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닥 의학기자 임은교 원장ㅣ출처: 하이닥
건선은 면역시스템 이상으로 발생하는 피부질환이다. 피부가 붉어지고 수분기가 사라지며 팔꿈치나 무릎과 같은 신체 부위를 시작으로 각질이 나타난다. 점점 발생 범위가 넓어지며, 피부가 붉어지고 하얀 각질이 일어나는 증상이 호전과 악화를 반복한다.
건선은 오랜 기간 지속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으로 피부가 건조해지면 증상이 악화하는 경향이 있어서 초기에는 단순 피부건조증으로 오인하기도 한다. 하지만 표피 및 각질층 수분을 외부로 빼앗기면서 피부가 건조해지고, 트면서 각질이 일어나는 건조증과 달리 건선은 몸속에서부터 발생한 염증 반응이 피부로 드러난다.
건선은 또 다른 면역계 피부질환인 아토피피부염과도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데, 아토피피부염과 달리 가려움 증상이 심하지 않다는 차이점이 있다. 건선은 염증으로 각질세포가 과다 증식되기에 단순히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주고, 수분 보충을 해주는 것만으로는 증상의 호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건선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건선 치료, 원인 파악이 우선되어야
건선 증상을 완화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피부 표면뿐 아니라 신체 전반을 꼼꼼히 살펴 ‘체내 유발 요인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즉, 체내 면역계 이상반응 해결을 위한 치료가 우선되어야 한다. 건선과 같은 면역계 피부질환 증상을 겪는 환자들 중에는 관리법과 치료법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음식을 잘못 먹어 증상이 시작되었다고 생각하여 식단 조절을 통해 건선 증상을 치료하려고 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음식이나 식습관 관리는 말 그대로 ‘관리법’이다. 관리법은 치료 과정에서 효과를 높이거나 증상이 더욱 악화되는 상황을 막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법’이 될 수 없다.
건선은 의심 가는 요인을 피하면 되는 알레르기 반응과는 차이가 있어 단순히 섭취 음식을 조절하는 것만으로는 이미 만성화된 피부 증상을 치료하기 어렵다.
건선은 이미 오랜 기간에 걸쳐 체내에서부터 특정 기능이 손상되거나 문제가 발생하여 시작된 피부질환이다. 이 때문에 피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원인 치료가 필요하다. 어떤 원인으로 면역력이 저하된 것인지, 해당 신체 부위에 극심한 건조감과 함께 각질 증상이 집중되어 나타나는 이유에 대한 답을 신체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
건선으로 피부가 붉어지고, 건조하여 갈라지면서 각질이 발생하는 증상은 체내에서 과잉 열이 유발되고 수분대사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이 원인이다. 수분대사 장애를 유발하는 실질적인 체내 요인을 해결하고, 피부가 수분을 머금을 수 있도록 피부 점막 기능을 회복하면 피부 건조감이 해결되면서 각질이 완화될 수 있다.
건선 증상 악순환 부르는 수면장애 해결 필요
수분대사 장애 및 건선 치료를 위한 또 다른 방법은 ‘수면장애’ 해결이다. 필수 수분대사 장애는 수면장애와 연관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 밤새 잠들지 못하는 극심한 불면증뿐 아니라 몸이 무겁거나 피로가 느껴져 잠을 푹 자도 피로가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반복되는 정도의 증상도 수면장애의 범주에 들 수 있다.
다음은 수면장애 자가진단법으로, 아래 6가지 항목 중 해당사항이 많을수록 수면장애를 갖고 있을 확률이 높아진다.
1. 잘 때 코를 곤다. (함께 자는 사람이 나의 코골이 소리에 힘들어한다)
2. 책이나 TV를 볼 때, 일이나 운전할 때 졸음을 참기 어렵다.
3. 아침에 일어났을 때 피곤하고 몸의 피로가 안 풀리며 활력이 없다.
4. 6~8시간 이상 잠을 잤는데도 선잠을 잔 것처럼 피곤하다.
5. 수면 중에 자주 깨며 다시 잠들기 어렵다.
6. 잠드는데 2~30분 넘게 걸리는 날이 많다.
우리 몸은 자는 동안에도 생체활동이 일어나는데, 이때 수면 관련 증상들이 동반되어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세포에서는 탈수가 일어나고 신경에서는 열이 발생한다. 그 결과 아무리 물을 많이 마시고 보습 관리를 해도 피부로 열이 오르고 건조해진다. 건강한 수면을 취하지 못해 증상이 시작되고, 만성화된 피부건조 증상이 전신으로 번지면서, 동반되는 가려움증 때문에 숙면이 더 어려워지면서 증상이 악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그래서 건선 치료를 위해서는 문제가 되는 수면장애를 해결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직업상 불가피하게 수면시간의 확보가 어려운 경우, 피로감과 피로감으로 유발된 소화기 문제(역류성 식도염, 소화불량) 등 체내 염증 유발 요인을 직접적으로 해결하는 치료를 진행하면서 면역력의 회복을 도와야 한다.
수면 습관 관리를 완벽히 하지 못하더라도 증상이 개선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건선의 원인이 수면장애인 것은 아니다. 다른 메커니즘으로 건선이 발생한 경우 치료를 위해 집중적으로 개선해야 할 신체 불균형 증상 또한 달라진다. 개개인마다 달라지는 원인과 유형별로 치료 및 관리법이 달라져야 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밀 진료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치료를 받는 것이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임은교 원장 (한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