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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깨끗하고 건강한 피부는 많은 사람들의 소망이다. 하지만 얼룩덜룩 하얀 반점이 점점이 퍼지고 커져 간다면 그것은 거의 공포에 가까운 일이 되고 만다. 여섯 살 난 딸아이의 옆얼굴에 나타난 동전 크기의 하얀 반점 때문에 피부과를 찾은 주부, 이마와 미간에 하얗게 피어 오른 반점 때문에 학교에서 외계인 취급을 당하며 우울증세까지 겪고 있는 여학생, 얼굴을 뒤덮은 백반증 때문에 취업과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다 결국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30대 남성까지 이들이 고민하는 피부질환은 바로 ‘백반증’이다. 일반인에게 생소할 수 있으나 사실 백반증은 인구 100명당 1~2명에서 나타나는 흔한 질환이다.

◆ 마이클 잭슨도 백반증 환자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도 ‘백반증’ 환자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흑인이었던 그의 온 몸에 백반증이 나타나자 주치의가 치료 보다는 탈색이 쉽다 하여 백인처럼 탈색을 했다고 한다. 그가 백인을 동경했다는 설도 있지만 백반증은 피부색이 뚜렷한 흑인과 동양인에게는 커다란 외모 콤플렉스를 유발할 수 있다.

여성의 경우 온 몸 여기저기에 나타나면 수영장, 사우나 등 공공장소 출입을 꺼리게 되고 미니스커트, 원피스 차림도 피하게 된다. 남성들도 취업, 면접, 이성교제 등에 아무래도 자신감을 잃고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많다. 심지어 어떤 환자는 백반증의 고통을 에이즈에 비교하기도 한다.

◆ 멜라닌 세포 파괴로 피부에 하얀 반점 나타나

백반증에 걸려 흰 반점이 생긴 손백반증에 걸려 흰 반점이 생긴 손

백납이라고도 하는 ‘백반증’은 피부의 멜라닌 세포가 소실되면서 피부에 흰 반점이 생기는 병이다. 백반증은 국내 전체 인구의 약 1%에서 발병한다. 금방 태어난 신생아에서부터 팔십 노인에 이르기까지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지만 10~30세에 가장 흔하다.

원인은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면역체계 이상으로 멜라닌 세포가 파괴된다는 설이 유력하다. 유아기에 나타나는 백반증은 유전의 영향이 있다고 보여지나, 성인기에 나타나는 백반증은 다양한 유발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물리적 손상, 자외선에 의한 일광 화상, 임신과 출산, 기타 질병 외에도 정신적 스트레스도 백반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드물긴 하지만 수술이나 사고 후 그 자리에 백반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요즘처럼 미용목적의 성형수술이 성행하는 경우엔 주의해야 할 일이다. 또한 백반증이 완치된 환자라도 넘어지거나 다쳐서 상처가 생기면 그 자리에 또 백반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백반증 환자들은 물리적 외상을 입어 피부 속 진피까지 손상되면 이것이 백반증으로 나타나는 일이 빈번한데, 대개 그 모양이 자극 받은 그대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습진이 생긴 자리 그대로나, 수술 자국 그대로, 일광 화상을 입은 그대로 백반증이 되는 식이다. 그 이유는 확실치 않다. 물리적 외상, 특히 날카로운 도구에 의한 피부 손상 때문에 정상 피부에 피부병이 생기는 이런 현상은 흰색 반점을 보이는 여러 피부 질환 중에서도 백반증에만 나타난다. 따라서 백반증 환자는 피부를 자극하지 않도록 항상 주의해야 한다.

◆ 부분적으로 나타날 경우 완치율 높아

백반증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조기 치료하지 않을 경우, 치료가 어렵고 계속 번지게 돼 심리적 부담감을 준다. 우리나라 사람과 같은 유색인종은 백반증이 겉으로 쉽게 드러나기 때문에 얼굴이나 손, 팔 등에 증상이 심하면 외모 콤플렉스를 느끼거나 노출을 꺼리게 된다.

