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닥 의학기자 박정민 원장ㅣ출처: 하이닥

한겨울에도 마라톤을 즐기는 사람이 많다. 달리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은 달리면서 건강도 지키고 즐거움도 얻는다. 그러나 잘못된 방법으로 달리거나 무리해서 달리면 허리와 무릎, 관절 등에 통증과 근육통이 생길 수 있다. 발 관절에 평소 가하지 않았던 스트레스가 가해지면서 발톱이 눌리면서 발생하는 혈종, 색 변화 등의 후유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달리기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달리는 목적과 달리는 사람의 특성에 맞는 신발 선택이 중요하다. 이는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적용되는 이야기이다. 특히 당뇨 환자는 발 상태에 따른 적절한 신발을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달리기나 마라톤 등을 즐기는 사람들은 지면의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두꺼운 밑창을 지닌 신발 또는 오랜 시간 달릴 경우 발의 근육이 피로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밑창이 제한적으로 구부러지는 신발 등을 선택한다. 밑창이 어느 정도 도톰해야 달릴 때의 보폭에 맞게 체중을 적절하게 분산할 수 있다. 마라톤 기록을 단축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밑창이 얇고 가벼운 전문 마라톤화를 선호하는데, 만약 체중이 많이 나가거나 관절이 좋지 않다면 좋은 선택이 아니다. 밑창이 얇고 가벼운 전문 마라톤화는 관절과 근육에 무리를 줄 수 있어서다.

당뇨발 궤양 있다면 밑창 두껍고 깔창이 부드러운 신발 골라야
이처럼 각 상황과 건강 상태에 맞게 신발을 선택하는 기준은 다르다. 그렇다면 당뇨 환자는 어떤 신발을 신어야 당뇨발을 예방할 수 있을까. 기본적으로 보행 시 발의 부분적인 스트레스를 줄이고 발가락이 신발 속에서 구부러지지 않도록 도와주는 신발이 좋다. 밑창이 어느 정도 충분하게 단단하면서 쉽게 구부러지지 않고, 발가락 부위의 공간이 충분하면서도 발목 부위는 조일 수 있어서 발이 앞으로 밀리지 않도록 조정이 가능한 신발의 형태가 당뇨발 환자에게 좋다.

특히 당뇨발의 궤양이나 상처가 자주 유발되는 환자라면 밑창이 두꺼우면서 단단하고 발이 직접 닿는 부위는 부드럽고 잘 구부러지지 않는 신발을 선택해야 한다. 이처럼 발 관절에 스트레스가 일정하게 분산되는 신발 밑창의 형태야말로 궤양 발생 예방을 돕는다. 여기에 발목을 함께 잡아줄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발 볼이 넓은 신발도 유용하다. 발끝이나 발 볼 쪽에는 눌림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금 여유가 있도록 하고 발목과 발등 부위의 조직이 부드러운 부분에는 일정하게 보행 시 발의 움직임을 잡아줄 수 있도록 하는 신발 형태가 발의 궤양을 막는 데 도움을 준다.

신발 깔창은 자주 갈아야…궤양 악화되면 당뇨발 센터 방문 필요
또 발가락 굴곡 구축 등 갈퀴 족지 또는 발가락 변형이나 기형, 건막류 등이 있는 경우는 신발의 토박스가 충분한 여유가 있는 것을 선택한다. 발등 관절이 변형된 당뇨발 환자(샤코시 관절병증 등)의 경우는 발등 부위의 변형으로 인하여 돌출된 부위들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그 부위 압력을 줄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신발의 압력이 오랜 기간 같은 신발을 신으면 궤양이 발생할 수 있어 신발을 자주 바꿔주는 것이 좋다. 신발의 깔창 역시 발의 스트레스를 줄여줄 수 있게 부드럽고 변형되지 않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으며, 이상 여부를 확인하며 자주 갈아줘야 한다.

궤양이 발바닥 쪽에 남아 있어 심한 경우에는 부츠 형태의 보조기를 사용하여 발목 상부에서 신발을 고정하여 체중이 보행 시에 최대한 궤양 부위에 가지 않고 정강이 부위 등에 분산될 수 있는 보조기 수준의 신발을 고려하는 것이 안전하다. 새로운 신발을 신고 나서 특정 부위에 예상하지 못한 궤양이 발생하거나 적절한 신발을 신고 나서도 지속적으로 궤양이 악화되는 양상이며, 당뇨발 센터를 찾아 치료가 필요한지, 특정 맞춤형 제작 신발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한편, 밑창이 너무 얇거나 충격 흡수가 되지 않아 보행 시 스트레스가 큰 신발이나 밑창이 너무 부드러워서 잘 구부러지고 유연한 신발, 발 볼 부위가 좁고 딱딱하고 눌림을 만드는 신발 등의 형태는 피하는 것이 좋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박정민 원장 (정형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