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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하이닥 의학기자 반동규 원장ㅣ출처: 하이닥하이닥 의학기자 반동규 원장ㅣ출처: 하이닥
조금만 움직여도 퉁퉁 붓는 다리, 오후로 갈수록 묵직해지는 하체. 일상에서 누구나 한 번쯤은 느껴봤을 증상입니다.

어쩌다 한번 단발성으로 나타난 증상이라면 일시적으로 무리해서 나타났다고 할 수 있지만, 증상이 반복되고 일상에 불편함이 따른다면 병적인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 것입니다. 이러한 증상이 다리(하체)에서만 집중되고 반복된다면 혈액순환 저하를 시작으로 만성정맥부전, 하지정맥류 등과 같은 '순환기 질환'이 발병한 것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병적으로 심각한 수준으로 발전한 상태라면 병원을 방문하여 병태에 알맞은 치료를 받는 것이 순서입니다. 그러나 비교적 초기 단계라면 병원 치료가 아닌 운동이나 음식 등의 보존요법에 더 관심을 두게 됩니다. 특히 다리의 부종 및 저림, 당김, 경련, 중압감, 피로감, 팽륜감 등이 대표적 자각증상이라고 알려진 하지정맥류를 의심하는 분이라면 더더욱 운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하지정맥류 병태에 따라 운동은 도움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다리에 나타난 불편함으로 인해 하지정맥류를 의심하고 운동을 시작하려는 분을 위해,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것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정맥 혈액이 심장 쪽으로 올라가려면 종아리 근육의 수축·이완 운동이 필요하다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정맥 혈액이 심장 쪽으로 올라가려면 종아리 근육의 수축·이완 운동이 필요하다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운동 전...내 몸 상태에 대한 정확한 확인부터

병적으로 특별한 문제가 없는 상태에서 부종 및 다리의 피로감에 의해 통증이 지속하는 상태라면 누구나 “혈액순환이 제대로 안 되나 보다”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혈액순환 개선과 건강관리에서 운동보다 기본이 되는 것은 없기에, 가장 먼저 운동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평소 꾸준히 운동하지 않던 사람이 어설프게 운동을 시작하면 증상만 악화시킬 뿐입니다. 특히 종아리에 알(통)이 생기는 것이 싫어서 평소 종아리 근력 운동을 한 적 없거나, 가벼운 산책 정도만 짧게 했던 분이라면, 더더욱 하지정맥류 운동은 금물일 수 있습니다.

혈액순환의 기본은 심장을 출발한 혈액이 동맥을 타고 인체 곳곳으로 잘 전달됐다가 다시 정맥을 타고 잘 돌아오는 것입니다. 심장을 기점으로 동맥을 타고 순환하는 혈액에는 압력이 있으며, 병원에서 흔히 체크하는 혈압(심장 박동이 혈관 벽에 미치는 압력)과 맥박(동맥벽의 확장과 수축에 의해 나타나는 파동)은 동맥에서 나타납니다.

반면, 정맥은 혈압과 맥박이 전혀 없는데요. 이는 동맥을 타고 모세혈관까지 도달하는 과정 중에 압력이 모두 소실됐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맥은 혼자서 흐르지 못하며, 압력이 전혀 없는 혈액이 심장까지 되돌아가기 위해서는 심장의 흡입작용 및 종아리 근육의 수축·이완 운동이 필요합니다.

평소 운동을 꾸준히 해서 심폐기능 및 종아리 근력이 강할수록 강력한 압력이 발생하고, 이를 통해 혈액순환이 원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평소 운동량이 부족했던 사람 혹은 종아리 근력이 물렁살에 가까운 사람이라면, 충분한 압력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피로감 증가 및 근육통이라는 부작용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업무 중이나 일상에서 걷는 시간이 많은 사람은 “평소에 많이 걸으니, 운동한 것과 마찬가지다. 근력이 부족한 것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는데요. 운동을 전문으로 하는 분은 알겠지만 '걷는 방법 및 요령'에 따라 사용되는 근육이 다릅니다.

의학에서 말하는 '제2의 심장인 종아리 근육'을 강화하고 단련하는 것은 다리의 어느 한 근육만 강해서 될 문제가 아닙니다. 다리에 있는 모든 근육이 골고루 발달되어야 원활하고 정상적인 혈액순환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하루에 30분씩 꾸준히 산책했다 해서 혹은 일 때문에 평소 하루에 1만 보를 걸었다 해서 다리 힘이 좋다고 생각했던 분이 있다면, 본인만의 착각일 것입니다.

따라서 혈액순환 개선 및 하지정맥류 예방을 목적으로 운동을 계획한다면,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종아리 근력 상태'입니다. 의자에 앉은 자세에서 양발을 모르고 발뒤꿈치를 끝까지 올린 상태에서, 본인 종아리를 만져 보는 것만으로 충분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매끈한 다리처럼 보이더라도 종아리 안쪽에서 단단한 알처럼 만져지는 것이 있다면 기본적인 근력은 형성된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물렁살만 만져지거나, 손이 닿는 피부부터 전체적으로 단단한 느낌만 든다면 근육은 없고 부종만 있는 경우일 수 있습니다.


출처: 포이즌의원출처: 포이즌의원

종아리 근력 약한 사람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운동

종아리 근력 강화를 위해 거창한 운동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맨몸으로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는 발목 돌리기, 스쿼트 동작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발목 돌리기는 잠자는 시간 빼고 수시로 시행하길 바랍니다.

스쿼트는 첫 1주일 동안 20회 정도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시작하면 근육통만 남습니다. 1주일 간격으로 10회씩 늘려나가는 것이 좋으며, 최종적으로 하루 300회를 소화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렇다고 300회를 한꺼번에 하는 것은 아닙니다. 운동에서 가장 좋은 것은 '반복'입니다. 20회를 시작으로 1주 단위로 10개씩 늘려가고, 50회가 되었을 때를 1세트로 생각하면 됩니다. 이후에는 50회씩 6회 반복, 이후에 100개씩 3회 반복을 할 때쯤이면, 기초적인 종아리 근력이 형성되어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끝은 아닙니다. 여기까지는 '기초체력단련'이었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이후부터 본격적인 운동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좀 더 격한 마라톤이나 등산, 빠른 걸음으로 장거리 걷기, 축구, 농구, 탁구, 테니스 등의 전신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종아리 근육뿐 아니라 심폐기능을 강화해서 동맥과 정맥 모두를 위한 일거양득의 운동을 하는 것입니다.


오늘 하지정맥류 운동이라는 주제로 이야기한 이유는 잘못된 정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드리기 위함입니다. 실제로 다리의 부종 및 통증으로 인해 하지정맥류를 의심하고 진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분 중에 상당수가 운동 부족에서 나타난 단순 피로감을 하지정맥류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리의 단순 부종 및 피로감, 저림, 당김은 간단한 운동만으로도 충분히 개선될 수 있으나, 한두 달 만에 개선될 수는 없습니다. 또한 당장의 불편함은 정맥순환개선제 복용이나 의료용 압박스타킹 착용 등의 보존요법으로 관리할 수도 있습니다만, 근본적인 원인인 종아리 근육에 대한 대책이 될 수는 없습니다.

다리(하체)에 나타난 여러 증상으로 인해 하지정맥류를 의심하고 운동을 다짐했던 분이 있다면, 운동에 앞서 본인의 몸 상태가 어떤지 정확히 확인하고 그에 알맞은 단계부터 시작하길 바랍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반동규 원장 (흉부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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