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과 어깨가 욱신거릴 때 가장 먼저 목디스크를 의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증상이 점점 진행되면서 걷기도 힘들어지거나 팔다리에 감각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목디스크가 아닌 ‘후종인대 골화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후종인대 골화증이란 무엇인지, 목디스크와는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알아본다.
뒷목이 아프고 걷기도 힘들어지는 증상이 있다면 후종인대 골화증을 의심해야 한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뼈처럼 딱딱해진 인대가 척수신경 압박…목디스크와는 어떤 차이?
‘후종인대’는 목을 지탱하는 경추가 어긋나지 않도록 붙잡으면서도 운동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인대 중 하나다. 경추의 뒤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신경과 근접한 위치에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 후종인대가 뼈처럼 단단하게 굳고 두꺼워지면서 서서히 신경을 압박하고, 각종 신경계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을 ‘후종인대 골화증’이라고 한다.
명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과 나이를 먹으면서 인대와 경추가 퇴행하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인들에게 발병률이 높으며, 그중에서도 50대 이상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편이기 때문이다. 백인의 경우 전체 인구의 0.1~0.2% 정도로 낮은 발병률을 보이지만, 국내 기준으로는 전체 인구의 2~3%에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외상 △당뇨병 △비만 △강직성 척추염 등이 있는 경우에도 후종인대 골화증이 발생할 수 있다.
후종인대 골화증 발병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고,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목덜미와 어깨 주변에 압박감과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초기 증상은 목디스크로 인한 증상과 유사한 만큼 구별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증상이 점점 진행될수록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경추 추간판 사이로 튀어나온 수핵이 신경근을 압박하는 질환인 목디스크는 목과 어깨, 팔 등 상체 부위를 중심으로 통증과 저림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후종인대 골화증은 척수신경이 압박을 받으면서 상체뿐만 아니라 다리와 발 등 하체까지 저리고 통증이 느껴지는 증상이 찾아올 수 있다. 심한 경우 △감각 저하 △근력 저하 △보행장애 △배뇨장애 △팔다리 마비 등의 척수병증 증상까지 보일 수 있어 더욱 위험한 질환이다.
후종인대 골화증과 목디스크를 명확하게 구분하기 위해서는 X-Ray 검사나 CT 촬영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X-Ray 검사를 받으면 후종인대가 골화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으며, CT 검사를 통해 골화된 종괴의 모양과 크기, 척추관 협착과 압박 정도를 알 수 있다. 만약 가족력이 있는 사람이나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 목디스크를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을 겪고 있다면 후종인대 골화증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검사를 받아볼 것이 권장된다.
보존적 치료로 개선 안 되면 수술해야…평소 예방과 관리도 중요
후종인대 골화증 발병 초기나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 환자가 고령인 경우에는 보존적 치료를 가장 먼저 시행한다. 목을 무리하게 움직이지 않도록 안정을 취하고, 과도한 운동을 제한하면서 소염 진통제나 스테로이드 약물을 복용하는 방식으로 치료하는 것이다. 필요에 따라서는 목 보조기를 착용하거나 열 치료, 견인 치료 등의 물리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만약 이러한 치료를 시행해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거나, 척수신경이 심하게 눌려 보행장애 등의 척수병증 증상이 나타났다면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크게 척수의 앞쪽에서 시행하는 ‘전방 접근법’, 척수의 뒤쪽으로 수술을 하는 ‘후방 접근법’으로 구분된다. 전방 접근법으로 수술을 하면 골화된 후종인대를 완전히 제거하며, 후방 접근법 수술은 후종인대를 보존한 채 신경이 지나가는 길을 넓히는 방식의 수술이 많이 시행된다.
수술 중 척수가 손상을 입지 않았다면 신경 압박으로 인한 증상은 대부분 개선되는 편이다. 다만 후방 수술을 하는 경우에는 후종인대가 지속적으로 골화하면서 통증이 재발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평소 경추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하루 종일 몸을 숙인 채 업무를 하거나 스마트폰을 사용한다면 의식적으로 바른 자세를 취해야 한다. 앉아 있는 상황이라면 엉덩이를 의자 뒤로 붙이고 허리가 자연스럽게 펴진 상태를 유지해야 하며, 목을 구부린 채 화면을 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한 등과 어깨, 목이 꺾이지 않은 자세에서 시선이 자연스럽게 앞을 볼 수 있도록 화면의 위치를 조절하는 것이 좋다. 화면의 정중앙 부분이 눈과 화면의 수평선에서 약 15도 정도 아래에 위치하는 것이 가장 적당하다.
장시간 스마트폰을 사용한 후에는 목과 어깨를 부드럽게 돌리면서 스트레칭을 할 것이 권장된다. 이때 목에서 ‘뚝’ 소리가 날 정도로 과도하게 꺾는 것은 경추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에 피하고, 10초 정도 가볍게 하늘을 보는 정도로 목을 움직이면서 근육을 풀어 주는 것이 좋다. 또한 평소 목과 등, 어깨의 근육을 단련할 수 있는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하면 바른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