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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애주가들이 자주 하는 말 중에 '주백약지장(酒百藥之長)'이 있다. 모든 약 중 술이 첫째간다는 말이다. 굳이 이런 한자성어를 내세우지 않더라도 적당한 술이 우리에게 주는 긍정적인 영향은 누구나 어느 정도 체감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술은 긴장을 풀어주고 사람과 사람 사이를 가깝게 해주며, 일상적인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효과까지 있다.

그러나 세상만사가 그렇듯 음주 역시 과하면 좋지 않다. 특히 남성들 가운데에는 이상하게 술만 마시면 발기가 잘 안 된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도대체 음주와 발기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기본적으로 알코올에는 중추신경계를 억제하는 작용이 있다. 여기서 중추신경이라는 것에는 발기중추라는 것도 있어서 술을 과하게 마시면 발기중추가 마비되기 때문에 자연히 발기 기능이 약해지는 것이다.

 많은 술명과 술에 취해있는 남성 많은 술명과 술에 취해있는 남성

또한, 술은 간에도 부담을 준다. 간은 여러 기능을 하지만, 그중에서도 알코올을 분해하는 기능이 있다. 즉 술을 자주, 많이 마시는 사람의 간은 그만큼 끊임없이 운동하게 되고, 이에 따라 전반적인 간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간 기능이 저하하면 몸은 쉽게 피로를 느끼게 되고 남성호르몬이 감소할 수 있는데, 이 역시 발기부전과 연결될 수 있다.

음주가 남성의 발기에 좋지 않은 이유는 또 있다. 과음하면 알코올 분해 효소를 작동시키기 위하여 우리 몸의 비타민 B, 비타민 C, 엽산, 아연 등 중요한 성분이 소비된다. 이 같은 성분은 정상적인 발기를 위해 필요한 성분으로, 부족하면 발기가 잘 안 될 수 있다. 그러므로 만약 어쩔 수 없이 과음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러한 성분을 식품으로 미리 보충해두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는 할 수 없으나 술과 함께 먹게 되는 안주들도 발기부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술자리에서 먹는 안주들은 대부분 고열량인 경우가 많다. 술자리가 잦은 사람은 아무래도 밤늦게 고열량 음식을 먹게 될 가능성이 크고, 이 같은 나날이 몇 날 며칠이고 이어지면 비만,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생활습관병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동맥경화가 진행되면 성관계 시 음경으로의 혈액 유입량도 줄어들게 되어 발기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주의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술은 무조건 발기부전에 좋지 않으니 끊어야 할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적당한 음주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긴장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고, 또 발기부전의 한 가지 요인이 되는 '산화스트레스(oxidative stress)'를 감소하는 효과도 있다. 그래서 술을 적당히 마시면 오히려 발기부전 예방과 이어질 수 있다.

여기서 적당량이라는 것은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혈중알코올농도가 0.05~0.10% 정도(맥주 1~2병)라면 발기에도 적당히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다. 술을 마실 때마다 혈중알코올농도를 의식하면서 마시기는 번거롭겠지만, 적어도 과음하면 발기에 좋지 않다는 것만큼은 확실하니 이후의 즐거운 시간을 위해서라도 연말연시에는 가능한 한 술을 조금만 마시도록 해보는 것은 어떨까?

<글 = 트루맨남성의원 부천점 이성진 원장 (비뇨기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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