의 바이러스들이 상당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의 특징적인 모습이기도 하며, 우리나라의 자궁경부암 예방에서 HPV58과 HPV52의 중요성을 설명해주는 자료이기도 하다. HPV16이나 HPV18과 관계가 없는 자궁경부질환 여성들이 많다면 기존의 4가나 2가 백신들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최근 9가지 유형의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9가 백신이 나오긴 했으나 아직 완전히 검증되지는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동아시아 지역, 특히 우리나라에서 많이 나타나는 바이러스 유형인 HPV58, HPV52에 대한 대응책이 보완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글 = 노들담한의원 수원점 유병국 (한의사)>

  • 공유하기

    주소 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ctrl + v 를 눌러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하세요.

    확인
    닫기
유병국 노들담한의원 한의사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