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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최근 날씨가 이상하다는 말들을 많이 합니다.
요즘이야 4월 말이기 때문에 날씨가 많이 따뜻해 졌지만, 얼마 전인 3월 말까지만 해도 날씨가 매우 추웠습니다. 예전에는 우리나라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뚜렷한 전형적인 온대성 기후를 나타낸다고 했는데, 최근에는 모두들 봄, 가을이 없어진 것 같다는 말들을 많이 합니다.

한 일간지의 인터넷 뉴스 사이트에서 ‘대통령도 깜짝 놀란 한반도 온난화 속도’ 라는 제목의 기사가 제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 기사의 내용은 대통령께 보고된 ‘기후변화의 새로운 양상과 기본 대응 방향’이라는 보고서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이 보고서를 보면, 1912년부터 2010년까지 지난 100년간 평균기온이 약 1.8도 정도 상승하였는데, 2010년부터 2020년까지 단 10년 동안 평균기온이 약 1.5도 정도 상승할 예정이라고 나와 있었고, 더구나 2020년부터 2050년까지 평균기온이 약 2.2도 정도 더 상승할 수 있다는 예측도 있었습니다. 또한, 폭염의 발생일수가 2010년에 평균 8.8일인데 비해 2020년에는 10.3일, 2050년에는 25.1일로 증가하고, 열대야 발생일수도 2010년 7.8일에서 2020년에는 11일, 2050년에는 31.6일로 증가하며, 더욱이 2050년이 되면 우리나라가 여름이 2010년에 비해 19일이 늘어나고, 겨울이 27일이나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로심해지는다한증지구온난화로심해지는다한증

위의 자료들은 주로 온난화에 대한 내용들을 담고 있지만, 이런 수치적인 자료들을 제외하고라도, 최근 몇 년간 겨울에는 삼한사온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지나치게 추운 날씨가 지속되고, 여름은 폭염과 열대야 또는 집중호우가 불규칙적으로 찾아왔습니다. 작년 여름만 보더라도 이상하리만큼 비가 자주 왔었습니다. 꼭 동남아시아의 우기를 보는 것 같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날씨의 변화 때문에, 여름에는 더위와 습기 때문에 에어컨을 많이 틀고, 겨울은 추위가 지속되어 난방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계절도 우리사회처럼 극단으로 치닫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한증을 연구, 치료하는 의사가 이렇게 날씨문제를 언급하는 것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다한증에 대해 연구를 하다 보면, 각 나라별로 다한증의 유병률이 다르다는 점을 알게 됩니다.

다한증, 캐나다에서는 좋아지고, 동남아에서는 나빠진다?

유럽이나 호주 같은 곳은 다한증의 유병률이 전 인구의 0.8% 정도이지만, 동남아시아 같은 경우는 다한증의 유병률이 전 인구의 3% 정도로 그 차이가 거의 3~4배 정도 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다한증의 유병률이 나라마다 다른 이유가 기후 때문인지 아니면 각 인종간의 특징적인 차이 때문인지, 통계상의 오류인지는 명확히 밝혀진 바는 없습니다. 다만, 저의 진료 경험상 다한증 환자분들 중에서 호주나 캐나다 유학 중에는 다한증이 호전되고, 동남아 여행 중에는 악화되는 사례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예전에 문제가 되지 않았던 다한증이 최근 들어 갑자기 부각이 되는 이유가 근래 들어 급격히 변화한 우리나라의 기후와도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추측하고, 이에 대한 연구에 더욱 매진하고 있습니다. 이는 마치 아토피나 비만이 예전에는 별로 이슈화가 되지 않았지만, 점차 산업화,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공기나 물이 오염되고, 먹을거리들이 인스턴트로 변하고, 운동량이 줄고, 정신적인 스트레스 상황이 증가하는 등의 이유로 아토피와 비만이 증가하고, 이들이 사회적 문제가 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한증도 마찬가지입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우리 몸의 스트레스가 다한증으로 이어져

최근 기후가 여름은 점차 동남아시아의 우기와 같이 변하고, 겨울은 전형적인 삼한사온의 양상이 사라지면서, 그에 대응하여 지나친 냉방과 난방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우리 몸이 주변 환경에 적응할 새 없이 항상 온도나 습도가 급격하게 변하는 상황에 노출이 된 것이라고 할 수 있고, 이 때문에 당연히 우리 몸은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이러한 스트레스가 다한증의 중요한 원인입니다. 고온다습해진 외부 온습도와 인공적인 에어컨 등의 시설에 의한 급격한 실내의 온습도 차이는 다한증을 더욱 유발, 증대시키는 것입니다. 현대 문명의 근간인 과학기술은 많은 면에서 인류에게 유익함을 주기도 하였지만, 급격한 기후 변화와 같은 문제를 야기 시키기도 했습니다. 마치 양 날의 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칼을 잘 이용하여 유토피아를 만들어갈지, 함부로 사용하여 디스토피아를 만들어갈지는 온전히 우리 사람들의 몫입니다.

한층 더 더워진 날에 적어보았습니다.

다한증 환자이자 의사인 김동현

<글 = 에비타의원 김동현 원장 (흉부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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