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적으로 배란이 되려면 여러 개의 난포 중에 하나의 난포만 제대로 자라서 난자가 배란이 되어야 합니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은 10개 이상의 난포가 동시에 자라다 보니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성장하지 못해 난자가 배란되지 못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초음파 검사를 하면 난소가 커져 있고, 작은 난포들이 여러 개 보이게 됩니다.

대표적인 증상은 배란이 되지 않아 생리가 불규칙하다는 것입니다. 2~3개월에 한 번 정도만 생리를 하거나 6개월 이상 장기적으로 무월경인 경우도 있습니다.
고안드로겐 혈증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고안드로겐 혈증이란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이 과다하여 다모증이나 여드름, 남성형 탈모 등이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수염이나 음모가 짙어지거나 체모가 갑자기 증가합니다. 또한, 다낭성난소 환자의 약 절반 정도는 비만인 경우입니다.

이러한 다낭성난소증후군의 원인은 호르몬 조절 능력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한의학에서는 우리 몸이 스스로 호르몬 조절 능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전반적인 건강 밸런스를 회복시키는 방향으로 치료합니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이 자궁의 병이라고 해서 자궁만 보고 치료해선 안 됩니다. 우리 몸은 기본적으로 한열과 담음(수독), 어혈 - 이 세 가지가 정상적인 조건을 맞추면 나머지는 몸에서 알아서 치유와 회복이 됩니다.

다만 부인과적으로 특별한 점이 있다면 자궁질환은 대다수가 간과 관련이 있다는 것입니다. 자궁질환으로 내원하시는 분들 10명 중 7명은 열 증상이 같이 있습니다. 상열감이 있고, 가슴이 갑갑하기도 하고, 입과 눈이 마르기도 합니다. 또한, 혈열로 인해 여드름이 잘 납니다. 폐경기 전후에 나타나는 것과 비슷한 증상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손발은 찬 경우가 많습니다.

한의학적으로 볼 때 다낭성난소증후군의 원인은 간열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주로 스트레스, 음식, 선천적 원인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간에 열이 쌓이게 됩니다.

간열이 있으면 자궁 내 소통이 잘되지 않습니다. 혈열로 인해 피가 잘 뭉치고 어혈이 생깁니다. 어혈(죽은 피, 건혈)이 쌓일수록 자궁은 찌꺼기가 덮여 지저분해지고, 착상도 힘듭니다. 또 빠질 것이 빠지지 않고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면 통증이 생깁니다.

그래서 다낭성난소증후군 환자분들의 10명 중 9명은 아랫배, 배꼽주위를 누르면 딱딱하고 아픕니다. 배꼽 옆을 눌러보면 자지러지거나 배꼽아래 단전 있는 부위 좌우로 모두 아프고 굳어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것이 어혈인데, 한의학에는 수술해서 빼내는 것이 없습니다. 한의학은 배설의학이라고도 합니다. 상한론에는 바로 이 '어혈'을 배출하는 처방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 처방으로 경우에 따라 배가 아프고 설사를 많이 하기도 합니다. 하법(下法)으로 어혈을 치료하는 것입니다.

또한, 비만을 동반한 다낭성난소증후군 환자들은 체액이 과잉되어 몸에 담음(수독)이 형성된 것이 원인입니다. 담음을 배출하고 체액의 순환을 도와주면 비만과 다낭성난소증후군이 동시에 해결됩니다.

즉, 다낭성난소증후군의 치료는 과하게 쌓인 간열을 식혀주어 체열의 균형을 회복하고, 몸에 담음(수독)이 있으면 이를 바로잡아야 하며, 자궁 내에 어혈을 배출시켜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건강밸런스를 회복하면 호르몬 분비도 제자리를 찾고, 규칙적인 생리를 하게 되며, 당연히 자연임신도 가능하게 됩니다.

<글 = 자임당한의원 정현재 원장 (한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