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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불룩 나온 배를 두드리며 상담에 들어온 30대 남성을 만났다. 육안으로 보기에도 상당한 복부비만 환자였다. 대학교를 졸업할 때만 해도 70kg대를 유지했는데 업무 특성 상 일주일에 서너 번 술자리를 갖다 보니 어느새 0.1톤에 육박한다고 했다.

비만하면서 불편한 점이 많았는데, 며칠 전 자다가 숨이 막혔다며 ‘살 빼달라’고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안타깝지만 이 환자는 지방흡입 만으로 비만을 완전히 치료할 수 없다. 지방흡입은 한 번 생기면 죽을 때까지 절대 없어지지 않는 지방 세포를 물리적으로 제거한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비만 치료법이지만, 체내 모든 지방을 다 흡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비만으로 고민하는 남자비만으로 고민하는 남자

​유독 복부에 지방이 몰려있는 비만환자는 피하지방뿐 아니라 내장지방의 양도 상당한 편이다. 우리 몸에 쌓이는 지방의 종류는 ‘피하지방’과 ‘내장지방’ 2가지인데 피하지방은 피부와 근육 사이에 있는 지방으로, 체온유지와 신체 보호 등을 담당한다.

팔뚝, 복부, 허벅지, 종아리 등 지방흡입을 할 때 제거하는 지방이 바로 피하지방이다. 반면 내장지방은 복부 주변 내장 사이에 붙어있는 지방이다. 야식, 폭식 등 불규칙한 식습관이 내장지방을 쌓는 주원인이다. 심지어 지방흡입으로 제거가 불가능하다. 피하지방보다 내장지방이 많은 환자의 경우 지방흡입으로 비만치료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내장지방은 고혈압, 당뇨병 등 대사증후군의 원인이 되며 수면무호흡증, 관절염, 역류성 a식도염 등 다양한 질병을 일으킨다. 최근에는 비만인구가 증가하면서 20대 남녀 비만 환자에게도 이러한 질병이 나타나기 때문에 적게 먹고, 운동하는 바른 생활습관을 가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에는 외관상 말랐지만 배만 볼록 나온 형태의 사람들도 내장지방량이 꽤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마른 비만’이라 불리는데, 스스로가 비만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더욱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지난주에 만난 환자는 피하지방과 함께 내장지방이 많았다. 복부 지방흡입을 통해 피하지방을 제거하고, 식습관 개선과 운동요법으로 꾸준하게 내장지방을 줄이기로 약속했다. 표준체중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테지만, 옆에서 지속적으로 응원할 것이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이선호 원장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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