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질환·치료

얼굴얼굴

오늘은 내시경을 하고 나서 얼굴이 감각이 이상해졌다는 여자 분이 내원하였습니다. 통상적으로 내시경을 하고 안면신경마비가 온 사람을 아직까지는 한 번도 본적이 없지만 수면내시경을 하면 잠이 들고 오랜 시간 깨어나지 않아 가능성이 있겠다고 생각하면서 좌측이 마비가 왔겠네요? 하고 물었다니 맞다고 합니다. 이는 내시경을 할 때 좌측으로 대부분 누워서 하기 때문입니다.

환자의 상태를 살펴보니 환자 말대로 안면신경의 여러 가지 중에서 이마, 눈, 코로 가는 가지들은 정상적으로 움직임이 있으나 입으로 가는 신경에 문제가 있는 듯 입을 내밀라고 했을 때 문제가 관찰됩니다. 근전도는 수일 뒤 시행했는데 다행히 완전 손상은 아니었고 환자는 가족이 침을 무조건 맞는 것 보다는 초기에 스테로이드를 먹어야 한다면서 대학병원에 다녀온 상태이고 이미 약을 수일간 복용한 상태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환자는 마비기운이 느껴지면서 바로 약을 복용했고 신경손상이 온 것을 인지해서 빠르게 약물 치료와 물리치료를 병행하여 수 주 만에 신경이 회복되었습니다. 간혹 안면신경마비가 오면 침을 맞으면 좋아진다고 하는데 이는 틀린 말로 오히려 신경의 손상이 크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이환자가 스테로이드를 먹어서 다 좋아졌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초기 치료에 스테로이드는 도움이 많이 됩니다. 그래도 이분은 신경손상이 심하지 않은 상태여서 약 2~3주안에 회복이 되었을 뿐입니다.

안면신경은 제 7번 대뇌신경입니다. 운동신경과 감각신경을 다 포함하고 있고 뇌교라는 곳에 그 핵이 자리합니다. 귀 볼의 밑 턱 근처에서 신경이 나와서 얼굴의 운동과 감각을 담당합니다. 보통 벨스마비(특발성 안면신경마비) 라는 형태의 안면신경마비가 가장 흔하고(57%) 그 이외에 외상이나 바이러스가 원인인 경우도 있습니다.

안면(얼굴) 신경마비의 증상은 정도에 따라 이 환자처럼 부분마비가 될 수도 있으나 완전신경바미가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벨스 마비는 압박이 원인이기 때문에 대개 한쪽에만 증상이 나타나며 얼굴의 이상감각이나 입이 돌아갔다면서 내원하거나 이마에 주름을 잡을 수 없고, 눈이 감기지 않으며, 물을 마시거나 음식을 먹을 때 흘러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아침에 이빨을 닦다가 치약이 한쪽으로 흘러서 발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료는 벨스마비(특발성 안면 신경마비)의 경우 약 60∼70%가 저절로 회복됩니다. 자연적 회복중에 이 환자처럼 약 2주안에 증상이 빨리 좋아지는 경과를 보이는 분들은 약 한달 정도면 대부분 증상이 좋아집니다. 신경손상이 심해 회복이 늦어지는 경우는 2-3개월 지나서야 회복의 기미를 보이고 길게는 일 년 혹은 수년까지 가기도 합니다. 근전도 검사를 하면 신경손상정도를 정확히 알 수 있고 그 정도에 따라 회복기간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람세이 헌트(Ramsay-Hunt) 증후군은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원인일 경우가 많으며, 예후는 벨 마비보다는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일단은 안면신경마비가 오면 병원을 바로 가서 진찰을 받아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신경마비로 눈이 잘 안 감기는 경우 눈꺼풀이 각막을 보호하지 못하기 때문에 각막손상을 받을 수 있어 안대를 하여야 하고 하루에 여러 차례 인공눈물을 점안해야 합니다. 특히 잘 때는 안대를 하고 자는 것이 나도 모르게 눈을 비볐을 때 손상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물리치료는 마비된 근육에 대하여 마사지를 하거나 전기근육자극기를 이용해 마비된 근육이 위축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인위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치료를 하기도 합니다. 약물요법은 환자가 복용했듯이 스테로이드제 및 항바이러스 제제를 사용하여 안면신경 손상 부위의 염증반응과 부종을 감소시킵니다. 가능하면 발병 후 즉시, 또는 늦어도 4일 안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됩니다.

수술요법에 대한 경우는 드물어 여기서 언급은 하지 않겠습니다. 신경회복에 도움이 되는 음식은 따로 있는 것은 아니고 특별한 예방법은 없어 평소에 심한 스트레스를 피하고 피곤할 때 딱딱한 바닥에 얼굴을 대고 자는 것이 원인인 경우가 많아 소위 어르신들이 찬 바닥에 얼굴을 대고 자면 얼굴 돌아간다고 말씀하시는 것이 과연 틀린 말이 아닌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간혹 원하지 않는 합병증 중 하나로 신경회복이 되면서 신경의 가지가 다른 부위로 가는 신경에 붙어 재생이 되는 경우 눈을 깜빡 거리면 입이나 코를 움찔거리는 경우도 있고 음식을 씹을 때 눈물샘을 움직이는 신경이 자극이 되어 눈물이 나오는 경우도 생깁니다.

위의 환자와 같이 대부분의 안면 신경손상의 경우 자연적으로 회복이 될 정도도 손상이 있었을 때 회복이 빠른 것을 경험하였습니다. 그러나 신경회복이 도움이 된다고 검증되지 않은 방법들을 인터넷에서 보고 혹은 주변사람이 권유해서 복용하거나 시술을 받는 것은 정말 하지 말아야 되는 행동입니다. 정말 신경손상이 있는지 근전도 검사 혹은 전문가의 진찰을 꼭 받아야 합니다.

자료 출처: Electrodiagnostic Medicine, Daniel Dumitru, M. D, 699~715

지안재활의학과 김주현 원장 (재활의학과 전문의)

  • 공유하기

    주소 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ctrl + v 를 눌러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하세요.

    확인
    닫기
김주현 HiDoc 전문의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