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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몇 년 전부터 한국에서는 ‘혈액형 열풍’이 뜨겁게 불었고 여전히 불고 있다.
혈액형으로 성격을 구분하고 노래, 영화, 책 등의 소재로 등장했다. ‘B형남자’라는 노래가 있고, 2005년에는 ‘B형 남자친구’라는 영화까지 등장해 화재를 모았다. 또 ‘B형 남자와 연애하기’라는 책까지 출간되어서 B형남자가 한참 동안 편견속에 미움을 받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혈액형과 성격 사이에 의미 있는 관계는 발견되지 않는다는 게 학계의 정설이다.
이처럼 사람마다 혈액형이 존재하고 일반적으로 A, B, O, AB 형으로 분류되어 있다.

혈액형뿐만 아니라 사람에게 조직적합성 항원이라는게 있다. HLA 라고 하는데 class I항원과 class II항원이 존재한다. class I 항원이 HLA-A, B, C 가있고 class II HLA-DR, DQ, DP 3종이 알려져 있다.
의학의 발달로 인체의 장기 중 제 기능을 못할 경우 장기이식을 통해서 장기를 받게 되는데 그때 이식이 적합한지의 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 게 HLA 검사이다. 즉 조직적합성 항원이 맞아야 한다. 장기이식시 성공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인자는 거부반응이다. 혈액형이 같고 장기를 기증자로부터 이식수술을 해도 거부반응이 일어나면 조직적합성 항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항원(Human Leucocyte Antigen, HLA)은 백혈구, 혈소판, 림프구에 공통으로 존재한다. 이것이 ABO식이나 RH식처럼 적혈구 표면에 존재하는 항원이 혈액형을 결정하는 것과 대비되는 내용이다.

서울시에서 9월 9일을 장기기증의 날로 지정하였다. 서울건국대학교병원에서도 장기기증 서약서를 작성하는 캠페인이 있었다. 이날 직장인 김보현씨는 ‘이런 행사를 통해서 장기기증의 서약이 나쁜 의미가 아니라 아름다운 결과를 낫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의사의사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센터가 ‘2013년 장기이식통계 연보’ 에 따르면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들의 평균 대기시간은 2009년 2년 9개월에서 1년 가량 늘어난 3년 9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장기 기증 등록자는 2009년 18만500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를 보이다 지난해 16만명으로 다시 늘었다. 뇌사자의 장기 기증은 한국이 100만명당 8.4명으로 미국(25.9명), 스페인(35.1명), 이탈리아(22.2명) 등에 비해 크게 낮았다. 생존자의 장기 기증은 한국이 100명당 36.5명으로 미국(18.8명), 스페인(8.6명)이탈리아(6.1명)보다 많았다.
가족이나 친족 간 장기기증이 많은 한국의 특징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유교사상의 영향이 커서 죽을 때 사람을 온전히 보내줘야 한다는 생각이 뿌리깊게 박혀있다. 세대가 변하긴 했지만 통계를 보면 크게 차이가 없다. 장기이식서약서를 보면 ‘재수없다’, ‘집어치워라’ 라는 말들을 듣게 된다.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과 홍보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서약서는 서약일 뿐이고 혹시나 모를 일에 타인을 살릴 수 있는 아름다운 생명 나눔에 동참하면 나뿐 아니라 많은 사람을 살리는 기쁘고 아름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가까운 미래에는 동물의 장기를 이식받게 될 수도 있을 거 같다. 지난 4월 미국 과학전문매체 라이브 사이언스탓컴은 미국 국립연구소 연구진이 돼지 심장을 개코원숭이에게 이식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이 연구를 통해서 사람이 돼지 심장을 이식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지금의 의료현실을 개선시킬 수 있는 희망을 제시해준다는 측면에서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실험 연구가 시작되어야 하는데 그 결과의 귀추가 주목된다.

<글 = 건국대학교병원 진단검사의학과 백승우 (임상병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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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우 임상병리사 |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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