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따뜻해지면 찾아오는 모기. 모두를 귀찮게 하는 해충이지만, 이상하게도 다른 사람에 비해 모기에 잘 물리는 사람이 있다.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런 사람들은 사용 중인 비누 향을 바꿔보는 것이 좋을듯하다.
모기는 체취에 따라 먹잇감을 찾는다ㅣ출처: 게티이미지 뱅크
지난 10일 미국 버지니아 공대(Virginia Tech) 클레망 비노제(Clément Vinauger)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아이 사이언스(iScience)’를 통해, 비누 향이 모기의 흡혈 선호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코코넛 향 등 특정 비누를 사용하는 것만으로 모기에 물리는 빈도수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모기는 체취에 따라 먹잇감을 찾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사람의 경우 체취가 모기를 불러들이는 주요 원인인데 모기가 좋아하는 체취를 가진 사람은 모기에 더욱 잘 물린다. 하지만, 체취는 평상시 사용하는 비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연구진은 이 사실에 주목하며 비누의 향을 바꾸면 모기를 쫓아낼 수 있을 거라 추측했다.
본격적인 연구에 앞서 연구진은 4명의 참가자의 체취와 실험에 사용할 비누 4종류(다이얼, 도브, 네이티브, 심플 트루스)의 향을 분석했다. 이후 각 참가자들에게 비누를 사용하게 하고 비누로 몸을 씻기 전과 씻은 후 체취에 따른 모기 유인 효과를 확인했다. 실험에는 짝짓기를 막 끝낸 이집트 숲모기 암컷이 사용됐다. 이는 짝짓기를 끝낸 암컷 모기만 흡혈을 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사람이 내뿜는 이산화탄소(CO2)가 모기를 불러드리는 효과를 배제하기 위해 실험 참가자들의 체취가 배어 있는 섬유를 사용해 실험했다.
그 결과, 사용하는 비누의 향이 모기 흡혈 선호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브와 심플 트루스 비누는 일부 지원자에게 모기가 더 꼬이도록 만들었다. 반면, 네이티브 비누는 모기를 쫓았다. 비노제 박사는 “실험에 사용된 4종류의 비누 모두 '리모넨(Limonene)’이라는 화학성분을 포함하고 있지만, 오직 3종류만 모기를 유인했다”라고 밝히며, “이는 각 비누에 포함된 리모네의 비율이 다르기 때문이며, 화학물질의 비율에 따라 모기를 쫓기도 불러들이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연구진은 추가 분석을 통해 모기 흡혈 선호도에 영향을 미치는 성분을 더 찾아냈다. 코코넛 향 성분도 그중 하나다. 비노제 교수는 모기에 잘 물리는 사람들에게 코코넛 향 비누를 추천했다.
다만, 그 효과는 비누의 종류와 사람의 체취에 따라서 차이가 있었다. 연구진은 “비누의 향이 체취와 섞이면 새로운 향이 나는데, 사람마다 체취가 달라 같은 비누를 써도 사람마다 효과의 차이가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