백반증은 신체 일부 부분에 나타나는 국소형, 동일한 종류의 신경 분포 방향을 따라 생기는 분절형, 주로 손발이나 귀 끝 같은 인체의 말단부에 나타나는 사지말단형, 몸 전체에 분포되는 전신형 등으로 분류할 수 있고 두 가지 형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백반증은 간혹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나 항진증, 당뇨병, 악성 빈혈, 아디손병, 원형 탈모증, 홍반성 낭창과 같은 자가 면역질환과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평소 피부와 자신의 몸 상태를 자세히 관찰하는 습관을 지녀야 하며 발병하면 바로 치료해야 한다.

악화를 막기 위해서는 계절에 관계없이 백반증 부위에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게 좋다. 이 부위에는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멜라닌 색소가 없기 때문에 햇볕화상을 입기 쉽기 때문이다. 또 햇볕화상을 입으면 백반증이 확산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백반증은 초기 6개월내 치료하면 치료효과가 매우 좋기 때문에 평소 자신의 피부에 관심을 갖는 태도가 중요하다. 이는 환부에 멜라닌 소체의 흔적이 조금이라도 남아있어야 모낭주위 색소재생으로 치료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백반증이 오래된 경우는 이러한 모낭의 색소마저 다 없어져 버리게 되므로 치료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

◆ 광선요법과 엑시머 레이저 치료가 도움

백반증 치료에는 약물요법 외에 자외선을 이용한 치료법이 이용된다. 햇빛 속 자외선을 무방비로 쐬면 독(毒)이 되지만 의학적으로 이용하면 약(藥)이 될 수 있다. 자외선 중 불필요한 파장대를 제거하고 필요한 파장대만 백반증 환부에 쬐게 해주는 것으로 ‘광선요법’이라 한다.

온 몸에 광범위하게 생긴 백반증의 경우 전신 광선요법을 실시한다. 특수약물을 먹거나 바른 뒤 광선을 쬠으로써 피부 속 색소세포를 자극하는 치료법이다.

특정 부위에만 있는 부분적인 백반증에는 엑시머(XTRAC-VELOCITY EXIMER) 레이저 치료가 사용된다. 백반증 엑시머레이저 치료법은 백반증 부위에만 308nm의 자외선 파장을 조사하여 피부 조직 내에 있는 멜라닌 세포를 자극하여 색소를 형성시키는 방법으로, 광선요법보다 2~3배 가량 치료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효과도 뛰어나다. 또 엑시머레이저 치료는 적용 부위에 따라 보험적용 여부가 달라진다. 보험이 적용되는 부분은 반바지, 민소매 옷차림에서 노출되는 부위인데 하반신은 허벅지 아래, 상반신은 목 위 부분이다. 즉, 일상에서 자주 노출되는 팔, 다리 얼굴 부위는 해당되고 옷으로 가려지는 둔부, 몸통, 어깨 부위는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다.

◆ 발병 후 일상생활에서의 관리

백반증이 일단 발병한 뒤라면 무엇보다 자외선 노출에 주의해야 한다. 하얗게 변한 백반증 피부는 멜라닌 색소가 없기 때문에 자외선 방어 능력이 없어 정상피부에 비해 일광화상을 쉽게 입을 수 있고, 이는 다시 백반증의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자외선이 강한 봄, 여름에는 모자, 긴팔 옷, 자외선 차단제를 이용하여 자외선을 차단하고 햇볕이 좋은 날 야외활동을 해야 한다면 반드시 자외선 차단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얼굴에 증상이 있다면 연중 내내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주는 것이 좋다.

특히 광선치료 후 24시간 이내 반드시 자외선 차단을 해야 한다. 겨울철에는 백반증이 잘 번지지 않지만 스키장에서 자외선 차단체를 바르지 않고 스키를 타는 경우, 증상이 악화되거나 새로운 부위에 반점이 생길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글 = 강한피부과 강진수 원장 (피부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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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수 강한피부과의원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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