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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재미있는 질문 하나를 던져보려 한다. 모르긴 몰라도 ‘내원 환자들이 자주 묻는 말 세가지를 조사한다면 분명히 그 안에 들 수 있을만한 인기 질문이다. ‘지방흡입이 먼저일까, 다이어트가 먼저일까?’

체형이나 다이어트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고민해 봤을 부분이다. 물론 지방흡입에 대해 선호가 없는 사람이라면 특별히 고민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급작스럽게 살이 쪘거나 표준체중인데 특정 부위에 체지방이 몰린 체형을 가진이라면 한번쯤은 진지하게 고민했을 일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에 비유될 정도다.

비만비만

상담하다 보면 지방흡입에 있어 일종의 환상을 가진 경우가 많다. 지방흡입만으로 살이 쫙 빠진다거나 운동과 식이요법 같은 일반적인 방법이 귀찮아 수술을 선택한다는 이들을 만나면 그렇다.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지방흡입은 마법이 아니다.

가령, 76.8kg의 체중을 가진 사람이 지방 3,000cc를 흡입하면 체중이 2kg 남짓밖에 줄지 않는다. 생각보다 적은 양이다. 게다가 지방흡입 후 식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다시 살이 찌는 경우도 있다. 지방세포는 그 크기가 최대 400배까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술을 통해 지방세포의 수를 줄이더라도 습관과 행동이 바뀌지 않는 한 거대해진 지방과의 이별은 쉽지 않다.

그렇지만 지방흡입은 분명히 다이어트에 큰 도움을 준다.

지방흡입을 하고 나면 심리적, 물리적으로 더 쉽게 살을 뺄 수 있다. 수술 직후에는 체중 변화가 미비해도 체형의 변화가 확실히 드러나기 때문에 다이어트 동기부여가 확실하다. 게다가 건강한 식단과 생활 습관으로 자신을 가꾸면 원하는 것 이상의 체중과 체형을 얻을 수 있다.

물론 일반적 감량 방법인 운동과 식이조절로도 살 빼기에 도움이 되지만 이는 긴 시간 동안 꾸준히 하지 않으면 목표에 다다르기 어렵다.

개인적으로 지방흡입은 다이어트의 ‘도움닫기’라고 말하고 싶다. 도움닫기를 통해 더 멀리 뛰는 운동 선수처럼 지방흡입은 효과적인 다이어트의 결과를 안겨주는 첫 번째 단계다.

누구에게나 지방흡입을 하라고 권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오랫동안 체중과 체형에 대해 고민해 왔고 현재 다이어트와 요요의 무한궤도 사이를 수없이 맴돌고 있다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선택하는 강단도 필요하다고 보인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이선호 원장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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