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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오늘은 24살의 젊은 남자가 외래를 방문했습니다. 원래 키도 크지만, 살이 너무 많아서 엄청나게 뚱뚱하다고 할 정도의 청년이 이제는 아주 홀쭉하고 텔레비전에 나오는 아이돌 스타처럼 잘생긴 얼굴이 되어 내원했습니다.

사실 이 환자는 작년에 지방제거술을 받고 싶다고 상담을 요청하여 제가 위 밴드 수술을 추천했던 고도 비만 환자였습니다. 위 밴드 수술 후 환자는 먹는 양이 현저하게 줄어서 본래 체중보다 약 30Kg 넘게 감량이 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요즘 너무 힘이 없고 몸이 힘들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친구한테 물어봤더니 친구가 의사 선생님께 비타민을 처방받아서 먹으면 조금 도움이 될 거라고 했답니다. 본인도 그렇게 생각해서 내원했던 것입니다.

운동운동

환자가 너무 말라서 걱정되어서 하루 운동량과 음식 섭취량을 물어보았습니다. 환자는 온 종일 겨우 1,000 칼로리를 섭취하고 있었고, 운동하는데 오전에 한 시간 반, 저녁에 한 시간 반을 달린다고 합니다. 또 그 사이에 요가를 하는데 핫요가를 해서 땀 배출이 과도하게 많은 운동을 하루에 너무 많이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환자의 행동은 자동차로 치면 기름을 넣지 않고 계속 달리고 있었던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먹은 에너지는 부족한데 체중을 계속 감량하고 싶은 욕심에 무리하게 운동을 해서 온몸이 지친 상태가 되었던 것입니다.

기운이 너무 없는 환자에게 링거주사를 추천했고, 환자는 주사를 맞자마자 5분 만에 코까지 골면서 잠이 들었습니다. 위 밴드를 제거하는 시술을 받는 데 필요한 혈액검사를 위해 공복상태였기 때문에 기운이 더더욱 없었던 것이었죠.

늘 말하지만, 사람의 몸은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노력을 합니다. 그러나 이 환자는 체중이 줄면서 거울에 비친 자신의 늘씬해진 모습에 너무나 만족스러웠던 나머지, 몸에서 이상 신호가 계속 오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신호를 무시하고 무리하게 다이어트와 운동을 감행했기 때문에 무너지고 말았던 것입니다.

1 더하기 1은 2이지만 1 빼기 2는 마이너스가 된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끔 외모를 위해 무리한 다이어트와 운동으로 자신의 몸이 마이너스 상태가 되고 있는 것을 만족감으로 가리고 몸이 “burn out”(에너지가 소진되는 상황)이 될 때까지 신체 이상 징후를 무시하게 될 수 있습니다. 이때 없던 피로감이 감지된다면 꼭 자기 자신을 다시 한 번 살펴보고 병원을 방문해서 상담해야 합니다.

이 환자는 다행히 1,000칼로리 다이어트를 한 지 일주일 밖에 되지 않아 큰 이상이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큰일 날 뻔했던 환자입니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듯이 뭐든지 과하게 되면 문제가 됩니다. 무리한 다이어트와 운동은 차라리 안 하느니 못하다는 사실을 꼭 명심해야 합니다. 재충전은 배터리만 하는 게 아니라 몸도 재충전이 항상 필요하답니다.

김주현 하이닥 소셜의학기자 (재활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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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HiDoc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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