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질환·치료

[인터뷰] 정형외과 전문의 최홍준 원장
엄지발가락이 밖으로 휘는 ‘무지외반증’, 발견하면 빠르게 교정 및 치료해야
고도 변형 시 치료 방법 선택에도 제한…수술 후 재활과 예방 등 관리 중요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밖으로 휘어지는 변형이 찾아오는 질환이다. 특히 하이힐이나 부츠 등 앞이 뾰족한 형태의 신발을 즐겨 신는 여성에게서 흔하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인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2022년에 무지외반증으로 병원을 찾은 5만 4,020명의 환자 가운데 약 80%에 해당하는 4만 3,641명이 여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무지외반증 발병 초기에는 통증 등의 불편함이 거의 없기 때문에 치료하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있다. 하이닥 정형외과 전문의 최홍준 원장(서울건우정형외과의원)은 “무지외반증은 단순히 발의 모양만 변하는 질환이 아닌 관절이 변형되는 질환인 데다, 방치할수록 변형도 더욱 심하게 진행되는 만큼 적절한 시기에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지외반증이란 어떤 질환인지, 어떻게 치료할 수 있는지 최홍준 원장과 이야기를 나눠 봤다.

최홍준 원장|출처: 서울건우정형외과의원최홍준 원장|출처: 서울건우정형외과의원

무지외반증 발병 원인 복합적인 경우 많아…주변 관절 이상 여부 확인해야
무지외반증의 발병 원인은 크게 선천적인 요인과 후천적인 요인으로 나눌 수 있다. 선천적인 요인으로는 △유전적인 영향 △관절이 과도하게 유연한 사람이 평발을 동반한 경우 △관절의 형태 이상 등이 작용해 발병한다. 후천적으로는 △폭이 좁은 신발이나 하이힐 등의 장시간 착용 △류미티스 관절염 △결체조직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을 때 무지외반증이 나타날 수 있다.

최 원장은 “단일 원인에 의해 무지외반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선천적인 요인과 후천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며 “특별한 원인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갑작스럽게 무지외반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상당히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무지외반증은 관절이 뒤틀리면서 발의 형태가 변하는 질환인 만큼, 발의 모양만 봐도 무지외반증 여부를 파악하고 진단할 수 있다. 그렇지만 변형 단계를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해서는 엑스레이 촬영을 통해 관절의 틀어진 각도를 측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한 동반된 변형이나 주변 관절의 관절염 등의 이상 여부도 함께 파악해야 적절한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는 것이 최 원장의 설명이다.

진행 단계별로 적합한 치료법 달라…고도 변형 전 치료가 필수
최홍준 원장은 “무지외반증을 치료할 때는 변형의 정도와 단계를 정확하게 평가하고 그에 맞는 치료를 적절하게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엄지발가락의 변형이 25도 이하인 경우에는 보존적 치료를 통해 무지외반증이 더 이상 진행하지 않도록 막는 것이 최우선의 치료 방법이다. 이때는 볼이 좁거나 뒤꿈치가 높은 신발을 신지 않고, 평발이 있다면 평발 깔창을 착용해 발이 안쪽으로 무너지는 것을 조절하는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

변형이 초기 단계이거나 환자의 나이가 어린 경우에는 무지외반증 교정기를 사용하기도 하며, 힘줄을 늘리는 운동치료도 시행한다. 초기 단계의 무지외반증에서는 통증이 있는 경우가 드물지만, 통증이 느껴진다면 약물치료도 병행할 수 있다.

25~30도 이상으로 변형됐다면 수술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이때부터는 증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변형의 진행 속도도 점점 더 빨라지기 때문이다. 최 원장은 “이 경우에는 절개 없이 조직을 최대한 보존한 상태로 필요한 부분만 건드리는 ‘최소침습 교정 수술’을 통한 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소침습 교정 수술은 수술 흉터가 거의 없고, 수술 후 바로 걸을 수 있기 때문에 재활이 빠르며 재발 확률이 더 낮다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모든 변형 단계에서 최소침습 교정 수술이 가능한 것은 아니며, 변형이 심하게 진행된 경우에는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데에도 제한이 생긴다는 것이 최 원장의 설명이다. 고도 변형 단계에서는 변형된 엄지발가락이 검지발가락을 밀어 올리면서 탈구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걷기조차 어려울 만큼의 심한 통증이 찾아오기 때문에, 엄지발가락뿐 아니라 검지발가락의 관절까지 함께 수술을 시행해야 한다.

또한 엄지발가락이 심하게 변형되면 관절염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점도 문제다. 최 원장은 “관절염으로 이어진 경우에는 진단명이 무지외반증에서 관절염으로 바뀌며, 수술 방법도 ‘교정술’에서 ‘유합술’로 바뀐다”며 “관절염이 심해지면 엄지발가락을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는 경우도 생기는 만큼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무지외반증 변형이 찾아온 발의 모습|출처: 게티이미지뱅크무지외반증 변형이 찾아온 발의 모습|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꾸준한 재활로 재발 막아야…예방과 적기 치료가 중요
무지외반증은 제때 수술을 하더라도 관리를 소홀히 하면 재발할 수 있는 질환이다. 특히 류마티스 관절염 등의 기저질환이 있거나, 무지외반증과 동반된 다른 변형이 있는 경우에는 재발 위험이 더욱 높은 편이다. 이에 대해 최홍준 원장은 “평소에 신는 신발을 잘 선택하고, 수술 후에도 재활치료 등의 관리를 제대로 한다면 재발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일상생활 속에서 무지외반증을 예방하고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신발을 잘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볼이 너무 좁지 않은 신발을 신고, 하이힐과 같이 뒷굽이 높아 발의 앞쪽으로 힘이 쏠리는 신발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교정 기능이 있는 깔창 등을 사용해 동반 변형을 조절하면 무지외반증이 악화되지 않도록 막을 수 있다.

수술 후 재활치료도 꾸준히 시행해야 한다. 재활치료는 관절 주변부 힘줄의 균형을 되돌리고 관절의 가동 범위를 부드럽게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다. 발가락으로 수건 잡기와 같은 운동을 통해 발가락의 마디를 부드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대표적인 재활치료 방법이다. 이를 통해 신발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빠르게 걷거나 뛰는 등의 활동을 늘리는 과정에 어려움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무지외반증은 적절한 시기에 치료하면 치료 성공률이 아주 높은 데다, 수술 방법에 따라서는 바로 걸을 수 있을 만큼 회복 기간도 짧다. 치료를 피하기보다는 더 진행되기 전에 빠르게 치료하는 것이 최선이다. 최홍준 원장은 “발이 건강해야 활동이 편해지면서 전신의 건강까지 지킬 수 있다”며 “무지외반증은 초기에 치료할수록 개선하기도 쉬운 만큼, 시기를 놓쳐 더 큰 수술이 필요해지는 상황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 공유하기

    주소 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ctrl + v 를 눌러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하세요.

    확인
    닫기
안세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hidoceditor@mcircle.biz
기사보기
최홍준 서울건우정형외과의원 전문의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