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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기네스 펠트로가 '장 청소 프로그램'의 전도사로 변신했다.

그녀는 자신이 운영하는 라이프 스타일 웹사이트 ‘구프-Goop’를 통해 전문가들에 의해 고안된 ‘더 구프 클린즈(The Goop Cleanse)’라는 일종의 ‘장 청소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아침으로 구프클렌저 쉐이크를, 점심으로 구운 호박이나 연어 샐러드 등의 제한적 식단을, 저녁으로는 또 다른 종류의 쉐이크를 먹는 것을 21일 동안 지속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내용이다. 유제품, 계란, 밀, 커피 등은 77개의 금지 음식에 속하며, 여성권장 하루 섭취량인 1600~2000kcal 보다 낮은 하루 1200kcal를 섭취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목표다. 부족한 칼로리를 높이기 위해 쉐이크에 아보카도나 코코넛오일을 추가할 것을 조언한다.
기네스 펠트로는 구프 웹사이트를 통해 “프로그램을 통해 큰 효과를 보았다. 체중도 감량했고, 건강하고 에너지 넘치는 새해를 시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8~12주 기간이 소요되며, 비용은 425달러(한화 약 50만원)이다.

장청소장청소

알렉산드로 정거(Alejandro Junger)박사에 의해 고안된 ‘구프 클린즈’ 는 단백질, 섬유질, 소화효소, 프로바이오틱 첨가제가 포함돼 있으며, 소화기관에 휴식을 주고 고퀄리티의 비타민과 영양소 공급을 통해 에너지 수준을 개선시킨다고 한다. 박사는 “이 프로그램의 가장 좋은 점은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으로, 다른 프로그램처럼 배고픔과 피곤에 지쳐 힘들어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기네스 펠트로 뿐만 아니라 비욘세, 카다시안 등 유명인들은 왜 장 청소에 집착하고 있는 걸까? 건강에 좋다는 뚜렷한 증거도 없는데, 커피 관장, 레몬 디톡스 다이어트 등 많은 장 청소법들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잘 먹고 잘 싸는 것’은 인류의 역사에서 수세기 동안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해왔다.
심지어 기록이 충분히 남아있는 모든 의료기록에는 배변을 잘해야 한다는 언급이 있었다. 인류가 과학의 기초조차 알지 못했을 시절, 의료적 증상은 초자연적 원인 탓으로 돌려지는 것이 보통이었다. 신들이 노해서 그 일환으로 병을 일으킨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는 규칙적인 배변에 대해서도 거의 동일하게 적용됐는데 즉, 신의 노여움의 표현으로 이 규칙성에 벌을 줌으로써 병을 야기하게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다시 말해 불규칙적인 배변은 신의 노여움을 산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곧 병이 날 것이라고 믿었던 것이다. 심지어 두통, 무기력, 구역질, 신경과민, 발기불능도 원시 문화에서는 변비 탓으로 돌렸던 증상의 일부였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웨후더후’라고 불리는 부패한 변의 나쁜 기운이 장 벽을 통해 인체의 관 시스템에 흡수되어 결국에는 죽음에 이르게 된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이를 예방하면 건강 및 장수를 누릴 것이라 믿었다. 그 방법으로 고대 이집트인들은 하제를 복용하였으며, 배변을 더 많이 해야 할 필요성이 있으면 관장제가 처방되기도 했다.

이러한 생각은 근대까지도 다양한 형태로 이어져 내려왔다. 과학적 사고방식을 지닌 의사들도 부패중인 대변에서 관찰된 박테리아는 체내에 강한 독을 내뿜을 것으로 생각했고, 실제로 대변 속의 단백질이 분해될 때 방출되는 화합물은 유독한 것일 경우가 많다고 생각을 했다. 그때부터 반세기 동안 변비의 재앙을 완화하는 방법이 엄청나게 쏟아져 나왔다.
존 하비 켈로그는 채식주의, 콘플레이크 식사, 결장 세척을 앞장서 주장했으며, 일리야 메치니코프는 장내 박테리아의 균형 회복을 위해 요구르트를 많이 먹으라고 권장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장세척 프로그램 등은 효과가 없거나 장 세척에 사용되는 물질 등이 체내에 해를 끼칠 수 있는 것으로 판명되면서 사장(死藏)됐다. 그 중의 하나로 찰스 타이렐이 자신의 책 <건강의 왕도(The Royal Road to Health)>에서 쓴 장 세척 기구와 장 세척액이 있다. 그 용액에는 붕사(장에 상처를 낼 수 있는 화학물질)와 소금이 들어 있어 사람들에게 장무력증 등을 유발하기도 했다.

이와 같이 수세기에 걸쳐 다양한 방법이 제시됐지만, 장기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방법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미국 조지타운 의과 대학의 래닛 미셔리(Ranit Mishori)박사 또한 ‘가정의학 저널(Journal of Family Practice)’에 게재된 2011년 보고서에서 “장 청소에 대한 오랜 역사와 최근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장 청소의 장점들을 뒷받침 해 주는 연구들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보고서에 따르면 장 청소는 경련에서 신부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돼 있다.
그는 “우리 몸은 스스로가 해독을 하게끔 만들어져 있다”며, 기네스펠트로의 구프 클린즈 장 청소법을 취재한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이 프로그램의 공동개발자가 “대부분 장 청소를 위한 제재들은 불법 다이어트 제품처럼 쓰레기상품이지만, 구프클린즈는 다르다”라고 주장한 것처럼, 물론 이 프로그램으로 효과를 보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21일 간의 이 프로그램을 통해 사람들은 과일과 채소를 더 많이 먹고, 가공 처리된 음식이 적은 식단을 섭취하게 되므로 건강 상의 이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의사에 의해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았거나, 장기적인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경우에는 복용을 신중히 선택해야 하며 의사와 충분히 상담 후에 시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방법을 실시하기 전에 본인이 충분한 수분 섭취와 섬유질 및 과일 등의 섭취를 비롯한 식습관 생활에 주의를 기울였는지 먼저 생각해보는 시간도 필요하다.
(사진 = 기네스 펠트로의 라이프스타일 웹사이트 'Goop'에서 발췌)


김철영 하이닥 소셜의학기자 (소화기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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