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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시라이프

최근 전 농구스타이자 방송인으로 활동 중인 한기범(59)이 한 방송에 나와 마르팡 증후군(Marfan's syndrome)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으며, 질환으로 인해 두 번이나 심장수술을 받았다는 사실을 밝혔다.


마르팡 증후군 환자는 선천적으로 키가 크기 때문에 프로 농구 선수에 도전하는 사례가 많았다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마르팡 증후군 환자는 선천적으로 키가 크기 때문에 프로 농구 선수에 도전하는 사례가 많았다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늘어나고 있는 국내 마르팡 증후군 환자
미국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도 앓았다고 전해지는 마르팡 증후군은 유전질환으로 1896년 프랑스 의사인 장 마르판(Jean Marfan)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발병률은 5,000명 당 1명 정도이지만, 근래에는 국내 환자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2017년 삼성서울병원 심장혈관센터 김덕경 교수가 대한의학회지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2006년에 인구 10만 명 당 0.9명이었던 국내 마르팡 증후군 유병률이 2013년에는 2.27명으로 2.5배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10대의 유병률이 두드러졌는데, 2006년에 10만 명 당 4.8명이었던 10대의 유병률이 2013년에는 6.4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국내 10대 마르팡 증후군 환자가 증가하는 것은 이 시기에 신체적으로 발달하고 매우 빠르게 성장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하며, "자녀가 비정상적으로 키가 크거나 팔 길이가 무릎까지 내려갈 정도라면 몸이 건강해도 일단 마르팡 증후군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심혈관 질환과 안구 질환에 걸리기 쉬워
마르팡 증후군은 결합 조직을 구성하는 단백질을 생성하는 FBN1이라는 유전자 이상으로 발병한다. 결합 조직은 신체의 형태를 유지하고 장기의 위치를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 이로 인해 마르팡 증후군 환자는 선천적으로 발육 이상을 겪으며, 주로 심혈관, 안구, 골격 등에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마른 체형을 가지고 있다. 또한 키가 매우 크고 팔다리가 다른 사람과 비교해 과하게 길다. 키가 너무 크기 때문에 척추가 버티지 못해 척추측만증이 쉽게 나타나고, 갈비뼈도 변형되어 새가슴이나 오목가슴이 생기기도 한다. 통계에 따르면 마르팡 증후군 환자의 50% 이상이 척추 변형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환의 특성으로 키가 큰 환자가 많아, 마르팡 증후군 환자가 질환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농구나 배구 등 운동선수에 도전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문제는 마르팡 증후군 환자는 겉으로 보이는 증상뿐만 아니라 안구, 심장, 폐가 취약해 격렬한 운동을 자제해야 한다.

눈에서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를 받치는 조직이 약해 수정체 탈구가 자주 발생하며, 젊은 나이에 녹내장과 백내장이 생기기도 한다. 아울러 심혈관 질환 위험이 건강한 사람과 비교해 2배 이상 높다. 실제로 마르팡 환자의 60~80%에서 심부전, 대동맥류, 대동맥박리 등 대동맥 관련 질환이 관찰된다. 이와 같은 이유로 질환에 대해 무지하던 1970년대만 해도 마르팡 증후군 환자의 평균 수명은 32세 정도로 무척이나 낮았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적극적인 검사와 조기 치료로 지금은 수명이 2배 이상 늘어났다.


완치 불가능해...정기적인 검사가 유일한 해답
마르팡 증후군은 유전 질환이기 때문에 부모 중 한 명이라도 이 질환을 가지고 있으면, 자녀도 마르팡 증후군 환자일 가능성이 높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발병 위험이 70~80%가량 되며, 가족력이 없이 발병하는 사례도 30% 정도나 된다.

안타깝게도 아직까지는 마르팡 증후군을 완치하는 방법은 없다. 때문에 합병증을 예방해 환자가 건강하게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치료의 목적이다. 심장과 눈에 합병증이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심장 초음파 검사와 안과 검사를 받아야 하며, 판막 질환이나 척추 측만증, 갈비뼈 변형이 있다면 수술로 교정해야 한다. 생활습관 관리도 중요하다. 카페인이 함유된 식품은 되도록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고, 저염식·저콜레스테롤 식습관이 권장된다. 아울러 심장과 폐, 관절에 무리가 가는 운동은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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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진규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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