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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오늘은 또 무릎이 아프다면서 고1 남학생이 찾아왔습니다. 이 학생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무릎이 아파서 내원했었는데, 무릎 X-ray 상 정강이 위쪽의 뼈가 떨어져 나와 있어 오스굿씨병을 진단받고 계속 치료를 받던 학생입니다.

오늘은 걷기 어려울 정도로 무릎 통증이 심해서 야간 자율 학습까지 빠지고 오후에 병원에 온 것이었습니다. 초음파 검사를 했더니 무릎뼈 밑 인대에 물이 차 있었습니다.

이 학생은 초등학교 때부터 이 병을 앓으면서도 태권도, 축구를 무척 좋아해서 아파도 말을 듣지 않고 늘 심한 운동을 하고, 증상이 심해지면 치료를 받았습니다. 치료받고 좀 좋아지고 나면 또 무리해서 축구를 하는 과정을 수년째 반복한 결과 이제는 뼈가 부러져서 떨어져 나온 것이고, 오늘은 그 힘을 많이 받는 무릎인대 밑에 삼출액까지 생겨서 통증이 심해졌던 것입니다.

주사기로 약 1.5cc의 삼출액을 뺐더니, 바로 걸을 때 통증은 좋아졌으나, 누르면 여전히 아프다고 합니다. 진료실에서 같이 온 엄마랑 사춘기 소년답게 말다툼을 합니다. 엄마가 “그러게, 선생님 말씀 좀 잘 듣고, 심하게 운동하지 말라고 했지?”라고 하면, 아들은 “그럼 축구도 못하고 어떻게 친구들이랑 놀아?”라면서 대듭니다.

오스굿씨병은 무릎 바로 아래, 정강이뼈 위쪽의 앞부분이 툭 튀어나오고, 누르면 아프면서 운동을 하고 나면 통증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초등학교 고학년에서 중학교 저학년 사이에 흔히 발생하며, 활동량이 많은 남자아이에게는 대개 양측에 발생하며, 때로는 한쪽에 생기기도 합니다.

무릎과축구무릎과축구

오스굿씨병이 생기는 부위는 대퇴사두근(허벅지 근육)이 무릎 아래에 붙는 자리로, 이 부위에는 무릎을 펴게 하는 아주 큰 힘이 작용합니다. 어린이는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몸집도 커지고 근육도 강해지지만, 뼈 조직은 그만큼 튼튼해지지 않은 불균형 상태가 됩니다. 여기에 인대가 당겨지는 반복적인 자극이 주어지면서 오스굿씨병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 병의 증상은 무릎 바로 아래, 종아리뼈 위쪽의 앞부분이 툭 튀어나오고, 누르면 통증이 있습니다. 통증을 일으키는 운동을 삼가면 증상은 저절로 없어지기도 하지만, 수개월에서 길게는 일 년까지 통증이 오래갈 수가 있고,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진통제를 복용하거나 일시적으로 보조기 등을 사용하여 무릎을 보호하기도 합니다.

뼛조각이 떨어져 나온 채로 있다가 성인이 되어서 격렬한 운동을 하게 되면 통증이 생기는 경우도 드물게 있을 수 있으며, 활동에 많은 지장을 줄 때는 수술을 통해 뼈 조각을 제거하기도 하는데, 이 학생의 경우가 바로 그런 경우가 되어 버린 것입니다. 증상이 없어진 뒤에도 튀어나온 뼈 부위는 그대로 남게 되며, 심하면 딱딱한 바닥에 무릎 꿇고 앉기가 어려워 지기도 합니다.

어린아이, 특히 남자아이들이 이런 병에 잘 걸리는데 아주 심각한 문제는 아니지만, 활동량을 분명히 줄여야 합니다. 오스굿씨병은 운동선수들에게서 특히 많이 발생합니다. 우리나라 엘리트 선수들이 강도 높은 훈련으로 인해 선수 생활을 접게 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는데, 무릎 아래 정강이가 튀어나오면서 통증이 생기면 즉시 병원을 찾아 점검하고 운동을 쉬면 별 합병증 없이 좋아지게 됩니다.

아이들은 보통 뛰어놀기를 좋아하고, 특히 남자아이들은 축구를 좋아해서 운동을 못하게 하기 참 어렵지만, 이 학생의 경우처럼 거의 성인이 되어서도 고통받는 것을 보면 통증이 없어질 때까지 운동하는 것을 반드시 참아야 합니다. 이 학생의 뼈 사진은 이제 다른 아이들에게 협박(?)을 위한 도구로 사용됩니다.

“너 이 형아처럼 되고 싶지 않으면 선생님 말씀 잘 들어야 한다!!”

지안재활의학과 김주현 원장 (재활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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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HiDoc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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