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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진료실에서 난임, 불임 부부들을 많이 만나다 보니 안타까운 사연을 들을 때가 많다. 건강에 특별한 이상을 느끼지 못했기에 결혼 후 바로 임신을 해서 예쁜 아이를 낳고 화목한 가정을 이룰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잠시, 임신이 잘 안되어 고생하는 부부가 전체부부 7쌍 중 1쌍에 이른다.

임신이 안 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검사와 치료도 해보고, 그래도 안되면 시험관아기 시술도 해보지만 성공률도 그리 높지 않다. 시간을 두고 몸을 건강하게 해야 한다고 조언하지만 마음이 조급하기 때문에 빨리 임신을 성공할 수 있는 방법만 찾게 된다.

고민하고 있는 비만 여성고민하고 있는 비만 여성

임신을 위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사항은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다. 체중을 유지하기 위한 건강한 다이어트가 성기능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성기능이라고 하면 소위 정력과는 다른 임신능력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임신을 방해하는 요소는 각종 오염물질이나 스트레스로 인한 호르몬 교란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중에서 전문가들은 남녀 모두 복부비만에 주목하고 있다.

영국 연구팀이 2001년 추적조사 결과에 따르면 1940년 세계 남성의 평균 정자 수는 mL당 1억1000만 개였는데, 점점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 90년에는 평균 6000만 개, 2000년에는 3000만 개로 나타나 60년 만에 70%이상 줄어든 수치로 나타났다.

남성의 정자 수 감소는 다른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복부 비만이 관련이 있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다. 남성호르몬 중 테스토스테론의 역할 중 하나가 복부 지방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복부에 지방이 많으면 에스트로겐 호르몬 분비가 늘고 여러 호르몬과 불균형이 생겨 정자 생성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성이 복근등 근육을 키우려고 단백질 보충제나 고단백 식사만 고집하는 것도 좋지 않다. 특히 일부 단백질 보충제는 호르몬 분비에 교란이 생겨 오히려 정자 생성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탈모를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에 복용에 주의를 요한다.

근육을 일부러 키우려고 하는 운동보다는 하루 30분-1시간 정도 유산소 운동과 근육운동을 적당히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자 생성을 위해 아연, 비타민C, 라이코펜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여성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방송에서 몸매만을 강조해서 좋지 않은 시각도 있지만 S라인 몸매가 임신 능력이 높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허리와 엉덩이둘레의 비율이 0.7인 여성이 일반 여성에 비해 여성 생식호르몬인 에스트라디올 수치도 높고 임신 확률도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반대로 허리둘레가 엉덩이둘레에 비해 긴 경우(1 이상)는 배란장애의 위험성이 증가한다. 배란장애의 대표적인 질환인 다낭성난소증후군을 보이는 여성의 80%는 과체중 이상의 비만 상태를 가지고 있다.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 정상적인 배란을 하도록 돕는 지름길이다.

임신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병원에서 원인을 찾고 성공적인 임신을 위해 여러 시술이나 치료를 하는 것도 좋지만, 먼저 임신을 하기 위한 몸을 천천히 시간을 두고 만드는 것이 급선무이다. 치료나 시술로 몸이 바뀌는 것이 아니고, 몸이 바뀌어야 여러 호르몬의 균형이 생기고 컨디션이나 면역력이 좋아지면서 성기능을 회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기능을 높이기 위한 지름길을 찾기 보다는 아는 길로 차근차근 밟아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글 = 아미율한의원 이훈 원장 (한의사, 한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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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 HiDoc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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