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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옛 중국 고사성어에 주순호치(朱脣皓齒)라는 말이 있다. ‘붉은 입술에 하얀 이’라는 뜻으로 절세미인을 가리킬 때 쓰던 말이다. 촉촉하고 붉은 입술은 미인의 필수 덕목이기도 하지만 건강의 상징이기도 하다.

때문에 몸이 피곤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가장 먼저 입술이 부르트고 각질이 생긴다. 요즘처럼 찬바람 불고 건조한 날씨에는 입술도 수분을 빼앗게 바짝 마르고 껍질이 벗겨지는 일이 많다. 이럴 때 침을 자주 바르거나, 손으로 입술 각질을 뜯어내면 정상적인 피부까지 벗겨져 더 쉽게 건조해지며, 트고, 갈라지고 심한 경우 진물이 나고 딱지가 앉아 보기 흉하게 된다.

찬바람 불면 어김없이 갈라지는 입술, 촉촉하고 건강하게 가꾸는 법을 알아본다.

립스틱 입술 마크립스틱 입술 마크

◆ 입술에 생기는 염증, 구순염

입술은 다른 신체 부위보다 특히 계절 변화에 민감하다. 입술은 점막과 피부의 중간 구조를 가지고 있어 땀샘과 피지선이 없고 각질층이 얇고 부드러워 다른 피부에 비해 각질이 쉽게 일어나고 거칠어진다.

춥고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 입술이 갈라져 피가 나고 입술 속이 벗겨지기도 한다. 이를 ‘구순염’이라고 하는데, 낮은 기온에 신체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피부가 경직되고 신진대사와 혈액순환이 잘 안되면 발생한다.

가벼운 경우 입술용 보습제나 약한 부신피질호르몬 연고만 발라줘도 호전된다. 하지만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바람이 차게 불고,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면 병이 악화될 수 있고 부적절한 치료로 증상이 더욱 심해지는 경우도 있다.

구순염은 임상양상이 다양하고 그 치료법 또한 각양각색이다. 우선 단순 구순염은 가장 흔한 입술의 염증성 피부질환으로 건조한 계절적 원인이나 입술에 대한 반복적인 자극으로 발생한다. 매우 흔한 증상이나 입술이라는 환경적 특수성으로 인해 치료가 쉽지 않고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아래 입술의 중앙에서 시작해 퍼져나가는 박탈성 구순염은 만성 염증과 껍질이 벗겨지는 경향이 수개월 동안 지속된다. 원인 불명인 경우가 많으나 아토피성 피부염 등의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과 관계가 있기도 하며 습관적 광선 노출, 입술을 깨무는 습관 등으로 인해 2차적으로 생기기도 하며 국소 스테로이드 제제로 치료하나 치료가 매우 어렵다.

접촉 구순염은 입술이 가렵거나 갈라지며 붓는다. 자극 물질의 반복적 접촉에 의한 자극 반응이나 치료제, 치약, 화장품, 음식물 등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발생한다. 치료는 원인 물질을 피해야 하며 스테로이드 제제 등으로 치료한다.

구순염은 증상과 치료법이 다양하므로 반드시 전문의 진단 후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구순염이 쉽게 재발하는 사람들은 평상시에도 꾸준히 바세린이나 기타 입술용 보습제를 사용해야 한다.

◆ 촉촉한 입술 만들려면 입술에 침 바르는 습관부터 고쳐야

구순염 예방을 위해서는 계속 입술에 침을 바르거나 입술 껍질을 손으로 뜯어내는 습관을 고쳐야 한다. 침에는 여러 효소가 들어 있어 그 자체가 자극이 될 뿐 아니라 입술의 수분을 빼앗아 더 건조하게 만든다.

침 묻히는 습관을 의식적으로 자제하고, 수분 보충을 위해 물을 많이 마신다. 입술은 피부에 비하여 외부 자극에 약하여 알레르기나 자극피부염도 잘 생기므로 입술 피부가 예민한 사람이라면 맵고 자극적인 음식은 주의하고 화장품, 치약 등 접촉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에 대해서도 알레르기 피부 반응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구순염 치료는 치료는 입술전용 보습제나 약한 스테로이드 연고가 사용되는데 입술은 아주 약한 부위이므로 임의로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하기 보다는 반드시 전문의의 진단 후 사용해야 한다.

입술이 마르기 전 평소에 틈틈이 립글로즈나 립밤으로 입술을 건조한 공기로부터 보호해주는 것이 좋다. 립스틱을 지울 때도 티슈로 박박 문지르면 연약한 입술에 물리적인 마찰을 주게 되므로, 립 전용 리무버로 부드럽게 닦아 깨끗이 지운다.

바싹 마른 입술에는 자기 전에 꿀을 발라주면 좋다. 꿀은 공기중의 수분을 빨아들이는 작용을 한다. 입술이 지나치게 터서 피가 날 때에는 꿀팩을 해준다. 꿀을 미지근하게 데워 입술에 바르고 랩으로 덮어두었다가 20분 후 랩을 떼어내고 스팀타월로 꿀을 닦아낸다. 잠자리에 들기 전, 바셀린을 듬뿍 발라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비타민B는 입술의 건강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비타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평소 외출 시 자외선 차단제가 함유된 립스틱을 바르고 수시로 비타민 E가 포함된 입술보호제를 발라 줘 보습을 유지한다. 입술 트는 증상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립스틱에 의한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을 의심할 수 있으므로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글 = 강한피부과 강진수 원장 (피부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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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수 강한피부과의원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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