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이 오래 지속되면 몸 곳곳에 여러 합병증이 발생한다. 사지의 말단인 '발' 역시 예외는 아니다. 당뇨병이 지속되면 흔히 당뇨발이라고 불리는 '당뇨병성 족부 궤양'이 생길 수 있다. 당뇨병성 족부 궤양이란 당뇨병 환자의 발에 생기는 신경병, 구조적 변형, 피부와 발톱의 변화, 궤양, 감염 등의 통칭이다. 당뇨병을 오래 앓아 혈액 순환이 잘 안 되는 것이 원인으로 감각이 둔해지고, 상처의 치유 속도가 느려지며 발생한다.
여름철에는 당뇨 합병증인 '당뇨발'에 주의해야 한다|출처: 게티이미지 뱅크
“당뇨 환자가 두려워하는 합병증, 당뇨발”
당뇨발은 당뇨 환자가 가장 무서워하는 합병증 중 하나다. 합병증 중에서도 비용이 많이 들고, 심한 증세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하지 절단이라는 심각한 결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내과 송필훈 원장은 당뇨발에 대해 “감각이 무뎌지다 보면 심할 경우 날카로운 것에 찔려 피가 나는데도 증상을 못 느낄 수 있다”고 말하며 “상처를 늦게 발견하면 궤양으로 이어질 수 있어 무서운 합병증”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당뇨 환자에서 당뇨발이 흔하게 발생한다는 점이다. 하이닥 정형외과 상담의사 이대영 원장(새길병원)은 “당뇨환자라면 누구나 당뇨발 위험군에 속한다. 때문에 예외 없이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합병증 발생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당뇨병 환자에서 평생 동안 당뇨발이 발생할 위험은 약 20%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당뇨 환자 4명 중 1명은 당뇨발을 앓는 셈이다.
“발에 취약한 당뇨 환자, 여름에는 더 각별히 주의해야”
여름은 ‘당뇨발’의 발생 위험이 특히 큰 계절이다. 당뇨발은 주로 작은 상처에서 비롯되는데, 여름철에는 샌들, 슬리퍼 등의 착용으로 발이 노출되어 상처가 생길 위험이 크다. 특히, 모래사장에서 맨발로 걷는 사례가 많다는 점도 문제다. 모래 속에는 조개껍데기, 깨진 유리병 등 상처를 낼 수 있는 위험 요소가 많으며, 이러한 상처를 통해 바닷물에 있는 미생물이나 세균에 감염될 위험성이 높다.
여름철 발병 위험이 높은 ‘무좀’도 주의해야 한다. 발 각질에 무좀균이 침투하면 발가락 사이를 짓무르게 하고 상처를 유발하는데, 이 과정에서 세균의 침투 위험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름철에는 답답하더라도 ‘면양말’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하이닥 내과 상담의사 김소연 원장(휴병원)은 “여름엔 샌들을 신으면서 발이 노출되며 상처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데, 합병증이 있는 당뇨 환자는 발에 상처가 생기는 것을 감지하지 못해 심한 염증으로 악화되는 사례가 많다”고 말하며 “다소 답답하더라도 땀 흡수와 통풍이 잘되는 면양말을 신을 것”을 강조했다. 이어 “발에 무좀이 있는 경우 세균이 침투해 발등까지 염증이 퍼지는 봉와직염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발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매일 발 확인하고, 혈당 관리 철저히”
당뇨발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작은 상처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하이닥 가정의학과 상담의사 상재형 원장(미래본병원)은 “매일 발을 깨끗하게 씻고, 발에 상처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하며 “혹 상처가 있다면 자가 치료 시 2차 감염의 위험이 있으므로 병원에서 치료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물론, 당뇨발 예방∙관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혈당 관리다. 내과 이재민 원장(대전엔도내과)은 “당뇨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혈당관리”라고 말하면서 “약 복용은 물론 생활습관 및 고지혈증∙고혈압∙비만 등 당뇨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인자를 함께 관리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도움말 = 송필훈 원장(내과 전문의), 하이닥 상담의사 이대영 원장(새길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하이닥 상담의사 김소연 원장(휴병원 내과 전문의), 하이닥 상담의사 상재형 원장(미래본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이재민 원장(대전엔도내과 내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