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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본드본드

늦은 시간에 환자가 집에서 드릴로 작업을 하다가 손가락을 밑에다 두고 드릴로 나무를 뚫다가 손가락까지 관통을 시켜서 내원했습니다. 상처를 대일 밴드를 여러 겹으로 붙이고 피는 멎은 상태였는데 밴드를 제거한 후 보니 살들이 많이 손상이 있었고 일부는 길게 떨어져 나왔습니다. 일단 소독을 하고 상처의 정도를 보기 위해 소독을 하는데 딱딱한 게 느껴지고 보통의 상처와 다릅니다. 이상해서 여기다가 지혈제 가루 말고 또 무엇을 했습니까? 하고 물어보았더니 아주 황당한 대답을 하십니다.

“피가 멈추질 않아 순간접착제를 뿌렸습니다”

“아니 상처에 순간접착제를 뿌렸다고요?”

너무나 당황스러워서 물어봤더니 정말 아무리 눌러도 피가 나오고 지혈제를 뿌려도 피가 나서 그랬다는 것입니다.

순간접착제는 접착력이 매우 강해서 피부에 닿았을 때 다른 손으로 또 만지게 되면 피부가 서로 딱 달라붙어 칼로 도려내야 할 정도로 접착력이 좋고, 워낙 강력한 접착제라서 피부손상을 주며 떼어내는 과정에서 정상적인 피부의 손상이 불가피할 정도의 강한 접착제인데 그것을 상처에 다 뿌려버렸고 상처에 구멍이 있는데 상처 안까지 접착제가 들어가 버린 것입니다.

드릴로 인한 상처라 뼈에도 손상을 주었을 가능성도 있어 일이 아주 커졌습니다. 결국 바로 응급조치 후 큰 병원 응급실로 이송을 했습니다. 이와 같이 칼에 손을 베이거나 다쳐서 피가 나는 경우 당황한 나머지 여러 가지 들었던 방법으로 상처부위에 여러 가지 물질을 붙이고 내원하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약국에서 흔히 구입할 수 있는 지혈제 역시 하얀 가루인데 지저분한 상처에 이것을 많이 뿌리고 오면 응급실에서는 이것들을 다 제거 하느라고 시간이 아주 많이 걸립니다. 그래도 지혈제는 약이지만 많은 분들이 담뱃잎을 잔뜩 붙이고 오거나 어디서 구했는지 모르지만 갑오징어뼈 가루나 쑥 또 알 수 없는 풀들을 잔뜩 붙이고 오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또 어떤 분은 설탕가루를 잔뜩 뿌리거나 심지어는 밀가루를 뿌리고 와서 오히려 피와 섞인 밀가루가 피 반죽이 되어버린 경우도 있습니다. 손톱을 칼로 자른 분들의 경우는 피가 어느 정도 멎었다고 매니큐어를 바르고 오기도 합니다. 급한 나머지 휴지를 피가 나는 부위에 덮고 오시는 분들도 있는데 연한 종이는 피에 젖어서 간혹 이게 살의 일부인지 휴지인지 구별이 안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나마 수건으로 감고 오시는 분들은 다행입니다. 집에 응급조치거즈가 있어서 소독거즈로 누르고 오시는 분들은 피가 많이 나서 걱정은 되시겠지만 그래도 상처는 깨끗해서 바로 응급조치를 해서 상처부위 확인이 가능하고 꿰매야 하는 경우 바로 수술을 할 수 있습니다. 치과에서 발치를 하고 솜을 대고 있어도 피가 나는 경우 뱉으려고 하면 응고가 되고 있는 핏덩어리를 뱉어내게 되어 더 피가 나게 되어 오히려 살살 삼기는 편이 좋습니다.

칼로 베인 상처의 경우 상처부위를 깨끗한 소독거즈로 누르거나 천으로 강하게 압박을 하고 피가 나는 부위를 심장보다 더 높은 위치로 올리고 바로 병원에 가면 됩니다. 피가 나는 부위를 심장보다 높게 올리면 밑으로 내리는 것보다 지혈이 빠르게 됩니다. 간혹 피가 멈추었나? 천을 대었다가 떼어 보는 분들도 있는데 응고된 피가 또 떨어져 나와 재출혈이 됩니다. 그대로 누른 채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가장 현명합니다.

피가 응고되는 시간은 그 사람이 무슨약을 먹고 있는지, 상처부위에 따라, 정맥이나 동맥에 따라, 또 손상된 혈관의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모세혈관의 경우 5분정도면 멈추게 됩니다. 그러므로 피가 나는 경우 압박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며 빠른 시간에 병원을 가셔야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피가 난다고 절대 당황하지 말고 피가 나는 부위를 깨끗한 소독거즈나 그런 것이 없다면 천으로 감고 압박을 하고 출혈부위를 심장보다 높은 위치에 하고 병원으로 바로 가시기 바랍니다. 절대 순간접착제, 쑥, 담배가루, 갑오징어 뼈가루, 설탕, 밀가루 등을 쓰시면 아니! 아니! 아니! 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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