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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 최근 딸을 출산한 대기업 과장 최 모씨(35세, 여)는 아직 한 달도 채 되지 않았지만 임신 중 불어난 체중을 원래대로 복원하기 위해 식이조절과 운동에 돌입했다. 주위에선 첫 아이라 산후조리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지만 최 씨의 생각은 달랐다. 근 1년동안 자신이 팀장을 맡아 진행하던 프로젝트 마무리가 코 앞 이라 산후조리는커녕 바로 업무에 복귀해야 했다.

게다가 살은 그대로 두면 빼기가 더 힘들다는 선배들의 말에 아이의 모유수유를 위한 최소한의 식단만 먹고, 필라테스와 조깅 등 운동을 강도 높게 시작했다. 불과 한달 여 노력 끝에 15kg가까이 늘어났던 체중은 출산 전으로 돌아왔고 출산 후 2달도 되지 않아 완벽한 몸매로 회사에 복귀했다. 하지만 문제는 체중이 아니라 머리였다. 빗질만 해도 뭉텅이로 빠지는 머리카락 때문에 머리 속 두피가 훤히 보일 정도로 되자 우울증까지 생길 지경이었다.

최 씨처럼 출산 후 탈모증세를 겪는 산모들이 많다. 일종의 휴지기 탈모인 산후탈모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치료되지만 자치 잘못 관리하면 영구 탈모로 이어지기도 한다. 특히 출산 후 직장으로 바로 복귀해야 하는 경우, 체중감소를 위해 너무 급하게 다이어트와 운동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산후탈모를 부추기는 큰 요인 중 하나다.

머리카락을 보고 당황하는 여자머리카락을 보고 당황하는 여자

◆ 산후 탈모 왜 생기나?

임신 기간이나 출산 후 탈모를 경험하는 여성이 많은데, 보통 출산 후 2~3개월 정도부터 시작된다. 모발은 생장기, 퇴행기, 휴지기의 과정을 계속 반복한다. 생장기는 모발이 ‘길이성장’을 하는 시기로, 모발의 경우 3~5년 동안 생장기를 거치며 길게 자라게 된다. 생장기가 끝난 모발은 길이 성장을 멈추고 퇴행되어 휴지기에 들어간다.

일반적으로 휴지기 모발은 전체 모발의 약 10%를 차지하는데, 이 휴지기에 있는 머리카락은 통증 없이 쉽게 잘 빠지게 된다. 하지만 임신을 하면 태반에서 분비되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수치가 급격하게 증가돼 모낭의 성장을 촉진해 모발이 휴지기로 가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오히려 임신기간에는 머리카락이 잘 빠지지 않고 오히려 많아지게 된다. 하지만 출산 후에는 이 호르몬이 갑자기 줄어들어 모발이 한꺼번에 휴지기 상태로 넘어가면서 일시적인 대량 탈모 현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휴지기 탈모를 산후탈모라고 부른다.

주로 두발의 정수리 부분에서 탈모가 일어나지만 두발 전체에서 나타나기도 한다. 산후탈모는 약 3∼6개월 정도 진행되는데, 휴지기에 빠지지 못해서 많아진 모발이 원래대로 돌아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산후 영양상태가 고르지 못하고,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6개월 이상 길게 탈모가 지속되어 임신전보다 더 많이 모발이 없어지거나 심하면 영구 탈모로 굳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 탈모가 주는 스트레스는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강하게 나타나 간혹 우울증이나 강박증, 심한 좌절감에 빠지기도 하므로 자연 치유되지 않을 경우 피부과 전문의의 상담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개인차는 있지만 산모의 ⅓ 정도가 출산 후 탈모 증상을 경험하며, 산후 6개월 이내 차츰 회복이 된다. 하지만 출산 후 찐 살을 빼기 위해 무리한 다이어트를 할 경우 심각한 영양불균형을 초래해 탈모가 심화될 수 있고 특히 여성형탈모의 소인이 있는 사람은 산후탈모와 함께 여성형탈모로 같이 진행될 수 있다.

◆ 산후 탈모 예방을 위한 생활수칙 4

탈모는 예방과 조기치료가 가장 좋은 방법이다. 또 무슨 질환이든 조기치료가 관건이듯 탈모도 조기에 대처할수록 치료효과가 빠르다. 머리카락이 부드러워지면서 가늘어지면 빨리 전문의를 찾아 상담하는 것이 좋다. 평소 생활습관이나 식습관만 올바르게 가져도 탈모 예방에 효과적임을 잊지 말자.

1. 스트레스는 그때 그때 해소해라

과도한 스트레스는 탈모를 유발하는 주요인이다. 특히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할 산모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탈모뿐만 아니라 산후 회복도 늦어진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자기만의 적절한 해소법을 개발하는 것도 좋다.

2. 머리를 자주 감아라

출산 후 육아에 집중하다 보면 하루에 머리감기는커녕 세수 한번 하기 힘들 정도로 바쁘다. 하지만 두피에 쌓인 노폐물, 비듬, 과다지방, 박테리아 등은 탈모를 부추길 수 있는 위험인자들이다. 이를 없애기 위해서는 적어도 이틀에 한 번 머리를 감는 것이 좋다. 탈모 증상을 느끼는 사람의 경우엔 두피에 부담이 없고 두피 불순물을 깨끗이 세정하는 효과가 있는 탈모방지 전용샴푸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3. 머리가 젖은 채로 두지 말 것

두피가 축축하게 젖어 있는 경우 각종 세균이 생기기 쉽고, 이는 모발의 생장을 방해한다. 감은 머리를 잘 말리지 않고, 질끈 묶어 두거나 젖은 채로 잠을 잘 경우 지루성피부염 등의 두피질환이 생기기 쉽다. 두피질환이 생기면 두피가 손상을 입을 뿐 아니라, 성장기에 있는 모근에 영향을 줘 모발의 휴지기가 빨라지게 된다. 모발이 휴지기에 들어가면 두피에서 떨어지기 시작하고, 즉 탈모가 진행된다.

4.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을 많이 섭취해라

탈모 환자라면 가장 먼저 남성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키는 음식은 자제하고 모발을 건강하게 해주는 성분인 단백질과 비타민, 미네랄이 많은 음식을 먹어야 한다. 따라서 단백질과 지방산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돼지고기, 달걀, 정어리, 콩을 비롯해 미역 등의 해조류와 야채류를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다. 특히 콩에는 ‘이소플라본(Isoflavon)’이라는 식물성 여성호르몬이 다량으로 함유되어 있어 탈모 예방에 도움이 된다.

<글 = 강한피부과 강진수 원장 (피부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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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수 강한피부과의원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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